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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뜨거워진 동시에 식고 있는 美 고용...연준 6월 동결과 7월 인상 구도

  • 입력 2023-06-05 11:2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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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연준 관계자들의 6월 FOMC 금리 동결 필요성 주장,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지표 등을 감안할 때 6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7월에 인상할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었다.

특히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돈 신규 취업자수을 발표했으나 임금 상승률이 예상에 못 미치고 실업률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혼조 시그널을 보이면서 이런 관측은 좀더 설득력을 확보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6월 동결 가능성이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힘을 실어준다기 보다는 '한 템포' 쉰다는 쪽에 무게를 두면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 고용지표에 금리 급등..헤드라인 서프라이즈 속 6월보다 7월 인상에 좀더 설득력 부여

미국 고용지표 상 신규 고용이 호조를 나타냈으나 임금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금융시장 관계자는 '6월보다 7월'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고용지표 헤드라인이 예상을 대폭 웃돌았지만 CME페드와치는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반영했다.

6월 동결 동결 가능성에 환호하기 보다 7월을 안심할 수 없게 되자 금리는 단기구간 위주로 대폭 올랐다. 미국채 시장은 완연한 베어리시 플래트닝 흐름을 보였다.

지난 2일 미국 국채2년물 수익률은 17.48bp 점프한 4.5074%, 5년물은 15.14bp 오른 3.8472%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9.96bp 급등한 3.6974%, 30년물 수익률은 6.95bp 오른 3.8849%를 나타냈다.

미국의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는 33.9만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9만명 수준을 큰 폭 상회한 수치다. 4월 고용자 수도 기존 25.3만명에서 29.4만명으로 상향조정됐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에 비해 0.3% 증가해 4월 0.4% 상승에서 둔화됐다. 전년동기 대비로도 4월 4.4%에서 5월 4.3%로 하락했다.

실업률은 지난 4월에 3.4%로 5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5월엔 3.7%로 상승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늘어난 고용자수를 치적으로 홍보하면서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는 데 무게를 뒀다.

바이든은 "취임 이래 1300만개 일자리가 증가하고 실업률은 16개월 연속 4% 미만을 기록 중"이라며 "이렇게 낮은 실업률은 1960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예상을 크게 웃돈 신규 고용자 수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효과가 임금과 실업률 지표에서 나타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고용지표의 비농업 고용이 호조를 보였지만 모든 지표가 긍정적이지는 않았다"면서 "연준이 6월엔 금리 인상을 건너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임금·실업률에 나타난 고용지표 질적 둔화도 주목

국내와 금융시장이 1월 이후 가장 강력한 미국 비농업 취업자수 증가폭에 놀랐지만 동시에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핵심은 초과 노동수요 환경에서 노동공급이 확충돼 가면서 임금상승률이 둔화된다는 점"이라며 "임금 상승률 둔화는 그동안 연준의 골칫거리였던 Super-core CPI의 하향 안정화를 견인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취업자수 믹스의 변화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서비스업 본연의 임금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55세 이상 연령의 은퇴에서 비롯된 일자리 공백은 25~54세의 Prime age group이 메우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수요와 공급 간의 격차는 이제 382만 명 정도로 정점이던 600만 명보다 크게 줄었다. 실업률도 올라가면서 노동시장에서 공급자의 입지가 약화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실업률 상승에 따른 구직자들의 협상력 약화와 더불어 수 개월 째 사직률/자영업 임금보상 계획 지수 등 임금상승률 선행지표의 동반 하락도 나타났다"면서 "고용지표의 호조를 근거로, 침체가 없을 수 있음을 근거로, 6월 동결-7월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임금상승률 둔화에 힘입어 핵심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추가 인상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월 신규 고용이 예상치를 대폭 웃돈 데다 과거도 각각 상향 수정된 부분을 감안하면 추가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높일 수 있지만 '질적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적지 않은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고용지표에선 고용자수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게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뜨거운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증감은 견고한 모습을 보였지만 가계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실업률은 3.7%로 전월보다 0.3%p 상승했다"면서 "경제활동 참여율이 62.6%로 전월과 동일하지만 가계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고용자수는 전월보다 31만명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는 분명 긴축 장기화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라며 "다만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와 이에 따른 물가 둔화 경로 역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FOMC 전 재차 물가지표 등 확인 필요

연준이 금리인하로 돌입하기 전 추가 금리인상 회수를 놓고 0번, 1번, 2번 등으로 의견이 갈려 있다.

고용지표가 일정 부분 혼선을 주기도 한 가운데 다시금 물가지표 둔화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는 인식도 강하다.

미국 연준이 6월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진입한 가운데 이벤트 이전 가장 주목을 끄는 지표는 5월 CPI가 될 것이란 평가도 많다. 근원 CPI 결과 등 물가지표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변화를 보일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일단 예상을 뛰어넘은 미국 고용 헤드라인에 긴장하면서 상황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금은 연준 통화정책에 대해 누구도 자신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연준맨들 사이에 인상 목소리가 이어지다가 블랙아웃 돌입 전엔 동결 주장이 강해졌다. 통화정책가들도, 시장도 헷갈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고용 헤드라인이 너무 좋아 놀랐지만 동시에 임금 둔화 등도 나타나 헷갈리게 하는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권 투자자들이 경제지표 상의 변화 조짐에 집착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하다. 여전히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큰 만큼 현재의 가격 메리트만으로 접근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일단 연준 내부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은 가운데 6월 FOMC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진 것은 '점검 시간 확보' 필요성 때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김찬희 연구원은 "고용의 양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일단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 위원들의 의견이 합치되진 않았으나 추가적인 지표 확인 차원에서 6월 동결을 지지하는 의견이 우세해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료: 신한투자증권

자료: 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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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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