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18 (목)

(장태민 칼럼) 하한가 후 원빅 오른 10년 국채선물

  • 입력 2023-10-05 14:5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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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37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37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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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가격이 전일 폭락한 뒤 이날은 급등했다.

장기물 금리들이 하루에 30bp 넘게 폭등한 뒤 이날은 10bp 넘게 급락했다.

미국장 악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손절, 입찰 헤지 물량 등이 겹쳐 가격이 폭락했다.

전날 10년 국채선물은 291틱 급락한 104.99, 3년 선물은 81틱 떨어진 102.24에서 거래를 마쳤다. 10년 선물은 2.7% 하락해 사상 처음 하한가로 거래를 종료했다.

이후 이날은 10년선물이 원빅 이상 오르고 장단기 테너 금리들이 10bp 넘게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59.38(2.41%) 떨어진 2,405.69로 간신히 2,400선을 사수했다. 금리에 더 취약한 코스닥은 33.62p(4.00%) 급락한 807.40으로 800선을 지켜낸 것을 위안 삼아야 했다. 이날 주가는 전일의 악몽에서 벗어났으나 분위기를 크게 전환시키는 데는 애를 먹는 중이다.

■ 연휴 후 그로기 몰렸던 채권시장, 그리고 가격 반등

전날 금리 급등은 추석연휴 기간에 있었던 미국발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미국채10년물 금리가 추석 연휴기간 동안 26bp 남짓 뛴 데다가 국내 산업생산 호전, 수출 개선 기미 강화, 입찰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금리가 급등했다.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보다 힘이 실리면서 환율이 급등해 채권과 주식 모두 버티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국내 채권 투자자들이 수건을 던지기 시작할 때 미국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민간 지표인 ADP 고용 데이터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자 국내 금리는 급락했다.

오토데이터프로세싱의 지난 9월 미 민간고용은 전월보다 8.9만명 밖에 늘지 않았다. 이는 예상치 16만명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ISM이 발표한 미 9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3.6으로 예상치 53.7을 소폭 하회했다. 전월에는 54.5 수준이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서비스업 PMI도 50.1로 전월 50.5보다 낮아졌다. 이는 이전 예비치인 50.2도 밑도는 수준이었다.

미국 경제지표들이 나쁘게 나오자 미국 금융시장도 힘을 냈다.

나쁜 게 좋은(Bad is Good), 혹은 좋은 게 나쁜(Good is Bad) 시절이라 둔화된 경제지표는 금융시장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간밤 미국채 2년물은 10.77bp 급락한 5.0668%, 10년물은 6.55bp 하락한 4.7340%를 기록하면서 다시 힘을 냈으며, 나스닥은 176.54포인트(1.35%) 오른 13,236.01를 기록하면서 1.3만선과 거래를 벌렸다.

수건을 던질 준비를 하던 국내 채권보유자들에게도 서광이 비쳤다. 국내 금리들은 10bp 넘게 빠지면서 전날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미국 반영하기와 아찔한 변동성

10월 들어 국내 금리시장의 금리 진폭이 커진 이유는 전날 미국장을 덜 반영한 영향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9월 한달간 36.73bp 오른 4.6144%를 기록했다. 이후 전날 국내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18.41bp가 더 올라 거의 4.8% 레벨이 됐다. 9월 이후 전날 장이 열리기 전까지 55bp 가량 오른 것이다.

미국채2년물 수익률은 9월 한달간 18.31bp 오른 뒤 10월 2거래일 동안 12.44bp가 더 상승해 5.1745%를 나타냈다. 국내시장 10월 첫 거래일까지 9월부터 30.75bp가 오른 것이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9월에 어느 정도 '미국과 다른 한국 상황'에 무게도 두고 있었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국내 국고10년 금리는 9월 한달간 20.9bp 오른 상황에서 전날 10월 첫 거래일을 맞은 것이다. 국고3년 금리는 17.3bp 오른 상황에서 미국장 변동성을 추가로 입력해야 했다.

다만 전날 수급이 꼬이면서 사상 처음으로 10년 선물이 하한가에서 거래를 마치고 장기금리가 무려 30bp 넘게 뛰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러다 보니 투자심리 냉각과 손절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충실히 미국장을 추종했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왔다.

그리고 이날 국내 시장금리는 미국장 금리 낙폭을 대폭 웃도는 강도로 빠지고 있다.

미국장 금리가 한번 더 뛰면 관짝을 맞춰야 할 것이란 사람들 사이엔 안도의 한숨도 나왔다.

■ 증시 두려움의 바로미터, 환율

한국 돈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는 판단이 들면 외국인은 채권이든 주식이든 국내에 투자하기 어려워진다.

전날 달러/원 환율은 14.2원 급등한 1,363.5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작년 11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추가 긴축이나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외국인의 한국돈 보유 의지를 낮췄다.

다행히 간밤 달러인덱스가 0.27% 낮아진 106.71로 내려갔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351.0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왑포인트 -2.15원 감안시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63.50원)보다 10.35원 하락한 것이다.

그리고 이날 장중 달러/원 환율은 장중 전날의 상승폭 이상으로 급락하는 모습도 보였다.

환율은 전날 1,360원선을 열어젖히면서 한국 증시(채권, 주식) 투자자들에게 짐을 싸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 했으나 이날 빠르게 되돌림되면서 숨통을 틔워줬다.

시장엔 환율이 계속 날아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이만큼 왔으면 '다왔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 한국물 전부 오버슈팅일까...'잘 안 움직여지는 손과 살아 남은 입'

채권시장에서, 외환시장에서,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한국물 가격변수들이 과잉반응했다는 평가도 끊이지 않는다.

사상 첫 10년 선물 '하한가 종료'라는 충격을 경험한 채권시장에선 기준금리 3.5%와 4%대 국채금리를 수긍할 수 없다는 주장도 보인다. 한 채권딜러는 이렇게 평가했다.

"어제 금리가 폭등한 것은 분명 오버슈팅이었습니다. 어제 금리 시장 움직임은 코스닥 4% 폭락보다 훨씬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국이 손 놓고 있었던 게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달러/원 환율의 급등이 오버슈팅이었다는 평가 역시 적지 않다. 환 시장 관계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9월 수출 데이터가 큰폭으로 개선됐으며, 수출이 회복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미국 긴축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1,300원대 중반을 웃도는 환율은 오버슈팅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버슈팅이란 것은 그 유지기간에 제한이 있다는 얘다는 얘기입니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얘기가 나온다.

"코스피 2,400대 중반은 PER 10배 좀 넘는 수준으로 하락 추세대의 하단에 해당하는 지점이었습니다. 지금은 저가 매수해야 할 때라는 얘기죠."

주식시장 일각에선 금리가 폭등한 데 크게 놀라면서도 이것이 기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제 국고10년 금리가 37bp 폭등해 코스닥이 4% 폭락했지만 경험적으로 이런 큰 흔들림은 주식을 살 때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 일각에선 손발이 묶여 있는 사람들이 입만 살아 있다는 험담을 하기도 했다.

■ 제거 불가한 미국발 변동성 경계감

어쩔 수 없이 다시 미국 상황을 봐야 한다.

한국엔 한국만의 사정(펀더멘털)이 있기 때문에 미국 상황을 70% 정도 반영하면 크게 인심 쓴 것이란 식의 얘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큰 방향성에 있어서는 미국을 거부할 수는 없다.

두 나라 돈 가치의 게임인 환율의 경우 한국 경제가 좋아져서 원화가 강해질 수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연준과 미국의 입맛이다. 그리고 헤지를 하든 안 하든 이 돈 가치에 기반해 외국인들은 국내 투자를 이어간다.

이틀간 금리 폭등과 급락을 경험하고 있는 이자율 투자자들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면서 양방향을 열어두고 있다.

간밤 ADP 데이터가 시장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줬지만, 주 후반엔 미국 고용지표가 대기하고 있다.

민간과 정부의 고용데이터가 어긋나는 때도 적지 않아 금리 진폭이 커진 현 국면에서 누구도 자신감을 갖기가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고금리 장기화'를 내세운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에서 아직 자유를 얻지 못해 불편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숏 베팅 심화로 금리 오버슈팅이 나타난 만큼 이를 커버하면서 수급이 뒤틀릴 때 금리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보인다. 아울러 국내 금융당국자라는 사람들도 이제 좀더 긴장감을 갖고 시장 불안시 적시 개입과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천수답을 지키는 사람들처럼 미국시장에서 날아들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여러 투자자들은 이런 얘기를 했다.

"어찌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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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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