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20 (월)

[김형호의 채권산책] 개인투자용 국채를 매입할 결심

  • 입력 2023-09-11 09:07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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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2023.9.5일,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을 위한 국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동 채권은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발행하고 있는 비시장성 저축성 국채(non-marketable savings treasury bond)로 가계와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물, 20년물의 연복리채로 발행되고, 표면금리는 시장성 국채(marketable treasury bond)의낙찰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진다.

시장에서 매도할 수 없으나 증여, 상속이 가능하고, 만기상환 시에 원금2억원의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1인당 연간 매입한도는최저10만원, 최대 1억원이다.

미국의 Savings Bond(비시장성, 개인투자용)는 Series EE BondSeries I Bond가 있다. 우리나라의 개인투자용 국채는 미국의 Series EE Savings Bond와 유사한데, 미국의 경우 20년보유하면 원금의 2배를 보장해준다. (For EE bonds you buy now, we guarantee that the bond will double in value in 20 years, even if we have to add money at 20 years to make that happen.)

개인투자용 국채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과 관련해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자녀의) 대학학자금, (본인 또는 자녀의) 주택자금, (본인의) 노후자금일 것 같다.

자녀의 연령과 목표에 맞게 10년물 또는 20년물 국채를 매입하면 첫번째 또는 두번째걱정을 해결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첫째가 태어난 후 30년만기 적금을 가입하려고 했으나, 당시에는 장기적금상품이 없어서 가입하지 못했다. 1992년 주택은행에서10년만기 차세대주택종합통장(어린이통장)이 나와서 가입하고, 이후 둘째도 출생신고 후 바로 가입했다.

국채를 매입해서 자녀의 교육자금을 준비한다면 다른 어떤 방법보다 안심될 것이다. 20년만기 국채를 매입할 경우, 연3.5%이자율이면 원금의 약2배가된다.

새로 태어난 아기 명의로 양가(兩家) 조부모(祖父母)와 합쳐서 증여세 면세점인 2,000만원의 20년물 국채를 매입하면 20세에 4,000만원(세전)이 된다. 이것으로교육자금은 어느 정도 대비가 될 것이다.

여유가 된다면, 10세가 되었을 때 또다시 2,000만원으로 20년물 국채를 매입하면 30세에 4,000만원이된다. 주택자금 마련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노후대비용 저축에도 개인투자용 국채가 유용하다. 이제 막 취업한 신입사원이라면, 매월 일정금액을 20년물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정기예금(1~3년, 단리) 보다 유리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정기예금금리가 국채금리보다 높지만, 1정기예금금리와 20년 국채금리는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장단기금리차이가 정기예금과 국채의 금리차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1년만기 정기예금을 20년동안운용할 경우, 이자소득에 대해서 매년 세금(원천징수, 15.4%)를 납부하기 때문에 같은 금리의 20년 복리 개인투자용국채에 비해 불리하다.

1,000만원을 연3.5% 이율로정기예금에 투자할 경우, 1년이 지난 시점의 투자금액은 10,350,000원이아니고, 원천징수세금 53,900원을 납부한 후의 10,296,100원이다.

매년3.5%이율로 1년만기 정기예금에 20년간투자하면 17,924,829원(세후)이 되고, 20년만기 개인투자용 국채를 3.5%로 매입하면 18,373,613원(세후)이 된다. (세금이연효과)

현재 우리나라 국채 발행잔액은 약1,139조원으로 IMF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의50조원에 비해 1,000조원이상 증가했다. 1997.11월의 국채는 양곡증권(33조원), 국민주택채권(13조원), 국고채권(4조원, 농지채권)이었다.

국고채는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발행되기 시작해서 25년만에 발행잔액이 1,000조원이 되었다. 초기에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인기가 매우 높았으나, 이제는 원활한 물량소화를우려해야 할 정도로 발행금액이 많아졌다.

국채발행금액 전액을 시장성 국채로만 발행하지 않고, 일정부분 비시장성 국채(개인투자용국채)로 발행한다면, 시장에 공급되는 시장성 국채(국고채)가 감소하게 되어(수요>공급) 안정적인 재정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8월말 현재, 외국인투자자의국채보유잔액은 약216조원이다. 우리나라의 Fundamental이 일시적으로 어려워질 경우 이들 외국인투자자의 국채보유분은 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자금이 유입되어 국채금리를 낮추지만, 상황이 좋지않을 때는 자금이 유출되어 국채금리가 적정수준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

20년물 개인투자용 국채는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서, 만기상환금(세전)을 원금의2배로 보장해주면 좋을 것 같다. 매 2~3년마다 낮은 금리로 매입한 투자자들의 환매와 재투자가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아예 연3.5265%(20년만기에 원금의두배가 되는 금리)를 보장해주면 발행관련 업무를 줄일 수 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시장성 국채에 비해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개인투자용 국채가 시장성국채 발행규모가줄여서(수급개선으로) 국채이자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국채투자에 대한 이자 및 양도소득이 면제되는데 비해, 개인투자용국채의 경우에 원천징수세금(이자의 15.4%)을 징수하기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국가재정에 손해가 될 것 같지 않다.

내년부터 발행되는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이 “개인투자자들의 재산형성에 도움이 되고 국가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채권전문가들이 적극 나서야겠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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