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2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3년 마지막 금리결정회의 앞두고

  • 입력 2023-11-28 13:5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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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3년 마지막 금리결정회의 앞두고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올해 마지막 정책금리 결정회의에선 기준금리가 3.5%에서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별 다른 이견 없이 전원일치로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금통위 스탠스 변화다.

당장은 금통위가 도비시하게 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또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와 관련해선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어 관심도가 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이번 금통위에 대한 관심들은 높지 않은 것 같다. 딜러들은 특별한 게 뭐가 있겠느냐는 식의 반응들을 보인다"고 말했다.

■ 추가 인상, 닫지는 않을 것인데...

이번 금통위에서도 '현실화 여부와 관계없이'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둘 것이란 예상이 강한 편이다.

10월 금통위에선 인상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5명, 인상·인하를 모두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1명 있었다.

다만 지금은 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 쉽지 않은 국면이다.

유가가 70불대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가면서 물가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 상황이다.

지금까지 나온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 물가 전망을 올릴 수 있다는 경계감은 있으나 금리에 손을 댈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물론 여전히 중기목표 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이나 공공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 유가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물가에 대한 비중을 크게 낮추기도 어렵다.

■ 내년 한은 움직임은 연준 입장 확인한 뒤에...

한은이 여전히 미국에서 나오는 시그널을 보고 움직일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미국 연준은 12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 향방은 미국이 12월 FOMC에서 어떤 점도표를 제시할지 등을 봐야 한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미국 연준의 움직임과 관련해선 '낮아진 시장금리에 대한 평가'가 중요해 보인다.

11월 초 열렸던 FOMC 이전부터 연준이 누그러졌던 이유는 시장금리의 '긴축 강화' 때문이었다.

미국10년물 금리는 10월 19일 장중 5%를 넘는 모습을 보였으며, 당시의 시장금리 급등은 연준 관계자들에게 경계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이후엔 시장금리가 급하게 빠져 연준이 경계감을 다시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 금리인상 사이클 끝났다는 인식과 한은 화법 변화 주시

이자율 시장에선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평가가 많다.

이러다 보니 일부에선 한은이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보다 지금의 '고금리 유지 기간'으로 대화를 하는 게 현실적이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어차피 향후 구도는 시장의 기대감이 '인하 시기'로 움직일 수밖에 없으니 이를 컨트롤하기 위해선 현실성 낮은 추가 인상보다 3.5% 기준금리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식으로 대화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금리 결정을 둘러싼 내년 환경을 살펴보면 일단 성장률은 올해 보다 높게 나오지만, 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11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올해 1.4%, 내년 2.2%로 제시했다. 이번 경제전망에서 이 수치는 대략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은 올해 3.5%, 내년 2.4% 수준이다. 최근까지 나온 물가수치 등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약간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한은이 물가와 관련해 가드를 내릴 때가 아니다.

특히 가계부채 흐름은 한은이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만드는 요인으로 많이 거론된다.

3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76조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말에 비해 14조원 가량 늘어났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가 전분기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한은은 현재의 기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무난할 수 있다.

■ 큰 변화 곤란한 한은과 이를 인식하는 이자율 시장

이자율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이전의 태도를 크게 바꾸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금리 추가 인상이 사실상 어렵지만, 한은이 적극적으로 인상이 끝났다고 확인시켜 줄 이유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도 미국과 비슷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실제 (금리 추가 인상) 액션은 안 취하더라도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중앙은행이 다른 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C 딜러는 "한은은 그냥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난 번과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며 "금통위 전에 시장금리가 많이 빠져 있으면, 주의를 주는 정도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당장 금통위의 결정과 코멘트는 특별히 크게 달라지기 어렵고 시장 역시 이를 알고 있는 상황이란 평가도 보인다.

D 딜러도 "금통위 스탠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 한은이 갑자기 도비시해지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늘어난 만큼 한은이 이를 근거로 겁을 좀 주려고 할 것인데, 그렇다고 시장이 겁을 먹지도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한은도, 시장도 뾰족한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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