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4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공매도 금지에 코스피 100P, 코스닥 50P 넘게 폭등

  • 입력 2023-11-06 15: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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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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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공매도 전면금지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등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코스피가 100P 넘게 오르고 코스닥이 50P 넘게 뛰는 등 주식시장이 흥분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장중 7% 넘게 폭등하면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공매도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발작하듯이 뛰어올랐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이 상한가로 뛰는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날아올랐다.

■ 공매도에 시달렸던 2차전지 주가 폭등

정부가 지난 주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금지를 발표하면서 2차전지 관련 주식을 필두로 주가가 크게 뛰었다.

에코프로 형제들이 상한가로 올랐으며 LG에너지솔루션, 엘에에프 등 2차 전주 관련 종목들이 20% 넘는 급등세를 시현했다. 금양, POSCO퓨처엠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상한가에 근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장중 공매도 숏커버가 나오면서 주가 상승폭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공매도를 금지하면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매도 물량 정리에 의해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매도 금지 조치에 때맞춰 미국 고용지표 마저 둔화돼 대내외 환경이 모두 주가 폭등을 지지하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로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으며,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급락하면서 주식시장을 지지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20원 넘게 폭락해 1,300원선을 압박했다. 최근 1,350원선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미국 고용 데이터들이 부진하게 나오자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소식이 주식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미국 금리 급락, 환율 폭락에 대내외 재료가 모두 주식시장을 지지해 보기 힘든 폭등 장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 8개월간의 공매도 금지...금지 첫날 급등했지만 여전히 공매도에 훼손된 종목 올라타라는 조언도

금융위원회는 일요일(5일 ) 이번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대략 8개월에 걸쳐 공매도를 전면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가장 가까운 공매도 금지 사례는 코로나 사태 이후인 2020년 3월 16일부터 2021년 5월 2일까지였다. 이 기간이 끝난 뒤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 150 구성 종목에 한해 재개토록했다.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분야는 2차전지, 로봇 등이 관련된 산업재 섹터였다. 바이오와 제약 업종들도 공매도 비중이 높기로 유명한 섹터다.

바이오처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 섹터, 2차전지처럼 고평가 논란이 있던 섹터 등이 공매도 플레이어들의 타겟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

다만 과도하게 공매도가 취해진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금지' 조치를 내리자 수급적 발작이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

투자자 입장에선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공매도와 같은 수급 이슈로 인해 주가가 크게 빠졌던 종목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2차전지주 등의 주가가 폭등했지만 '덜 회복한' 종목들 등을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들도 나오고 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예컨대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 평균 대비로도 높은 공매도 잔고비율을 기록 중인 기업들, 그리고 공매도 금지기간이 2024년 6월까지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 반등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 바이오팜, 유한양행,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에 주목한다. 예컨대 레고켐바이오는 특별한 펀더멘털 이슈 없이 공매도 잔고비율이 연초 이후 1%대 중반에서 6% 근처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임상 진전에 따른 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공매도 금지기간 세 번의 사례, 주가는 얼마나 뛰었나

'지금이 공매도를 전면금지할 만한 상황인가'라는 논란을 제기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일단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의 주가 흐름은 향후 주가가 추가로 오를 룸을 가늠하는 데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다른 요인들도 봐야 하지만 일단 공매도 금지라는 수급 이슈 자체는 주가 하방 압력을 낮추고 상방 압력을 높이는 재료로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가까운 공매도 전면 금지 시절인 2020년 3월16일~2021년 5월 2일까지 코스피지수는 77.7%, 코스닥은 87.7% 급등했다.

물론 이기간은 국내외적으로 양적완화나 금리인하 등으로 유동성이 대폭 풀린 시기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그해 10월1일부터 이듬해 5월29일까지 공매도가 금지됐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3% 하락하고 코스닥은 20.0% 급등했다. 금융위기 때도 위기 대처를 위해 각국이 유동성이 풀었으며, 역시 코스닥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1년엔 그해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 공매도가 금지됐다. 이 때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6%, 12.3% 뛰었다.

공매도가 금지되면 수급에 의해 주식 낙폭이 과도했던 종목 위주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이런 시기는 경제가 힘든 국면과 맞물리기 때문에 정부나 중앙은행에서 부양책을 내놓는 때가 많아 이 부분이 주가 상승 추세를 연장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다 보니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숏커버 등에 따른 주가 급등은 수긍하지만 얼마나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개인적으로 정부의 판단과 달리 지금은 공매도를 전면금지할 때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금융위기 상황도 아니다"라며 "과거 매도 금지 기간에 주가가 뛴 데는 국내외 금융당국의 유동성 지원 조치 등이 있었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미국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감 증가 등은 우호적이지만, 과거의 케이스와 비교할 때 오늘 폭등한 주가의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 공매도 금지, 당장 수급 효과 인정하되 중장기적 주가지수 상승은 별개라는 관점도

당장 공매도 기간 초기 수급 효과를 나타낼 수 밖에 없는 섹터들의 주가 상승에 편승한 뒤 추후 상황은 조금더 좀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기준으로 코스피 공매도 잔고금액은 연초 9.3조원에서 11.4조원으로 늘었고 코스닥은 2.8조원에 5.6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2차전지, 바이오 같은 성장주, 면세, 여행, 유통 등 중국 소비테마주들에 공매도 잔고 금액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이런 업종의 수급을 중심으로 주가 단기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매도 금지를 전체 주가지수가 계속 오를 재료로 보기 보다는 종목별, 섹터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들도 보인다.

정다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가 지수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종목별 차별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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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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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K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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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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