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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SPI 2500 트라이...금리 내려오면서 커진 주식 낙관론

  • 입력 2023-11-20 13:5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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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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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대 중반으로 내려오면서 주식시장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 고용 데이터 둔화에 이어 지난주 물가지표들이 일제히 예상을 하회하면서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시점이 당겨지자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10월 금리 급등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주식시장은 11월 들어 힘차게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이나 분석가들의 자신감도 커져 이젠 밀리면 사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게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난 10월 주가엔 웬만한 악재가 다 반영되는 듯 보였다"면서 "이후 최근 금리가 급락하면서 많은 게 변했다"고 말했다.

■ 달라진 금리 환경에 환호한 주식...11월부터 외국인 매매도 달라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0월 19일 장중 5%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인 뒤 내려왔다.

미국10년물 금리는 10월 마지막 거래일만 하더라도 4.9%를 웃도는 수준을 보였지만 11월 들어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1월 1일 FOMC는 큰 변화를 알렸다.

파월은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과잉 긴축'을 우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루만에 20bp 급락해 4.73%로 내려갔다.

파월은 당시 "과소 긴축 리스크와 과잉 긴축 리스크가 점차 균형을 향해가고 있다"고 밝히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알렸다.

여전히 금리인상 룸은 열어뒀지만 채권 투자자 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자들의 자신감도 커졌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월 1.1조원, 10월 2.9조원을 순매도한 뒤 11월엔 태도를 바꿨다.

미국 상황이 달라진 뒤 이달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4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중이다.

국내 주가 흐름은 환율 하락과 맞물려 외국인들을 유혹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달 1일만 하더라도 1,357.2원에서 현재는 1,300원을 뚫고 내려왔다.

달러/원은 이날 1,280원대까지 하락했다.

■ 주식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이제 '최소한' 밀리면 사야한다는 주장들도

미국 주식시장은 현재 FOMC 의사록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채권시장처럼 주식시장도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을 넘어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운 상태다.

많은 시장 관계자들이 금리인상 종료를 확신하고 있는 가운데 의사록이 이런 판단에 힘을 실어준다면 주가도 더 달릴 수 있다.

CME 페드와치 툴이 내년 5월, 7월, 9월, 11월 4번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3월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는 중이다.

다만 최근 주가 등세가 과도한 측면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숨을 고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주가가 호흡 조절을 할 때 주식 비중을 높이라는 견해들이 적지 않다.

KOSPI를 비롯한 글로벌 주가는 3주 동안의 가파른 반등 흐름을 보였다.

지금은 주가의 2차 급등을 앞둔 차익 매물 소화 과정이나 과열 해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보인다. 이런 판단이 옳다면 주가가 밀리는 것은 기회다.

이미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주식, 채권 등 증시의 조정은 저가매수 찬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들어 그동안 KOSPI를 비롯한 글로벌 주가를 억눌러왔던 불확실성 변수, 리스크 팩터들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면서 "미국채 발행 계획 축소, 유가 레벨 다운, 11월 FOMC에서 확인한 연준의 완화적인 스탠스 등으로 채권금리 상승압력이 둔화된 게 주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엔 미국의 물가 안정을 재확인한데 이어 중국 경제지표 개선, 미중 정상회담, 미국 임시 예산안 통과 등 우호적인 재료들이 추가적으로 가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주식 랠리가 가팔랐던 만큼 속도조절 등으로 조정이 올 가능성은 있으며, 이는 주식 비중을 더 늘려야 하는 기회라고 했다.

■ 코스피지수 2,500선 앞두고

코스피지수는 이날 2,500선을 향해 오르고 있다. 빅 피겨를 앞둔 경계감을 무력화시킨 뒤 그대로 달려갈지, 기술적 고비를 맞을지 봐야 한다.

최근엔 지수 2,500선 근처의 기술적 저항이나 수급상의 이상 징후도 나타났다.

예컨대 금요일엔 에코프로머티가 신규 상장과 함께 급등하면서 KOSPI 거래대금의 27%를 빨아들이기도 했다.

특히 주가가 금리 부담 완화를 밑천으로 달려왔으나 이젠 할인율 하락에 따라 주가가 높아지는 국면을 벗어나 나아지는 펀더멘털을 확인해야 더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보인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는 시장의 커진 변동성으로 인해 낙폭과대 종목의 반등에 따른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3분기 실적이나 이익전망치 변화율에 따른 주가 상승세는 뚜렷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과거 3분기 실적(영업이익)은 평균적으로 예상치를 4.3% 하회한 반면 올해 실적은 예상치를 2.9% 상회하며 과거 대비 나았다고 밝혔다.

그는 "낙폭과대 이후 주가 반등에 성공한 업종의 경우 이익 모멘텀이 부진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소멸될 수 있다"면서 이익 모멘텀 차별화 관점에서 업종이나 종목에 접근할 때라고 진단했다.

■ 시장의 통화완화 기대감이 과도한 것이라면

만약 연준의 완화 기대감이 과도한 것이라면 다시금 금리가 오르면서 주가가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최근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내려온 뒤 연준 관계자들은 앞서 나가는 시장에 대해 불편해 하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연준맨들은 지난달 시장금리 급등을 우려하다가, 지금은 금리 급락에 시장이 흥분하는 듯한 모습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10월 12일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최근의 금리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 현재 금리가 정점에 있거나 근접한 수준일 수 있다"면서 시장 편을 드는 듯했으나 지금은 시장의 열기가 부담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콜린스는 이달 17일 "좋은 소식에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부 경제지표를 보면 좋은 소식도 있었고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며 금리 추가 인상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의 채권, 주식 가격엔 피봇 기대, 물가 둔화 기대감이 과하게 반영된 상황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는 성장과 물가를 반영한다. 물가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금리 레벨이 낮아진 점은 유효하나 추세적인 하락은 어렵다"면서 "미국 디스인플레이션 지속의 필요조건은 고용시장 불균형 해소이며, 고용시장 불균형 해소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를 기대하기 위해선 고용 둔화를 크게 신뢰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게 만만치 않다면 지금의 시장이 이미 과잉반응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IMF가 국가별 인플레이션 요인을 분해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고용시장 불균형이 유발한 상방 압력이 5배 이상 높았다. 높아진 시장 금리가 연준의 긴축 의지를 꺾었지만 지금처럼 낮아진 금리는 필요 이상의 완화적 환경을 조성하면서 연준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 해소를 위해서는 경기 둔화세가 지속돼야 하지만 가파른 금리 하락으로 완화된 금융 환경이 조성될 경우 수요 둔화를 방해하게 된다"면서 "11월말, 12월초 주요 지표에서 경기 둔화, 디스인플레이션 지속 시그널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금리 방향은 쉽게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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