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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심화된 물가안정-금융안정 상충 딜레마...은행위기 추가확산 배제 못하는 이자율 시장

  • 입력 2023-03-27 11:2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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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 지역은행 사태가 다소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크레딧스위스 사태와 도이체방크 관련 불안이 이어지면서 사태 진정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크레딧스위스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으로 신용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AT1이 조기 상환되지 못하는 콜 스킵 상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은행 사태가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CS의 AT1 상각 여파에 따른 두려움이 과거 부실했던, 혹은 현재 부실한 다른 은행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책의 무게 중심은 금융안정 쪽으로 넘어간 상황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게 나온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갈등도 심해지는 모습이다. 결국 중앙은행이 백기를 들어 국채 등 안전자산이 보다 힘을 받을 가능성과, 지금 분위기 자체가 과열이라는 평가가 중첩돼 있다.

■ 각국 금융당국자들, '위기과장' 차단 노력...금융안정 문제 의식

지난 주 금융시장 마감 뒤 미국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

연준 의장을 역임한 옐런 재무장관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 게리 갠슬러 SEC 의장 등을 불러 금융 불안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

이 비공개 회의 후 이번주 미국 통화당국자들이 내놓을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또 일단 중앙은행 등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은행 시스템 위기에 대해 부정하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미국 은행은 꽤 양호하다"면서 "혼란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쪽에서도 당국자들이 나서서 심리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독일 당국자들은 도이체방크가 전혀 문제 없다고 했으며, ECB총재는 필요시 유동성 제공을 위한 수단이 충분히 준비돼 있다는 말로 우려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 통화당국 관계자들은 상당부분 금융안정을 의식하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이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주말인 26일 "최근 은행권 스트레스는 분명히 미국을 리세션에 더욱 가까워지게 이끌고 있다"면서 "불확실한 것은 이러한 은행권 스트레스가 얼마나 광범위한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지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권 위기가 경기를 둔화시킬 지 여부를 매우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음번 FOMC 회의와 관련해서 예측을 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했다.

통화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지금은 물가만 보면서 금리를 계속 올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은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다"면서도 지난 FOMC의 25bp 인상 결정은 간단치 않았다고 했다.

■ 중앙은행이 걸린 덫...금리 더 올릴수록 금융불안 심화 가능성

지난 주말 중국을 찾은 기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26일 "금융안정성 관련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은행권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러-우 전쟁과 통화긴축에 따른 주요국 성장률 둔화로 세계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를 올리면 금융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달 8일 시작된 미국 SVB 사태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올렸다. 미국, 영국, 스위스 등이 물가 안정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했다.

영란은행 베일리 총재는 최근 50bp 인상 뒤 물가 불안시 다시 한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중앙은행가들은 금융안정 때문에 물가를 등한시 할 수 없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금리인상의 부작용을 확인한 상황에서 추가로 더 올릴수록 금융안정 문제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도 강하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 뿐만 아니라 과잉 부양책을 썼던 대부분 선진국들이 덫에 걸렸다"며 "중앙은행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간 딜레마가 심화되는 가운데 과거 학습효과로 인한 시장의 정책전환 기대는 중앙은행의 선택권을 줄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금리시장, 위기 현실화 가능성 고려...현실화 없을시 안전자산 되돌림 가능성도

국내 채권금리는 계속해서 레벨을 낮추고 있다.

이날은 국고3년 이상 구간이 모두 3.1%대로 진입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국내 투자자들이 레벨 부담을 거론했지만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통해 레벨을 더욱 낮추고 있다.

지금은 은행 위기가 조속히 진정될 수 있을지 등을 확신하기 어려워 일단 흐름에 수긍하는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4.75~5.00%인 상황에서 미국채10년물 금리가 3.3%대, 2년물이 3.7%대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도 과도해 보이는 레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까지 제기된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금리 레벨이 크게 의미가 있나 싶다"면서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시장 반응은 상상하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금리 수준이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일단 국고채 금리 3%까지 열어둘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딜러도 "미국 금리가 헤지펀드 숏 커버 등으로 대폭 하락했다"면서 "이 분위기면 우리라고 3%까지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한은 등 각국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에 대해 선을 그은 상황에서 이번 은행 사태가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을 경우 급격한 금리 되돌림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경고도 보인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선물 매수 영향이 크긴 하지만 국내 금리도 기준금리 2차례 이상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레벨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사태가 진정되거나 하면 금리가 다시 급등할 수밖에 없어 리스크가 상당히 큰 국면"이라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심화된 물가안정-금융안정 상충 딜레마...은행위기 추가확산 배제 못하는 이자율 시장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FSOC에 대한 설명, 출처: 미국 재무부

자료: FSOC에 대한 설명, 출처: 미국 재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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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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