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주택거래량 증가와 정책요인 맞물리며 급증한 은행 가계대출

  • 입력 2023-07-12 15:2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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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6월 중 은행 가계대출이 5.9조원이나 늘어났다.

이는 2021년 9월 6.4조원 증가 이후 월별로 가장 큰 증가규모다.

연초만 하더라도 마이너스를 보이던 은행 가계대출이 1년 9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만 보면 더 놀랍다. 은행 주담대는 7조원이나 늘어나 3년 4개월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감소 흐름이었다.

1월 4.7조원, 2월 2.8조원, 3월 0.7조원 감소한 뒤 이후엔 늘어나면서 증가 규모도 확대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4월 2.3조원, 5월 4.2조원에 이어 6월엔 5.9조원이나 늘어나 2021년 9월 이후 가장 두드러졌다.

■ 은행 가계대출, 기타대출은 줄지만 주담대는 증가폭 대폭 확대

6월 중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엔 주택담보대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 확대, 입주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전환 등으로 큰 폭 증가했다.

은행 주담대는 5월 4.2조원 늘어난 뒤 6월엔 7.0조원으로 증가폭을 크게 확대했다.

주담대 중 전세자금대출은 4월 -1.7조원, 5월 -0.6조원 등 감소세를 나타내다가 6월엔 소폭(+0.1조원)이나마 증가로 전환됐다.

주택입주물량은 5월 2.8만호 대비 4.2만호로 증가해 잔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 늘어났다.

주담대가 7조원이나 늘었으나 가계대출 증가액이 6조원에 약간 못 미친 이유는 기타대출이 감소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기타대출은 6월중 1.1조원 감소했다.

가계는 주담대를 제외한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계속 줄이고 있다.

올해 1~6월 기타대출은 11.7조원 감소했다.

하지만 기타대출 감소 흐름에도 불구하고 주담대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폭을 확대하고 있다.

■ 은행 가계대출 급증엔...정책요인과 주택 거래량 증가 동시 작용

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일반개별주담대(+3.7조원)·정책모기지(+2.6조원)·전세대출(+0.1조원)·집단대출(+0.7조원) 영향으로 총 7조원 늘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엔 여전히 정책금융 요인이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우선 금융당국의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은행권 정책모기지 증가액을 보면 3월 7.5조원, 4월 4.7조원, 5월 2.8조원, 6월 2.6조원이었다.

아울러 올해 3월 투기·투과지역의 15억 초과 아파트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2억원),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2억원) 등 각종 제한이 일괄적으로 폐지된 영향도 작용했다.

정부 정책과 작년 가을 거래량 저점 형성 등으로 올해 주택거래량이 회복된 점도 가계대출 확대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주택거래량은 수도권 1월 1만건 수준에서 6월엔 2.4만건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추론된다. 이러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방도 1월 1.5만건에서 6월엔 3만건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거래량이 여전히 예년 평균에 상당히 못 미치지만 작년 하반기나 올해 초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금융당국에선 대출 증가로 인한 집값 상승 등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위는 "주택거래량이 아직은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임차보증금 반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규제 정상화로 인한 전세보증금 반환·생계자금 등 주택구입 이외 목적의 대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시장 투기수요로 인한 과열을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은행 대출 급증 속 줄어든 2금융권 대출...전체적인 대출 증가압력은 계속

은행 가계대출이 큰폭 증가한 반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줄어들었다.

제2금융권의 경우 보험(+0.1조원)은 소폭 증가했지만 상호금융(△1.8조원)·저축은행(△0.1조원)·여전사(△0.7조원) 위주로 2.4조원이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감소폭이 다시 확대된 것은 상호금융 비주담대 감소(△1.2조원), 여전사 가계대출의 감소세 전환(+0.3조원→△0.7조원)이 주요 요인이다.

따라서 6월 중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으로 총 3.5조원 늘었다.

은행이 주담대를 늘리고 있지만, 제2금융권은 주택 관련 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따라서 은행 주담대 급증 등에도 불구하고 주택 대출 과열을 말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시' 조치 등도 거론하고 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필요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매달 전월 수준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거래량이 증가 중이라는 점이나, 정부의 전세보증금반환대출 등 정책요인으로 대출 증가 압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주택거래량 증가와 정책요인 맞물리며 급증한 은행 가계대출이미지 확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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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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