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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의사록, 당분간 인하·인상 모두 부정적...중앙은행 견제구에 대한 내성과 기대의 쏠림

  • 입력 2023-11-22 11:0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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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OMC 회의 장면, 출처: 연준

자료: FOMC 회의 장면,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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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FOMC 의사록에선 금리인하 관련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열렸던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금리 수준을 당분간 제약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 인하는 검토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어 곧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 연준, 당장 인하도 없지만 인상도 없어

하지만 의사록에선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인플레 둔화 흐름에 문제가 생길 때만 금리를 '신중하게' 올릴 수 있다는 견해들을 피력했다.

당장 금리 추가 인상도, 인하도 쉽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연준이 12월 FOMC에서도 금리를 동결한 뒤 어떤 변화를 보일지 확인해야 한다.

금리 인하 논의가 없었지만 내용을 보면 점점 FOMC가 도비시해지고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대인플레 통제목적으로 연준인사들의 발언은 '매파성향'을 유지하고 있으나 11월 의사록 내용은 일부 완화적 입장 전환의 가능성을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FOMC 의사록이 발표되면 내용 중 매파적 단어와 비둘기파 단어를 추출해 회의 성격을 규정하는 ‘minutes sentiment’ 지표를 제공하는데, 내용이 도비시해지고 있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고 했다.

지난 3분기 매파성향이 강화됐던 의사록 내용이 11월에는 장기금리 상승으로 인해 완화 쪽으로 돌아섰다고 풀이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중기인플레기대는 2.62%와 BEI 5년은 2.20%까지 레벨을 낮췄다"면서 "해당 기대인플레 안정구간 진입 시 연준 스탠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전히 미국 CME 페드와치툴은 내년 4회의 금리인하(5, 7, 9, 12월)에 무게를 싣고 있다.

■ 시장, 중앙은행가 웬만한 견제구엔 '내성'...당장 인하 논의하진 않는다는 건 알고 있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1일 2.82bp 하락한 4.3916%, 국채2년물 수익률은 2.15bp 하락한 4.8744%를 기록했다.

인하 논의가 없어 주식시장이 실망했다는 식의 평가도 나왔지만 금리는 개의치 않고 좀더 빠진 것이다.

아울러 통화당국자들이 당분간은 인플레에 대해 경계감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다 간파한 상황이란 평가도 보였다. 따라서 매파적 발언에도 시장의 가격 변수 움직임도 제한적이다.

여전히 주요국 중앙은행가들은 시장이 앞서나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시장도 이를 알고 있는 것이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21일 "인플레를 목표치까지 내리는데 집중해야 한다. 단기적인 상황을 근거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한다"고 밝혔다.

라가르드는 "역내 인플레이션이 목표(연율 2%)에 도달할 때까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관련 승리 선포를 보류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하락이나 공급차질 개선에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견제구들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독일10년물 금리는 21일 4.40bp 하락한 2.5661%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와 연준 기준금리 100bp 인하 기대감이 작동하는 중이며, 유럽에서도 금리인하 기대가 이어졌다.

영국10년물 금리는 21일 1.69bp 하락한 4.2698%를 기록했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가 '금리인상 재개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지만 이자율 시장은 실제 조만간 금 리인상에 나설 확률은 크지 않다고 봤다.

베일리는 "높은 수준의 물가가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금리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반영, 너무 빠른 것일까

하지만 최근 주요국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면서 시장의 인하 기대감 반영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 즉 레벨 부담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금리 추가 하락 강도가 둔화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됐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최근 국고3년이 3.6%를 압박하는 등 과도한(?) 흐름이 불편한 것이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면서 다들 쉬어가는 장세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고 보는 듯 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엔 수급 등에 따른 밀리면 사자가 금리가 크게 튀는 것을 제어해 줄 것이란 관측과 지금은 금리 하방보다 상방 위험이 더 커 조심해야 한다는 견해가 부딪히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올해 중엔 금리가 다시 크게 튀기는 어려운 것으로 본다. 오히려 내년 중 한번 크게 튈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감이 앞서나간 부분이 있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나을 것이란 조언도 보인다.

다른 딜러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경우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최소한 과도하게 강해지면 듀레이션을 줄이면서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 금리시장도 그렇지만 중앙은행가들의 경고를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기대감이 쏠려 있어서 이 부분이 조만간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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