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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번 남은 FOMC 금리인상...레벨부담에 주춤하는 채권·주식 가격변수들

  • 입력 2023-03-23 11:0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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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OMC 성명문, 출처: 연준

자료: FOMC 성명문,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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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FOMC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75~5.00%로 25bp 인상했다.

그런 뒤 금리 인상 기조와 관련한 스탠스를 누그러뜨렸다.

연준의 입장은 이제 'ongoing increases will be appropriate'에서 '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 may be appropriate'으로 변했다.

지속적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ongoing increase'를 policy firming으로 바꾼 뒤 정책결정 관련 불확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some, may와 같은 단어를 활용했다.

통화정책 관련 문구가 도비시하게 변한 것이다.

금리를 계속 올리는 게 아니라 추가적으로 좀더 올리 올리는 게 필요할 수 있다는 식으로 변했음을 시사했다.

■ 점도표 상 1번 더 남은 금리 인상...파월, 물가 파이팅 거론하면서 연내 인하 기대 차단

연준 점도표는 올해 말 금리 예상치를 5.1%로 유지했다. 일단 연말까지 1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4.1%에서 4.3%로 상향됐다. 내년은 금리 인하 시기지만, 인하 폭에 대한 예상이 줄어든 것이다. 물가 하향 안정의 어려움 때문에 인하폭에 대한 예상이 100bp에서 80bp로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내후년은 3.1%로 유지했다.

연준 전망대로라면 올해는 1번 더 금리를 올린 채 기준금리가 유지된 뒤 내년부터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연준의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1%에서 3.3%로 높아졌다. 내년 2.5%, 내후년 2.1%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은 변함이 없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5%에서 0.4%로 낮아졌다. 내년은 1.6%에서 1.2%로 하향조정됐다. 반면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는 1.8%에서 1.9%로 높아졌다.

파월은 일단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연말 금리인하 기대는 시장이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 파월, 은행시스템 긍정하면서도 최근 사태의 긴축효과 거론...FOMC, 전반적으로 도비시해

투자자들은 파월이 최근 은행 사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 관심이었다.

파월은 우선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유동성도 충분하다"면서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준도 SVB, CS 사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파월은 "최근 은행권 혼란이 가계와 기업들에 신용상황을 더욱 긴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은행의 어려움이 신용위축을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금리인상 효과를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스탠스는 당연히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FOMC 성명문 발표 이후 금리는 떨어지고, 달러는 약세로 변했으며, 주가는 올랐다.

하지만 전직 연준 의장인 옐런 재무장관이 끼어들어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흐렸다.

옐런은 "예금보장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이 발언은 은행 주가들의 하락과 함께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 일단 5월 인상 뒤 인상 사이클 종료 관점 강해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어조가 약화됐다.

연준 역시 최근 금융안정 이슈가 불거진 뒤 적극적인 긴축에 부담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은행 사태가 터지기 전 기준금리 6%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세를 넓혔지만, SVB 파산 등이 최종금리 5~5.25%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켰다.

도이치은행은 "신용여건이 타이트해졌다. 연준은 이 문제가 성장,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볼 것"이라며 "만약 신용여건 긴축 영향이 크지 않다면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즉 신용여건의 긴축이 어느 정도나 나타날 지 알기 어려워 연준도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연준이 설정해준 경로(1번 더 올리고 연내 인하 없다)를 감안해 내년 봄 정도에 인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보인다.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5월 25bp을 통해 최종금리를 5~5.25%로 올린 뒤 그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3월 처음으로 25bp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무튼 지난해 거칠게 전개한 금리인상 사이클이 올해 5월 추가 인상을 끝으로 종료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진 것이다.

BOA는 "5월 인상 후에도 거시경제가 강력하면 더 올릴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5월 인상을 끝으로) 인상 사이클의 조기 종료가 예상된다"고 했다.

■ 국내 채권투자자들, 이벤트 끝나고 더 달리는 건 부담

FOMC가 도비시한 모습을 보이면서 간밤 미국채 금리는 대폭 하락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6.5bp 급락한 3.4425%, 국채2년물은 23.18bp 폭락한 3.9304%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초반 강세폭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뒤 약세로 전환했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벤트가 종료된 뒤 국내 시장은 레벨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전날 대다수 만기의 국고채 금리들이 3.2%대에 도열한 탓에 추가 강세에 한계를 느끼고 밀렸다는 것이다.

B 증권사 딜러는 "국내 금리가 기준금리 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었다"며 "FOMC가 도비시하고 미국장도 강했으나, 우리가 먼저 반영한 부분을 감안하면 더 치고 나가기도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C 딜러는 "어제장을 보면 미국이 그렇게 밀렸는데 우리는 강하게 끝나면서 선반영됐던 것"이라며 "그리고 미국도 인상이 없다는 것이지, 인하한다는 얘기는 아닌 것이니 금리 하방도 막혀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 은행사태가 크레딧 채권에 대한 긴장감을 키운 점이 전반적으로 시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D 운용사 매니저는 "SVB, CS 사태 이후 국내 크레딧 채권 시장도 위축됐다. 크레딧물이 이전만 못하다는 점이 전체적으로 채권금리 추가 하락에 대한 자신감을 낮춘다"고 평가했다.

■ 주식시장도 더 달리는 건 일단 부담

FOMC가 도비시했으나 뉴욕 주가가 밀린 탓에 국내 주식시장은 보합권 내외에서 등락 중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은행들의 모든 예금을 일괄적으로 보장하는 '포괄 보험' 제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약세로 전환한 바 있다.

간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30.49포인트(1.63%) 하락한 32,030.11, 나스닥은 190.15포인트(1.60%) 내린 11,669.96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시장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차단, 다시 부각되는 레벨 부담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당분간 Bad Is Bad, Good Is Bad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경제지표가 좋을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부작용, 후폭풍에 대한 경계심리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시장 12개월 선행 PER이 다시 13배에 근접한 만큼 투자자들은 서둘러 매수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반등세를 보였던 12개월 선행 EPS가 195p에서 191p로 레벨다운 되는 등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차 가중되고 있다"며 "중국 경기회복, 반도체 업황 저점 통과 등이 예상돼 주가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나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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