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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채10년 금리 4.5% 돌파...국내 채권·주식·원화 모두 타격 입어

  • 입력 2023-09-26 14:0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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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달러/원 환율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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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채 금리가 4.5%를 넘어서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긴장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채10년물 금리가 2007년 10월 이후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위험자산, 안전자산 모두 불리한 대외 환경 때문에 고민이 깊어졌다.

국고10년금리는 4%를 넘어 4.1%에 접근하는 중이며, 국내 코스피지수는 2,500선을 내주고 미끌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10원 넘게 급등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1,350원선을 트라이하는 중이다.

지난주 매파적 FOMC가 끝난 뒤 연준 관계자들은 다시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가는 중이며, 금융시장은 비빌 언덕을 찾기 위해 애를 쓰는 중이다.

■ 4.5% 넘어선 美10년 금리...미국 저렇게 금리 오르니 금리시장 추석 연휴 부담 커져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내 국고10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4.031%를 기록하면서 4%를 넘어섰다.

이후 과도한 금리 상승세에 따라 4% 선으로 되돌려지는 듯 했지만, 미국 금리가 뛰자 이날은 4.1%에 근접해 가고 있다.

분기말을 맞아 수급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자 저가매수를 노리던 사람들의 자신감도 떨어졌다.

시장 심리가 냉각되자 추석 캐리 수요 대신 추석 불확실성에 보다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했다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지금은 적극적 저가매수 같은 건 없어 보인다. 국내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지만 해외 환경이 한국 사정을 봐 줄리가 없기 때문에 경계감이 크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에서 베어 스티프닝이 나타나면서 국내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면서 "섣불리 분위기 전환을 기대해선 안 되는 장이라는 게 다시 증명됐다"고 했다.

■ 4.5% 넘어선 美10년 금리...코스피 2,500선 내주고 환율은 연중 고점으로

국내 코스피지수는 25일 2,500선을 내주고 미끌어졌다.

9월 미국 금리 상승 흐름 속에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면서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오일까지 1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하는 중이다.

금리 상승이 달러 인덱스 상승을 견인한 가운데 외국인은 한국물 팔자에 열을 올렸다.

시장에선 일단 방어적 포지션으로 대응하는 게 나은 시즌이라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 미국 자동차 파업 등으로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당장은 금리 리스크 소화 과정을 지켜본 뒤 분위기 전환 여부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당분간 금리 위험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다만 미국채 수급 요인 정상화가 후반부에 들어섰음을 고려하면 10월 중 금리가 주식시장에 미칠 민감도는 8월이나 9월보다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식을 둘러싼 주변 여건도 좋지 않은 가운데 일단 가치주로 버틴 뒤 향후 금리 하락을 확인하고 성장주 비중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 연구원은 "올해 4분기는 마진 보호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가치주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낫다. 내년 상반기엔 공급 측 유가 요인 약화와 시장금리 하락을 감안해 성장주 대응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무튼 현재로선 미국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확인 속에 달러도 다시 강해지고 있어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여건도 좋지 않다.

달러/원 환율은 연중 고점을 넘어 1,35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9~10월 전후의 이상 환율 급등 때 만큼은 아니지만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을 긴장시키기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더 좋고 통화정책이 더 매파적인 탓에 달러인덱스는 106선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연준 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매파적인 연준, 부동산 우려에 휩싸인 중국, 최근 다시 도비시해진 일본 등은 모두 원화 약세를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위기 모두 원화를 더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 4.5% 넘어선 美10년 금리...묵언기간 풀리자 다시 시작된 연준맨들의 시장 압박

최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기술적으로 예민한 지점인 4.3%대를 뚫고 올라선 뒤 레벨을 한 단계 더 높였다.

10년물 금리가 2007년 10월, 30년물 금리가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장기구간 금리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연준이 지난주 FOMC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를 시장을 압박한 뒤 묵언기간에서 풀려난 연준맨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중이다.

연준 멤버들은 올해 FOMC에서 금리를 한번 더 올리고 내년엔 4번이 아니라 2번 정도 내릴 수 있다고 태세를 바꾼 뒤 시장을 압박하는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25일 "높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최대 리스크로 남아 있다"면서 "인플레 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이더라도 미국이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놀랍다"고 평가한 뒤 올해 1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카시카리는 그러면서 추가로 올린 금리 수준이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FOMC 이후 연준맨들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나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최근 9월 FOMC가 마무리된 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2번 이상의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추가 긴축이 논의에서 확실하게 배제돼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지점 근처까지 왔지만 연준은 '고금리 장기화'로 시장을 압박하는 중이다.

■ 4.5% 넘어선 美10년 금리...'금리 상당폭 더 오를 수 있다'는 주장과 남아 있는 상승 압력

전날 미국채10년물이 10bp, 30년이 13bp 가량 뛰고 2년과 5년은 5bp 남짓 상승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미국 시장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져 있다.

고유가 속에 미국 자동차 파업까지 보태져 물가를 압박할 수 있다는 걱정까지 생겨났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 관계자들이 '인플레를 목표치까지 낮춰야 한다'(25일 굴스비 등)고 강조하자 시장금리가 더 뛰면서 금융시장 전반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들을 하고 있다.

BMO 글로벌애셋매니지먼트는 "국채 10년과 30년 금리가 연말까지 50bp에서 75bp까지 추가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4.5%를 넘어선 10년과 30년 등 장기금리들도 5%대를 볼 수 있다고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연준 기준금리가 7%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가 연준 기준금리가 7%로 갈 가능성에 대비를 안 하고 있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연준의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거나, 어쩌면 올해 1차례 더 올릴 수 있다고 봤지만 정책금리가 더 높아진 뒤 장기간 이 수준에 머문다면 지금까지의 전망을 크게 수정해야 할 수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금리 전망 상향, 그리고 고금리 유지 기간 장기화 쪽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지면 시장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또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판단에 장기구간 매수세가 위축돼 커브가 일어서면서 장기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지출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수급적 부담도 계속될 수 있다.

아무튼 연준맨들의 인플레 경계감이 풀리지 않고 있으며, 유가가 고원에서 빨리 내려오지 않으면 고금리 역시 장기화될 수 있다. 당장은 연준이 인플레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기 쉽지 않은 환경인 것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FOMC 이후 비둘기파 위원들의 발언이 약간 호키시해진 측면이 있지만 정작 미국 단기금리시장에서는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가격 반영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다"면서 "대체로 중앙은행 긴축이 끝났다는 생각에 장기구간 매수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채권 공급 부담까지 완전히 해소가 안 된 상황이다 보니 일드 커브 스티프닝을 동반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이자율 시장은 추석 캐리와 더불어 분기말 이후 분위기가 좀 바뀌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있다. 하지만 2분기중 주담대 증가를 이끌었던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11월까지는 많이 대기해 있어서 은행의 대출 증가도 쉽사리 줄어들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가 상승으로 한전채 발행에 대한 경계감 때문에 공사채 쪽 투심도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렵다. 10월 이후에도 금리시장 분위기가 극적으로 달라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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