Updated : 2025-05-10 (토)

뜻대로 안되는 EU의 중국 탈피 시도...EU-중국 완전한 경제분리 어려워 - 국금센터

  • 입력 2023-11-29 15:37
  • 장태민 기자
댓글
0
뜻대로 안되는 EU의 중국 탈피 시도...EU-중국 완전한 경제분리 어려워 - 국금센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9일 "EU와 중국 간 완전한 경제분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금센터의 김예슬 연구원은 "디리스킹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와 역내 시장에 미칠 역효과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높은 중국 의존으로 디리스킹을 반대하는 기업들의 로비활동이 증가하는 한편 태양광 패널,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발 리스크 해소가 현실화되기까지 10년 이상 소요되고 EU-중국의 무역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라고 밝혔다.

EC 위원장도 올해 3월 연설에서 중국과 완전한 분리는 실행 불가능하며, 유럽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EU는 스트레스 테스트로서 디리스킹을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리스킹이 중국 시장에서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보조금 경쟁에 따른 국가간 마찰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단일시장 분열, 역내 수요 부진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탈탄소화 노력 지연 위험도 잠재해 있다고 풀이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정학적 경계를 따라 공급망이 분리될 경우, 유로존 총국가 지출(gross national expenditure)이 미국과 중국의 예상 피해 규모보다 큰 2%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23년 7월 첨단기술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사용되는 갈륨, 게르마늄을 라이센스 제한 품목으로 지정하고 23년 10월 배터리 핵심 원료인 흑연 수출을 통제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강화하면서 무역 무기화로 대응 중이다.

IMF는 디리스킹 정책에 따른 리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으로 인한 성장둔화 충격이 중국에만 그치지 않으면서 세계경제를 크게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이 단일시장을 공고히 해 시장수요를 늘리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유럽의 경제안보를 확보하는 방안이라고 본다.

■ 뜻대로 안 되는 유럽의 중국 탈피 시도

유럽연합(EU)은 올해 하반기 이후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 관련 핵심기술과 원자재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의존을 낮추기 위한 디리스킹(De-risking)을 추진 중이다.

올해 6월 EU 집행위원회는 핵심 원자재 공급망, 주요 인프라 및 첨단기술과 관련, 중국을 겨냥해 역내 경제 및 안보 위험 노출을 줄이려는「경제안보전략」을 발표했다.

EC 위원장은 중국이 개혁 개방의 시대에서 안보 및 통제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이를 통해 중국 중심 국제질서로의 체계적인 변화를 도모한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EU는 산업 및 국방 부문의 취약성 평가와 탄력성 제고를 목표로 민감 기술(양자 컴퓨팅 등) 혹은 이중용도 제품의 무역 및 투자 부문에서 기존 조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제안보전략과 디리스킹 정책을 상호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이후 중국기업의 단일시장 접근 제한, 공공조달 기회 제한, 수입관세 부과, 기존의 투자 및 수출 통제(反보조금 및 反덤핑 조사,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4월 EU의 중국 전략 발표와 함께 영국, 독일 외무성도 강경한 대중 전략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생산 장비 수출을 금지,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탈퇴 등을 공언했다.

외교적으로는 EU-중국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HED)를 이어가는 가운데 COP28, UN, G20, WTO 등 다자간 프레임워크에서의 열린 대화를 통해 위험 제거를 시도했다.

EU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무역적자 확대, 공급망 충격의 여파 등 불균형적인 관계를 우려하면서 중국을 시스템적 라이벌로 규정하고 있다.

대만 문제로 인한 중국의 리투아니아 무역 보복, 러-우 전쟁 등으로 관계 악화, 대서양 횡단의 공조 강화로 칩 수출 규제 등 중국 견제 압력이 점증하는 중이다.

EU는 대만해협 긴장 고조, 대만과의 외교 분쟁 이후 리투아니아에 대한 중국의 무역 보복 등을 지적하고,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듭 촉구했으나 중국이 친러 행보를 보이면서 대립각을 보였다.

반도체 제조장비 산업 보유국인 네덜란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제재에 동참해 일본과 고위급 합의에 따라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반도체 법(Chips Act, 22.2월)을 제정하기도 했다.

반도체 장비업체(ASML) 첨단 칩 제조장비 수출 제한으로 중국의 對네덜란드 수입이 급증(23.7월 1,677%→8월 343%→9월 1,850%→10월 29.5%, 전년동기비)하기도 했다.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EU의 무역 및 투자 규모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다만 EU의 대중 무역 및 투자 수지가 크게 악화되는 등 양국의 불균형적 관계가 심화됐다.

중국은 유럽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22년 유럽 상품수출 비중 9%, 수입 비중 20% 차지)다. 다만 2022년 양국 간 8,570억 유로의 상품 교역액 중 수입이 수출을 상회하며 對중국 무역적자는 사상 최고 수준인 3,960억 유로까지 증가(전년대비 58%)했다.

EU는 팬데믹 및 러-우 전쟁으로 연이은 공급 충격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전환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공급의 대부분을 중국 조달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추가 충격이 우려됐다.

중희토류원소(100%), 마그네슘(97%), 리튬(79%), 태양광 패널(80%) 등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22년중 유럽의 대중국 투자는 90% 이상 증가한 반면, 중국의 對유럽 투자는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해 10년래 최저 수준(22년 기준 전년대비 22% 감소한 79억 유로)이다.

EU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산업 등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 및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저가형 중국산 친환경 제품의 유럽시장 진출이 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내 신재생에너지 승용차 제조(21년 생산가동률 58.4%) 공급과잉으로 22년 중국의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 친환경 산업 투자가 전년대비 53% 급증하는 등 유럽의 자동차 시장 진입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對유럽 투자가 M&A 규제 강화 영향으로 전체적으로는 감소한 반면 친환경 분야에서는 중국이 전체 투자액의 57%를 차지했다.

2023년 상반기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56% 증가하는 등 유럽의 자동차 시장 진입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EU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EU 자동차 산업은 연간 잠재적 순이익손실이 30년에는 70억 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U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25년에는 15%까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Schmidt는 중국 전기차 점유율이 19년 0.5%→21년 3.9%→23년 8.2%→25년 15%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