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6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기준금리 밑도는 CD금리...시장금리 급락속 자금집행 미룬 여파

  • 입력 2023-02-03 14:38
  • 장태민 기자
댓글
0
자료: CD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CD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CD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으로 3일 고시됐다.

이날 오전 CD91일물은 전일 대비 3bp 하락한 3.49%로 고시됐다.

91일물 CD는 이달 들어 1일 4bp 하락한 3.59%, 2일 7bp 떨어진 3.52%를 기록한 뒤 이날 오전엔 추가로 3bp 더 빠지면서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이다.

■ 예상보다 더 내려온 CD 금리...유동성의 힘

지난 달 16일 개장 직후 국민은행이 151일물 CD를 3.67/3.68%에 발행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단기구간 채권, 크레딧물 등이 빠른 속도로 추가 강세룸을 확보해 갔다.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동성이 생각보다 좋아 보수적으로 잡아도 CD가 3.7% 정도까지는 내려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기준금리 대비 15~20bp 정도 거리를 적정하다고 본 사람들은 3.6%대 중반 정도까지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CD금리는 최근까지 계속 하락하면서 이제 기준금리 아래 쪽까지 내려왔다.

지난 1월 13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5%로 25bp 인상했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 끝났다'는 인식 속에 CD금리는 위쪽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더니 내리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 CD금리가 10bp 이상 뛰면서 정책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CD 금리 움직임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투자자들은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평가했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CD금리의 기준금리 하회 현상은 돈이 넘쳐나기 때문에 일어났다"면서 "기준금리 위에서 놀려고 하는 채권들이 점점 줄지 않느냐"고 했다.

B 증권사 중개인은 "모든 채권금리가 다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CD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지 못할 이유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 시장금리 급락 속 뒤늦은 자금집행 여파...결국 CD금리, 기준금리 하회

통상 CD가 정책금리와 20bp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왔지만 정책금리 전망, 신용 환경, 은행들의 자금 사정 등에 따라 스프레드는 달라질 수 있다.

작년 하반기 들어선 빅스텝 금리인상과 추가 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리를 40bp 이상으로 벌리더니 가을엔 크레딧이나 유동성 경색 부담까지 겹쳐 정책금리와 거리를 100bp 넘게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은도 유동성을 넉넉히 관리해 주는 데다 전체적으로 돈은 많은 데, 자금 집행은 미룬 여파라는 분석들도 나온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자금이 너무 많다"면서 "시장금리 급락 상황에서 자금 집행이 안 된 곳이 너무 많다보니 CD금리도 급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전반적인 금리 하락 분위기, 풍부한 유동성, 자금 집행 타이밍 시차 등이 연초 CD 금리 급락을 불렀다는 평가다.

D 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시장금리가 일제히 다 내려오다 보니 CD도 따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시차가 좀 있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일단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 1회는 풀 반영한 수준인데, 이게 당장 내린다기 보다는 시장에 유동자금이 많은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특히 연초 금리는 빠지는데 국내 기관들이 자금집행을 대부분 못하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역마진 아닌 채권들을 찾기가 어렵다. 은행채 3개월도 기준금리 아래에 있고 유동성이 떨어지다보니CD가 약간 높게 형성되지만 금리는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