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20 (월)

[김형호의 채권산책] CB는 부채를 자본으로 바꿔주는 연금술사

  • 입력 2023-08-14 09:22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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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회사채에 주식콜옵션이 부가된 CB, BW, EB를 주식관련사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메자닌(Mezzanine)채권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정확한표현이 아니다. Global 채권시장에서 Mezzanine Bond는중순위채를 의미한다. (선순위채는 Senior Bond, 후순위채는Junior Bond 또는 Subordinated Bond)

CB의 손익은 회사채와 Conversion Option(주식콜옵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CB = Corporate Bond + Conversion Option (call option on the common stock)

Conversion Option 때문에 같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 및 일반회사채보다 CB가 유리한 손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해서 주식투자자 수준의 투자수익을 올리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원리금을 상환 받아서 채권투자자수준의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CB의 표면금리(또는YTM)는 같은 회사의 일반회사채보다 2~3% 낮지만, Conversion Option가치는 20%~50%로매우 높다. (Black Scholes Option Pricing Model을 적용해서 계산한 Conversion Option의 가치는 시장지수 기준 20%수준, 개별종목 기준 50%수준이다)

누가 CB를 발행하고, 왜 발행하나?

일시적 또는 구조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 그리고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하락충격을 줄이려는 기업이 CB를 발행한다.

은행대출과 회사채발행이 어려운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이 CB를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기업도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발히이용하고 있다.

기아자동차275회(BW, 4,000억원, 2009.4), 현대로템30회(CB, 2,400억원, 2020.6), 한진칼3회(BW, 3,000억원, 2020.7), HMM199(CB, 2,400억원, 2020.12) 등이 CB(BW도 넓은 의미의 CB)로 자금을 조달하고 증자(보통주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반기에 전환권이 행사된 규모는 약1.5조원이다. (2021년은 약4조원, 2022년은약2.8조원이 자본으로 전환되었다)

회사실적이 좋지 않아서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은 Conversion Option이 있는 CB를발행함으로써 자금조달이 가능할 수 있다. (부도위기 모면)

이후 영업실적이 회복되거나 전체 주식시장 활황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CB가 자본으로 전환된다. (부채비율하락, 신용위험 완화)

이에 따라 이자비용이 감소하여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궁극적으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것이 CB의 선순환구조(Virtuous Cycle)이다.

부실기업의 소액주주에게는 “CB의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으로 주가가 하락할 위험보다, 자금조달이안되어서 부도날 위험”이 훨씬 크다.

어떤 CB에 투자해야 하나?

부도나지 않을 회사가 발행한 CB 또는 부도나도 괜찮을 CB(안전한 담보가 제공된 CB)에 투자해야 한다.

CB의 수익원천은 이자와 주가상승이다. 이자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주가상승 가능성만 고려한다면 CB가 채권이라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다.

“주가상승차익은 CB가부도나지 않아야 가능하다.”

매년 다수의 상장사가 부도나고 있고, 그 중에 CB를 발행한 기업도 있다.

부도CB 투자자는 “회사의 재무구조는 나쁘지만, Conversion Option이 매력적” 이라고 판단해서 매입했을수 있다.

부도나서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면 Conversion Option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신용등급, 재무제표, 기업구조조정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부도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드는 CB에 투자해야, 편안한마음으로 주가상승에 따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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