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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은행사태 따른 통화정책의 어려움...크레딧채권과 일드커브는?

  • 입력 2023-03-21 14:2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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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달 9일 미국 KBW 은행업지수는 8% 가까이 급락해 지난 2020년 6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경험했다.

개별 종목 중 증자를 발표한 SVB파이낸셜그룹 주가가 60% 폭락하면서 은행주 전체에 카운터 블로를 먹였다.

실버게이트캐피털 청산 속에 가상화폐의 주요 거래은행인 시그너처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도 각각 12%, 16% 급락했다.

이 때를 시작으로 미국 은행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에서 글로벌 초대형 은행마저 문제가 됐다.

CS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의 아마르 알쿠다이리 회장은 15일 "규제 때문에 CS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CS에 대한 위기를 부추겼다.

CS는 스위스 내 경쟁은행 UBS에 인수당하는 운명을 맞았다.

■ 은행 위기로 인한 연준 결정의 어려움

은행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예상보다 더딘' 물가 상승률 둔화 때문에 연준의 기준금리 50bp 인상 기대가 컸으나, 이번 사태로 50bp 인상 가능성은 물 건너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스위스 금융당국은 부실 은행들의 처리를 위해 팔을 걷어 붙였으며, 더 나아가 유동성 보강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의심이 많은 시장은 신용 관련 위험을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3개월 리보 금리와 미국채 금리의 차이를 의미하는 테드 스프레드가 뛰어오르자 주말에 연준은 주요국(ECB, 일본, 영국, 스위스, 캐나다)에 대해 통화스왑을 강화하는 조치까지 발표해야 했다.

미국은 아시아 시장이 열리기 전인 주말에 이런 조치들을 발표해 흥분한 은행 자금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미국 지역은행 사태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나 크레딧스위스에 투자한 사람들의 손실 등이 회자되면서 신용 문제가 깔끔하게 매듭지어질지는 미지수였다.

사우디국립은행이 우리돈 2조원 가까이를 날릴 위험에 처했다. HSBC 등도 신종자본증권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게 됐다는 입방아에 시달렸다.

결국 투자자들은 위기가 봉합될지, 재개될지 확신할 수 없어 일단 연준의 결단을 기다리기고 있다.

■ 긴장감 높아진 금리결정 이슈...긴축 필요성 vs 긴축 위험성

통화정책과 관련해 금융안정 문제가 심각한 주제로 떠올랐다.

시장에선 연준의 동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늘었다. 또 연준이 물가와 금융안정 사이에서 만만치 않은 '결정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연준이 자칫 가던 길을 계속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통화당국의 당초 의도와 달리 조속한 금리 인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시각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연준이 아직 숙제를 채 마치지 못한 상황이어서 다른 숙제까지 맡게 되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견해들도 강하다.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조속하게 통화 긴축을 끝낸다면 지금까지 용을 써서 인플레를 잡으려했던 중앙은행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개별 은행의 불안은 한시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틀어막고, 정책금리 결정은 거시경제 전반을 보면서 해야 한다는 '정공법' 차원에서 지금은 25bp 인상이 무난하다는 진단이 많은 편이다.

작년 가을 영국 국채 사태, 한국의 레고랜드 사태 등을 상기해보면 당국이 유동성을 투입하면서도 기준금리는 인상했다. 이번 은행사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한국, 영국 등의 사례가 참고서가 될지도 봐야 한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일단 FOMC는 25bp 인상으로 본다. 하지만 꽤 불확실성도 있는 것 같다"면서 "파월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느냐가 이번 3월 FOMC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일단 크레딧 조심하고 일드 커브는 플랫?

최근 미국 은행 사태나 크레딧스위스 문제가 불거진 뒤 시장에선 크레딧 채권에 대한 신중한 접근, 커브 플랫 등의 관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통화정책 불확실성, 추가적인 은행 문제 발생 여부, 금융당국 대응 강도 등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이란 인식도 적지 않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현재는 크레딧 채권을 경계하면서 커브 플랫을 보는 게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관점이 빠르게 변할 수 있어 조심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C 증권사 딜러는 "일단 크레딧이 이전처럼 강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본다. 커브 문제는 계속 눌린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여기서 더 플랫되면 스팁을 한번 잡아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ECB가 여전히 인플레를 중심에 두고 문제에 접근하는 방향을 본 뒤 연준 역시 비슷한 패턴을 취할 수 있어 이를 감안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한다.

D 운용사 매니저는 "지금 상황에선 크레딧이 상대적으로 더 약해질 것"이라며 "FOMC의 대응도 커브 플랫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ECB는 물가 대응과 은행 구제를 분리해서 보려는 입장이었다. 연준도 같은 방향이면 일드 커브는 그간 스팁된 게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아무튼 미국에서 촉발된 은행 크레딧 문제, 그리고 FOMC 결정과 계절 요인 등을 보면서 대응하는 게 낫다는 평가다.

E 매니저는 "크레딧은 분기말 효과와 연기금 환매 이슈로 약세 거래가 되는데, 국채 금리 대비 스프레드가 좋아지면 다시 매수는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커브는 FOMC 결정에 따라 다를 것이다. 연준이 계속 인상하겠다고 하면 플랫이고, 은행 문제 때문에 좀 쉬어간다는 식으로 나오면 스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다만 미국 은행 사태는 우리와 사정이 다르긴 하다. 국내 은행들은 돈을 너무 잘 벌어서 문제"라고 했다.

또 지금은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를 하는 게 낫다는 조언들도 보인다.

B 딜러는 "커브 플랫이나 스팁은 미국채 2년물 변동성을 10년이 못 따라가서 생기는 현상이다. 커브는 현재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방향성 손익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의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F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은행사태도 있고 경기 불확실성도 커져 크레딧 채권은 이벤트 발생 확률이 낮은 물건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경기와 스프레드 등을 고려할 때 신용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수 있어 일단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코스콤 CHECK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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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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