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5 (일)

9월 위기설, 부동산금융의 자기실현적 예언은 경계할 필요 - 신한證

  • 입력 2023-09-08 09:0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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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8일 "부동산금융의 자기실현적 예언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혜진 연구원은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인 증권사 PF 익스포저 5.2조원의 73%인 3.8조원이 만기연장을 진행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업단계별로 구분하면 브릿지론 사업장이 3.7조원 중 3조원, 본PF 1.5조원 중 8,000억원이 만기 연장됐다. 다른 금융권들 역시 만기 연장을 통해 손실을 이연시키고 있다.

정 연구원은 "만기 연장을 통해 손실 확정을 이연시키다보면 당장의 유동성 리스크가 제한되나 연장된 만기 시까지 부동산 경기 및 사업성 회복이 어려울 경우 이자부담 가중으로 손실 규모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면서 "다만 최소한 시장에서 우려하는 9월 위기처럼 당장의 유동성 리스크가 일시에 터질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레고랜드의 상흔을 회복해가던 유통시장 분위기가 금주 들어 악화되는 모습"이라며 "PF ABCP 유통 금리는 주간 기준 A2급이 11.8%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A3급은 8.62%를 상회하는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시장 심리 위축으로 A3 등급에선 일부를 제외하고 거래 체결자체가 어려워 평균 유통금리 산출 시 발생한 왜곡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8월 A2 등급 월간 평균금리는 6.9%, 거래량 2.5조원으로 2022년 8월 각각 4.06%, 5.3조원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절반을 하회하는 반면 금리는 약 290bp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 우량 사업장일지라도 차환발행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

그는 "고금리 장기화 및 지방/투자용 부동산 수요의 미진한 회복세를 고려할 때 PF 경계감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9월 위기설’과 같은 과도한 우려가 지속될 경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한다"고 밝혔다.

■ 9월 위기설 분해

미국 긴축 장기화, 중국 경제 부진으로 국내 경기 회복 저하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간 누적된 기업과 가계부문의 대출 부실이 금융권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른바 ‘9월 위기설’을 제기했다. 작년 레고랜드 사태를 포함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사태와 같은 이벤트가 9월에 집중된 가운데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기폭제로 작용하며 국내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 전개다.

이번 대규모 부실의 가시화 시점이 9월로 특정되는 근거로는 ① 중소기업•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종료로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과 ② 브릿지론 만기가 9~10월에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정 연구원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9월말 이후 일부 종료되나,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은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시행해왔으며, 2022년 9월 5차 연장시 발표된 연착륙 지원방안에 의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만기연장은 2025년까지, 상환 유예는 23년 9월까지 연장돼 종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상환계획서에 따라 유예된 원금과 이자를 2028년 9월까지 5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어 채무상환 지원은 실질적으로 2028년까지 이어진다.

더욱이 지원 추이가 2022년 9월말 100.1조원에서 2023년 6월말 기준 76.2조원까지 감소함에 따라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소상공인의 의존도가 낮아진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특히 "이자상환유예 지원 규모는 1.1조원, 차주 기준 800여명으로 ‘이자상환도 어려운’ 취약 차주의 상환부담도 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상환유예 차주 대부분 자금상황 개선, 고금리 부담, 대환대출(저금리 대환 포함) 이용으로 상환을 개시 및 완료했으며, 아직 미상환 차주에 대해 금융사 자체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 새출발기금 등의 채무조정을 통해 연착륙 지원 계획이다.

부동산 PF대출(브릿지론) 차환리스크는 점증했다고 평가했다.

통상 3개월 단위의 짧은 만기를 보유한 브릿지론의 만기가 8~9월내 집중돼 건설사와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노출된 제2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9월 위기론의 주요 근거였다.

정 연구원은 특히 "최근 청담동 프리마 호텔부지 개발사업 브릿지론(4,640억원) 차환 실패, 용산 상업시설 개발사업(500억원) 디폴트 등 서울 핵심 지역에서 만기연장에 실패한 사례들이 속출하며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을 통한 직접 대출은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할 여지가 존재하나, 유동화증권으로 전환된 대출의 경우 차환에 실패할 경우 유동화증권에 신용공여한 증권사와 건설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최근까지도 부동산 PF에 대한 시각이 비우호적으로, 실제 차환에 실패할 경우 손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7일 기준 9~10월 만기도래하는 PF 유동화증권규모가 각각 11.01조원, 9.6조원(통계 방식 따라 각각 14.8조원, 9.5조원로 집계되는 오차 존재)"이라며 "기초자산 만기나 사업현금흐름 유입 스케쥴에 따라 통

상 1개월~1년 이내의 짧은 만기로 발행되며 만기일에 차환을 통해 기존 증권을 상환하는 만큼 3개월내 만기가 집중돼 있는 것이 이례적인 모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공사(건설사) 신용공여 PF의 만기 구성을 살펴보면, 9월 7일 기준 9월~10월 각각 6.3조원, 4.5조원이다.

신용공여 규모가 제일 큰 롯데건설이(4.6조원) 9월 만기도래 규모 역시 1.7조원으로 제일 크며, 현대건설(3.9조원)이 1.3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는 "책임준공을 제외할 경우 전체 만기도래 규모는 9월 3.5조원, 2.6조원으로 줄어든다(롯데 9월 1.3조원)"면서 "증권사의 경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9월 만기도래분이 각각 1.06조원, 1.05조원으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그는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9월대비 10월, 11월 만기도래분이 많다. 만기 구조가 비교적 장기적이라는 점은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건설, 증권사의 9월 신용공여 만기도래분이 대형사에 집중된 점을 고려할 때 신용공여 주체 신용도에 연동한 9월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제한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시장의 우려가 집중된 롯데건설의 경우에도 1.6조원을 장기조달로 전환, 7,500억원을 본 PF 전환한다. 현대건설의 경우 8월28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발행예정규모 1,200억원의 약 3배 가까운 수요를 확인하며 증액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는 "부동산금융과 자본시장의 주요 연결고리인 유동화증권 시장 내 차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경우 일부 사업장에서의 만기연장 차질이 금융권 전체의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 역시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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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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