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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김남국의 재테크 문법 이해를 위한 P2E와 NFT에 관한 ABC

  • 입력 2023-05-17 14:5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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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사진 출처: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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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게임 코인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면서 주변에선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나이가 든 사람들이 '가상 현실'의 거래를 단지 '가상'이라고만 알고 있어서 생긴 문화 지체 현상이기도 하다.

김 의원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개념 중 하나가 PtoE, NFT 등이다.

P2E는 Play to Earn의 약자로 '돈벌기 위한 게임'이다.

■ 게임코인, 한국을 뒤흔든 이슈

프로게이머가 스포츠 선수가 된지는 오래됐다.

프로게이머는 'E스포츠' 영역의 직업 선수들이다. 남이 하는 게임도 즐기는 세상이 되다 보니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이제 낯설지 않다.

게임의 '프로화', 그리고 게임 속 가상현실과 실제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게임머니도 실제 돈에 가까워졌다.

이제 게임 속의 아이템을 진짜 돈을 주고 사고 파는 일 뿐만 아니라 게임머니 자체도 하나의 '현실적인 유동성' 역할을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프로 게이머'가 아니라 실제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그동안 게임을 할 때는 P2W(Play to win), 즉 이기기 위해 돈을 써야 했다.

하지만 P2E가 현실성을 확보해 가면서 게임을 하면서 모은 아이템 등을 빗썸과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위믹스' 코인 따위로 바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 P2E에 대한 의심

한국게임학회는 '김남국 사태'가 터진 뒤 이달 10일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위믹스 코인 투자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학회의 뜬금없는(?) 발표에 주변의 나이든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학회는 김남국 사태가 터진 뒤 국회의원 등 법을 만드는 자들이 P2E 규제 완화 이슈를 통해 '해먹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사실 수년 전부터 정치인의 가상화폐 연루설은 파다했다.

가상자산의 개념을 게임판에서만 쓰이는 용도가 제한된 '게임코인'에까지 확대해주고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등 '로비'가 작동한다는 의구심도 강했다.

김남국 의원이 보유한 위믹스 코인은 위메이드가 P2E 게임 촉진을 위해 발행한 것이다.

게임업계 일각에선 불법으로 규정돼 있는 P2E 게임을 제도권 내로 들여오기 위해 애를 썼으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일부를 구워삶는 데 성공했다는 의심도 적지 않았다.

■ P2E, 게임으로 돈버는 문법 바꾸다

통상적으로 게임에서 유용한 아이템은 그 게임사의 서버에 귀속돼 있었다.

굳이 현금으로 거래하기 위해선 게임판을 벗어나 음성적으로 매매해야 했다.

하지만 P2E 세상에선 이런 문법이 무너진다.

P2E에선 게임을 하면서 얻은 자원을 암호화폐와 바꾼 뒤 현금화할 수도 있다. 또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NFT(대체불가토근)로 만들어 거래할 수도 있다.

다만 국내 게임산업법은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하거나 재매입하는 행위를 금지' 한다.

하지만 최근 게임업계에선 지속적으로 P2E '허용'을 위한 로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위믹스에 대한 의혹도 증폭됐던 것이다.

■ NFT, 디지털 등기권리증

NFT(Non-Fungible Token)는 대체 불가능 토큰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어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나이를 먹은 세대에겐 마치 장난감처럼 인식되기도 하지만 NFT를 활용한 '소유 증명'은 돈이 된다.

그간 디지털 파일은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 복사도 쉬웠지만 불법 복제가 성행하자 디지털 파일들의 저작권을 지키기 위한 법이 강화됐다.

이런 흐름과 함께 NFT를 통해 '진품'을 증명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사고 파는 거래가 늘어났다.

모든 NFT는 고유의 코드값을 갖고 있다. 동일한 작가의 작품이라도 하더라도 개별적인 코드값이 부여되는 것이다.

NFT도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NFT로 만들어진 디지털 파일들은 위조나 복사, 변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NFT는 블록체인 방식을 이용한 디저털 원본증명서다.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등기권리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NFT는 2015년 이더리움이 나오면서 등장했다. 이후 NFT와 관련해 가장 유명해진 게임이 '크립토키티'였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고양이를 수집하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과 이더리움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크립토키티를 교배를 해서 팔면 다시 이더리움으로 바꿀 수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고양이'를 모으기 위해 애를 쓴 덕분에 고양이와 이더리움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

방금 얘기한 이 과정이 P2E다. 고양이를 사서 교배해 매끈한 고양이가 태어나면 이 고양이를 팔아서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알듯이 암호화폐는 채굴하거나 거래소에서 돈을 주고 사야 한다. 그런데 어느새 고양을 키워서 팔면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졌던 것이었다.

■ 위메이드와 돈버는 게임

2021년 하반기부터 P2E(Play to Earn), 즉 돈버는 게임이 게임업계에서 화두가 됐다

단순히 P2F(Play to Fun), 즉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 진화된 버전이 주목을 받은 것이다.

게임 매니아들이 게임을 더 즐기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아이템을 사거나 캐릭터가 담긴 계정을 구매하는 일은 흔했다.

이런 상황에서 P2E가 새삼 주목을 받은 이유는 게임을 통한 '돈 버는 일의 공식화', 그리고 '게임 속 아이템의 NFT로의 재탄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었다.

즉 게임을 하면서 획득한 아이템, 부동산(게임 내), 성능을 배가한 각종 캐릭터 등이 NFT를 통해 '소유권'이 증명된 재산으로 환생할 수 있기 때문에 P2E가 중요했다.

하지만 P2E 문제는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 각종 세금 문제, 외환 관련 문제, 사행성 등이 문제였다.

아무튼 P2E는 게임업체 주가에도 핫한 이슈였고 관련 주식도 뛰었다.

■ 게임주 폭등과 NFT...그리고 바다이야기의 '쓰라린' 추억

2021년 8월 '미르4' 글로벌 버전을 내놓은 위메이드 주가가 연초에 비해 800% 넘는 폭등을 나타냈다.

다른 회사들의 주가도 뛰었다.

게임사들이 NFT 도입을 발표하면서 돈이 게임주로 몰렸던 것이다. 게임사들이 P2E나 NFT 관련 이슈만 내세워도 주가를 뛰울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한국 당국은 '의외로'(?) P2E나 NFT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다.

상당한 규제당국 사람이 '바다이야기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4년 등장한 바다이야기 때문에 게임 과정에서 생겨난 '게임돈'을 실제 돈(현금)과 교환하는 것을 금지했다.

바다이야기의 추억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규제 당국도 NFT, P2E 관련 이슈들과 관련해 등장한 주장들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바다이야기는 단말기에 돈을 집어넣고 버튼을 누른 뒤 화면에 뜨는 3줄 짜리 그림이 맞으면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일본에 놀러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제일교포 사업가들의 주력 사업 중 하나였던 빠칭꼬 게임을 연상하면 된다.

한데 당시 바다이야기가 상당부분 한국 사회를 말아먹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을 통해 번 돈을 현금이 아니라 상품권으로 바꿔줬기 때문이다. 결국 이 이슈는 사회 문제로 비화됐다. 바다이야기에 중독돼 목숨을 끊는 사람이 속출할 정도였다.

그리고 당시 바다이야기에서 큰 돈을 번 '깡 업자'들이 2010년대 주식시장 코스닥 M&A의 한 축을 형성했다.

바다이야기는 '조폭을 위한 코스닥 M&A' 시장을 만드는 데 혁혁한 공언을 했다.

■ 김남국, 처음보는 유형의 정치인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 김남국을 통해 암호자산, NFF, P2E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이 영역은 어렵다.

문화지체 현상에 빠진 나이든 사람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놀이' 같은 이상한 게임을 통해 돈을 수십억씩 벌기도 한다니 황당해하기도 한다. 지금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한국에선 4.15 총선을 통해 역대 가장 형편없는 자들이 국회의원이 됐다. 이들은 기본적인 공명심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법을 만들 수 있는 '고관대작'의 지위를 이용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여당과 야당 가릴 것 없었다.

이런 형편없는 자들을 300명씩이나 뽑아 국민 세금을 축내느니, 차라리 100명으로 줄여서 '놀게' 하는 게 오히려 한국사회엔 도움이 될 정도였다.

여와 야를 떠나 김남국은 함량 미달의 정치인이다. 국민에게 해가 되는 사람이다.

법무장관 한동훈의 청문회 때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이해한 채 형편없는 질의를 하던 인물이었다.

그 시절 김 의원은 코인 거래를 하느라 바빴다. 기본적인 양심도, 능력도 없는 인물이 젊다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 사회에선 선량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말을 할 수록 상황을 꼬여갔다. 김 의원은 자신의 해명과 달리 80억이 넘는 위믹스 코인, 넷마블이 발행한 마브렉스 코인 9억, 메타콩즈 코인 4억 등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의 행실을 보면 그다지 머리가 좋아 보이지 않는데, 이상하게 자산을 크게 불린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예컨데 P2E 게임을 합법화하기 위해 업계에서 김 의원을 '코인을 통해' 구워삶았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다.

김 의원이 자신있게 자금 흐름을 밝히지 못하는 데는 사연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게 만 40세 젊은 정치인이 보여준 '거짓말 쇼'의 끝은 아닐 것이다. 수년 전 정치권에 파다했던 정치인들이 코인업자들과 한편을 먹었다는 얘기가 뒤늦게 다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한국 공직자들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다. 정황 증거가 있어도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 덕분에 이 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모아진 만큼 '무능한' 검찰, 경찰이 이번엔 조금이라도 진실에 접근해주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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