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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반도체, 중국, 그리고 IMF위기 이후 가장 긴 무역적자 구간

  • 입력 2023-05-02 14:0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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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하고 무역수지는 1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한국은 현재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 이후 가장 긴 '적자구간'을 지나는 중이다.

한국경제 최대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무역 적자구간도 같이 길어지고 있다.

■ 적자 흐름, 큰 틀에선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부진 등이 큰 영향

4월 수출은 전년보다 14.2% 감소한 496.2억 달러, 수입은 13.3% 감소한 522.3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6.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엔 작년 4월 수출이 역대 4월 중 최고 실적(578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이번 무역적자 흐름, 수출 부진 속엔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간 희비가 크게 갈리는 특징이 있다.

4월 데이터를 보면 자동차(+40.3%), 선박(+59.2%), 일반기계(+8.1%) 등의 수출은 양호했다.

하지만 반도체(△41.0%), 디스플레이(△29.3%) 등 IT품목,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특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 지속,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하락, 철강 가격 하락 등이 수출 부진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 반도체 부진하자 비상걸린 수출 생태계...가격 반등시점만 기다려

반도체 수출 부진은 대중국 적자 확대로 이어졌다. 국내 수출 부진에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D램 고정가($)의 흐름을 보면 2022년 1~4월 3.41 → 5~6월 3.35 → 7~9월 2.85 → 10~12월 2.21 → 2023년 1~3월 1.81→ 4월 1.45를 나타냈다. 대대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진 것이다.

낸드 고정가($)도 2022년 1~5월 4.81 → 7월 4.49 → 9월 4.30 → 10월~2023년 2월 4.14 → 3월 3.93 → 4월 3.82로 내려왔다.

결국 최근 삼성전자는 감산을 발표한 바 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시작됐음에도 작년 4월 반도체 수출은 '4월기준' 사상 최대인 108.2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점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올해 4월 부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일단 정부와 시장은 삼성전자 등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에 따른 가격 반등 시점 등을 고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업황의 단기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메모리 업체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 등 영향으로 3분기 이후 업황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그 동안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B/G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소개했다.

삼성은 "이를 통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Engineering Run 비중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을 하향 조정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삼성의 대처로 메모리반도체 가격 추락에 따른 파장이 줄어들 것이란 안도감도 부상했다.

■ 반도체 수출 부진은 對중국 적자로 귀결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자 이들 품목의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26.5%), 아세안(△26.3%)에 대한 수출이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수입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對중국과 對아세안 수출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줬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변했다.

1분기 대중국 무역수지는 79억 달러(대략 10조 6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역대 최대폭이다.

작년 4월 100달러 내외에서 등락했던 WTI는 올해 4월 70~80불대에서 등락 중이다. 결과적으로 수입 수요도 크게 축소됐다.

4월 수입은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25.8%) 수입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13.3% 줄었다. 반도체,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유가의 하향 안정 등을 감안할 때 무역적자 지속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보인다. 그럼에도 무역적자가 이어진 데는 역시 반도체 단가 하락 여파가 컸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1월 이후 계속해서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1월 125.2억달러라는 역대 최대폭의 적자를 기록한 뒤 2월 53.0억달러, 3월 46.3억달러, 4월 26.2억달러로 적자폭은 개선되는 중이다.

한국의 수출부진이나 무역부진엔 외부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다른 IT 수출국들의 좋지 않은 무역수지 결과표를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IT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 3월 수출이 19.1% 감소했다. 일본 역시 작년 4월부터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 야당 "반도체 수출=중국, 최대교역국 중국과 관계악화가 수출 짓눌러"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기간 중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 감축법에 따른 우리 기업이 받는 규제를 완화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우방'인 중국·러시아과의 관계 악화가 무역 적자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1일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 면전에서 '내가 취임한 이후 한국 기업들은 1천억 달러(13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반도체 지원법은 ‘서로 윈윈’이라며 의기양양했다"면서 한국은 남 좋은 일만 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와 동시에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우리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가져온 역대 최악의 외교 실책"이라고 힐난했다.

한국 정부의 친미 노선이 중국·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중국의 대응이 경제와 안보 상황을 추가로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입장까지 냈다.

한국 영업사원1호(대통령)가 '고객 차별화'라는 잘못된 영업전략을 구사하면서 수출 경기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 '전략적 모호성'은 꽤 위험한 양날의 검...기술경쟁력만이 한국이 살 길

반도체 수출 급감은 글로벌 경기 부진, 그에 따른 공급 과잉이 초래한 산물이다.

유가가 급락하면 산유국들이 어려워지듯이 메모리 가격이 폭락하면 한국 수출경제도 어려워진다.

현 시점 상당수 정치인들이 수출 부진의 큰 원인으로 '외교와 정치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역학 관계는 상당히 중요하다. 이미 확인한 것처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중국은 더이상 한국의 '만만한 수출 대상'이 아니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추구해 오면서 '국산화'에 시동을 건지 꽤 오래됐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어서 쉽게 척을 질 수 없는 나라다. 하지만 중국 자체적으로 이미 '한국 의존 비중'을 상당히 낮췄으며, 한국이 중국을 통해 예전처럼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도 끝이 났다.

중국도 오랜기간 한국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애국주의에 바탕한 국산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만 하면 대중 수출이 다시 크게 늘어 한국이 큰 이익을 볼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다. 세상은 이미 변했다.

여당과 야당 상당수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전략적 모호성' 역시 양날의 검이다. 잘 사용하면 미국, 중국으로부터 모두 최대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러시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는 말을 하긴 쉽다. 하지만 글로벌 가치사슬 체계에서 중국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 중인 미국의 세계전략 틀 내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

현 시점 여전히 중국과의 수출입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며, 중국 입장에서도 '교역대상' 한국의 중요성은 크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아니더라도 중국 기술이 한단계 더 올라서면서 중국은 한국에게 더 이상 호락호락하지 않은 교역 대상국이 됐다. 중국이 성장하는 만큼 한국이 '비례해서' 수혜를 받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 다른 제품 비중을 높여서 중국에 대한 의존 '비중'을 낮춰야 한다. 당장 수출의 어려움보다 중요한 것은 수출 품목과 수출처 다변화다. 그리고 두말할 필요도 없이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술경쟁력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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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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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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