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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크레딧채와 안전채 수급 악순환 속 테스트 받는 국고10년 4% 레벨

  • 입력 2023-09-20 13:5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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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시45분 현재 국채선물,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시45분 현재 국채선물,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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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채 금리 상승 여파와 수급 부담으로 국내 국고10년물 금리가 20일 4%를 찍었다.

국고3년 금리는 3.9%를 넘어서는 등 금리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통안3년물 입찰에선 2.2조원이 응찰해 예정규모(1.8조원)에 미달한 1.22조원만 4.000%에 낙찰됐다.

은행채, CD 발행 지속 등으로 수급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외 요인마저 받쳐주지 않으니 채권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 국고10년 4%에도 저가매수 자신감은 제한적

채권시장을 둘러싼 수급, 대외요인 환경이 좋지 않다고 보니 저가매수가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저가매수 자신감은 강해 보이지 않고 그냥 찔러 보는 정도"라며 "주변 분위기 때문에 확신을 못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도 선물시장에서 오락가락하다가 파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금리가 연중 고점을 뚫고 오르는 모습이지만, 해외 금리 상승이나 각종 통화정책 이벤트 등을 일단 확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B 운용사 매니저는 "최근 금리가 고점으로 올라올 때 저가매수와 레벨은 의미없다는 인식이 맞섰지만, 역시나 레벨을 보고 접근할 장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 FOMC 확인 전엔 적극적 접근 힘들어...손절 리스크도 걱정

FOMC 결과에 따라 금리 레벨이 한 단계 더 오르거나 되돌림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일단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들이 많다.

C 증권사 딜러는 "요즘 장은 사람을 좀 돌게 만든다"면서 "일단 FOMC가 끝나야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전엔 외국인 수급 영향이 여전히 커 보인다"고 밝혔다.

금리가 고점을 뚫고 오르면서 시장 심리가 다시 냉각되다 보니 저가 매수보다 손절 리스크를 더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D 증권사 딜러는 "결국 미국장에서 답을 구할 것 같다"면서 "내일 미국 금리가 하락에 실패하고 더 오른다면 국내는 손절이 나올 리스크가 커 보인다"고 걱정했다.

그는 "여기서 손절이 나온다면 10bp는 더 오를 수 있다. 다만 손절이 아니라면 지금 상황에서 신규 매도도 쉬워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의 저가매수가 독이 되는 분위기 아니냐는 우려도 보인다.

E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다들 저가매수에 나섰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손절 리스크가 더 크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쉽게 개선되지 않는 수급 여건, 분위기 반전 더 어렵게 만들어

최근 은행채, CD, 공사채 발행 등이 전반적인 금리 레벨을 밀어올리는 등 수급 분위기가 계속 안 좋아 당분간 조심해야 할 때라는 평가들도 여전하다.

9월 들어 수급 기반이 상당히 취약해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저가매수에 대한 자신감들은 상당히 떨어진 모습이다.

C 딜러는 "은행채 발행 문제나 크레딧 이슈가 여전하고 레포 금리도 높다. 다음주나 되면 이런 문제들이 좀 나아질 수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다음주에도 이런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 안 좋은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가 올랐지만 손절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려운 장"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중금1년이 5bp 남짓한 4.03%, 가스공사 3년과 5년이 민평대비 10bp 오른 수준에서 낙찰되는 등 우량 신용물들의 금리는 계속 올라갔다.

■ 안전채와 크레딧채 수급 악순환 속 지지 레벨 찾기

전반적으로 신용 채권들의 나쁜 수급 분위기가 시장 전반의 수급을 흔들고, 대외 불확실성에 국고·통안같은 안전채권까지 흔들리자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평가도 보인다.

금리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단시간 내에 좋아질 것이란 자신감을 갖기도 쉽지 않은 국면이란 진단이다.

최근 크레딧 섹터 중 상대적으로 좋았던 회사채 쪽도 이젠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레딧 전반의 약세는 펀더멘탈 측면보다는 은행, 공사 등의 초우량물 발행 재개 우려와 분기말 단기자금 유출에 따른 수급 문제로 해석되고 있다"면서 "은행채 발행 규모가 늘어나고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한전채 발행 이슈가 시장에 고민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여전채의 경우 PF 및 대출 건전성 우려가 잔존한 가운데 ELS 발행 감소 전망, 랩·신탁 위축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회사채는 수요예측 호조로 민평보다 발행금리가 낮게 결정되기도 했지만, 분기말 자금 감소와 상위 섹터와의 스프레드 갭 축소로 상대적 강세가 더 이어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급 악화와 대외 이벤트 경계감으로 시장이 코너에 몰리면서 기술적 지지선을 지킬 수 있을지 고심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F 딜러는 "국고10년 금리가 4%를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시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 10선 직전 저점이 107.75 수준이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수준이 무너지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어서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일단은 현 수준에서 움직이다가 방향을 잡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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