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3-02-08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WGBI 편입 긍정론에 맞선 소수의견

  • 입력 2023-01-20 13:3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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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현지시간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유로클리오 CEO와 만나 한국이 외국인의 국채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의 다양한 노력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유로클리어는 세계 최대 국제예탁결제기구(ICSD)다. 작년 12월 한국예탁결제원과 국채 통합계좌 운영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현재 서비스 개시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총리는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 많은 외국인 국채 투자자금 유입이 예상돼 편입에 앞서 신속히 국채통합계좌 운영을 개시할 수 있도록 유로클리어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기재부는 "유로클리어의 리브 모스트리 CEO는 최근 한국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향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로클리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쉽고 빠르게접근할 수 있도록 유로클리어 그룹 전체 차원에서 가장 최우선순위를 두고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 부총리, WGBI 조기편입 자신감 속에 투자편의성 제고 홍보

추경호 부총리는 다보스에서 "향후 유로클리어와 긴밀하고 조속한 협력을 통해 2022년이 한국 국채시장과 유로클리어 모두에게 의미있는 한해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해 경제수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지속적으로 WGBI 편입을 공언해왔다.

WGBI엔 주요 선진국들과 중국 등 23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으며, 한국은 작년 9월 WGBI 관찰 대상국이 됐다.

정부는 3월 조기 편입 결정을 목표로 달려왔다. 관찰대상국 지정 후 최대한 기간을 당겨 6개월만에 가입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설령 올해 봄에 안 되더라도 9월엔 확실히 편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한국은 외국인 국채투자 이자와 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 등을 내세우면서 준비해왔으며, 이번 다보스 행사에선 세계최대 국제예탁결제기구를 만나 '투자 편의성 제고'를 홍보한 것이다.

WGBI 편입시 한국의 편입 비중은 2% 남짓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한국금융연구원은 50~60조원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예상했다. 심지어 많게는 100조원 가까운 유입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외국인이 한국 국채을 많이 사면 금리가 떨어져 이자를 아낄 수 있다는 부분을 거론하기도 했다.

■ 소수의견자 "WGBI 편입이 거대한 외국인 국채투자 불러온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WGBI 편입이 대다수의 예상처럼 대규모 외국인 국채 투자를 불러오고 한국에 과연 좋은 역할만 할지 의문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환율 안정을 내세워 WGBI 편입을 홍보했지만, 향후 외국인 자금이 유출입을 보이면서 오히려 환율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동안 WGBI에 대해 너무 '좋은 쪽'만 보려했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이다.

올해들어 외국인의 현물채권 규모가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 3년 사이 외국인 채권투자잔고는 120조원 이상 늘어 20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한국은 2009년 WGBI 편입을 추진하다가 그만둔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후 원화 채권 규모는 꾸준히 늘어 2014년 100조원을 돌파했으며, WGBI 편입을 본격적으로 내세우지 않았던 3년전부터 외국인 투자규모는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말 그대로 '이번 WGBI 편입 이슈'에 의해 투자금이 급증할 것인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재형 연구원은 "WGBI 편입으로 수십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회자되지만 정말 'WGBI 지수 편입'을 원인으로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 채권시장 외국인 투자자 중 펀드 투자자는 뱅가드와 템플턴이 대표 선수다.

뱅가드 토털 인터내셔널 본드 Ⅱ 인덱스 펀드는 자산규모 900억달러로 한국 채권을 2.8% 가량 투자하고 있다. 벤치마크지수는 Bloomberg Global Agg ex-USD Float Adjust를 쓴다. 자산규모 60억달러인 템플턴 글로벌 본드 펀드는 한국채권을 14% 넘게 담고 있으며 WGBI를 추종한다.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의 대표 펀드들의 투자 행태를 봤을 때 WGBI 신규 편입이 과연 '새로운' 수요를 크게 창출할지는 봐야 한다.

이재형 연구원은 "WGBI는 채권지수의 유일한 지표도 아니고 블룸버그나 JP 등 지수 산출기관들은 다양하다. 신용등급, 섹터, 듀레이션 등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분화돼 있고 이들 지수에 한국채권이 편입돼 있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글로벌 채권펀드는 지수의 구성종목 편입비중을 추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WGBI 지수를 추종하면서 한국물을 대거 보유하는 등 펀드들의 행태를 지나치게 지수와 결부시킬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에서 유명했던 템플턴 펀드는 10년 넘게 한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주식과 다른 채권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채권은 주식과 다르게 종목이 다양하고 지수에 대한 종목 편출이 잦다. 거래소에서 항시 매매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발행일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잘 되지 않고 거래단위와 비용을 생각하면 지수 편입 비중에 맞춰 채권 종목을 매매해 펀드를 운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환율이 더욱 중요한 채권투자...WGBI 편입으로 외국인 관련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거론

채권과 비교할 때 주식은 워낙 변동성이 큰 상품이다.

또 주식은 환율에 비해서도 크게 등락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예컨대 환율이 10% 이상 오를 때는 위기나 금융시장 충격 이벤트를 감안해야 하지만, 주식은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에도 큰폭의 등락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채권은 환율에 비해서도 작은 폭으로 등락한다. 로컬 커런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시 환율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글로벌 펀드의 경우 채권 종목 자체보다 FX 관련 전략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WGBI 편입이 얼마나 외국인의 한국 국채투자를 늘릴지, 또 한국 금융시장에 과연 긍정적일지 의문스럽다는 입장도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외국인이 거래구조를 좀더 면밀히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이 원화 국채를 매수하려면 주로 외은지점과 FX거래를 통해 원화자금을 확보하게 되고, 이때 역외 투자자들의 리스크 익스포저는 한국 정부의 신용도 뿐만 아니라 외국환은행의 신용 리스크에도 노출된다.

이재형 연구원은 "해외 채권투자는 일종의 크레딧 레버리징 투자 구조가 된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는 외은지점에서 원화국채에 대한 지급 보증이나 TRS와 같은 거래에 나서게 되면 역외투자자들은 글로벌은행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 효과를 가지게 된다"면서 "국내 증권사가 매입약정을 통해 발행한 유동화 채권상품과 비슷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원화국채의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 여부는 외국인이 원화 국채를 투자하는 구조에서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또 외국인이 원화 국채 투자를 늘리고 있는 현상 자체가 국내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금융시장 입장에선 FX시장의 관문이 되는 외국환은 행 동향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풀이했다.

WGBI 편입으로 외국인의 원화 국채 비중이 늘어난다면 환율에 민감한 투자자산 규모가 더 늘어난 것은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환율에 대한 부담으로 WGBI 편입을 포기하지 안았는가. 또 WGBI 편입을 시장 발전 등 긍정적인 요인만 있다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예컨대 일각의 주장처럼 외국인 비중이 30% 정도로 크게 늘어난다면 시장이 예민해질 때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으며, 적정 금리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WGBI 편입의 장점은 외국인 국고채 매수 금액 확대(수요 저변 확대), 단점은 예컨대 위기시 외국인 투매와 같은, 외국인 수급에 의한 시장 영향력 증가로 인한 변동성 확대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20일 기재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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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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