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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2022년 한국의 은행들이 이익을 사수하는 법

  • 입력 2022-11-17 15:0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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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순이익은 10조 1,534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분기(9조 7,279억원)에 비해 4천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고금리 시대를 활용한 것이었다.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의 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85%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100대 금융사의 이자이익 비중이 60%가 채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특징적이었다.

통상 한국 은행들의 이자이익을 80% 이상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올해는 그 의존도가 좀더 돋보였다.

■ 은행 영업의 이점, 저원가성 예금 바닥에 깔고 간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을 바닥을 깔고서 변동금리 대출을 통해 금리 인상기의 기쁨을 향유해왔다는 평가를 한다.

기준금리 인상기 대출금리 인상폭이 예금금리 인상폭보다 더큰 상황에서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요구불 예금 등이 은행 수익구조에선 큰 이점이긴 하다.

아울러 금리 변동 위험은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영업 부담도 크게 느낄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은행 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20%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의 경우 절반 이상이 사실상 시장금리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이니 영업에 있어서 상당한 버퍼를 마련하고 장사를 하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은행의 대출, 예금 금리별 유형을 보면 대출에선 고정금리가 22%, 변동금리가 78%를 차지했다. 예금 중에선 저원가성 예금이 55%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강력히 비판하는 사람들은 한국 내 은행이 이익을 만드는 방법은 '땅집기 헤엄치는 영업 수법'이라고 비판한다. 당연히 은행 관계자들은 이런 비난에 대해 '너희들이 해 봤어?'라고 하면서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

■ 3분기까지 이익을 보면...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 3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은행들(시중/지방/인터넷은행 기준)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5.1조원으로 전년 동기(4.8조원) 대비 0.4조원 증가했다.

1~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5.0조원으로 전년 동기(15.7조원) 대비 0.8조원(4.8%) 줄었다.

올해 국내 은행들은 이자 이익을 더욱 늘려 채권·주식 매매나 평가 관련 손실 등 비이자이익에서 부족한 부분을 벌충했다.

3분기까지 상황을 보면 올해엔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와 매매 손실 등으로 은행의 비이자이익이 작년에 비해 4.5조원 줄었다. 하지만 이자 이익 쪽에서 6.9조원을 더 벌어들여 이를 벌충했다.

대내외 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대손충당금을 작년보다 1.7조원 더 쌓았다. 결과적으로 대손 비용이 좀더 늘자 은행의 3분기까지 당기순익은 작년(15.7조원)에 약간 못 미치는 15조원으로 맞춰졌다.

금융당국의 지도편달(?)을 지침 삼아 은행들은 최근 신용 손실 확대 가능성 증가으로 충당금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연초 이후 이익은 작년보다 조금 줄어든 것으로 잡힌 것이다.

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은 0.58%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10%p 떨어졌고 자기자본이익률은 8.10%로 0.65%p 내려왔다. 하지만 은행들의 자산규모를 키워 이익 감소에 대한 방패막을 쳤다.

■ 이자로 다른 쪽 부진 벌충한 은행, 좀더 자세히 보면...

은행들은 작년에 비해 3분기까지 이자이익을 6.9조원 더 벌어들였다. 3분기까지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40.6조원으로 전년동기(33.7조원)에 비해 7조원 가까이 늘었다. 증가율로 따지면 20.3%에 달한다.

은행은 대출 등 운용자산을 10.5% 늘려 돈을 더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흔히 NIM(님)이라고 부르는 순이자마진을 작년보다 15bp 가량 더 벌려 이익 기반을 다졌다.

이자수익자산 평잔은 작년 3분기 2,784.5조원에서 올해 3분기엔 3,078.0조원으로 불어났다. 즉 293.5조원(10.5%)이 늘어난 것이다.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연초 이후 3분기까지 144bp 수준에서 올해는 159bp 수준으로 커졌다.

반면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3분기까지 1.7조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6.1조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이익이 4.5조원(73%)이나 급감한 것이다. 여기엔 채권·주식같은 유가증권 손실 2.1조원 등이 영향을 비쳤다. 수수료 이익은 3천억원 가량 줄고 외환·파생 관련 이익은 1천억원 가량 늘었다.

은행들은 판관비로 18.1조원 가량을 지출해 작년(17.5조원)보다 0.6조원(3.5%) 가량 늘렸다.

은행 직원들의 급여와 퇴직급여·명퇴급여·복리후생비 같은 인건비는 작년과 동일한 11조원 수준이었으며, 임차료·접대비·감가상각비·세금과공과·광고선전비·연구비와 같은 물건비가 7조원을 차지했다.

대손충당금 산정 방식 개선, 금융당국의 경고 등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까지 대손비용은 4.1조원으로 잡았다. 작년 2.4조원보다 1.7조원(72%) 늘려잡은 것이다. 이밖에 작년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 영업외손익과 법인세비용을 감안해 국내은행들은 3분기까지 작년과 비슷한 15조원의 이익을 공표했다.

■ 당국과 은행은...악어와 악어새?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올해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1분기 12.6조원, 2분기 13.6조원, 3분기 14.3조원 등으로 커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가는 환경, 그리고 자산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예금와 대출 금리차를 벌려주자 은행의 점진적인 이익 증가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자수익자산의 단위당 이익률인 순이자마진(NIM)을 작년보다 15bp 가량 벌렸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즉 예대마진을 24bp 확대하면서 은행이 이익을 관리한 듯한 모양새다. 예대금리차는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200bp 안쪽인 193bp 수준이었으나 3분기 현재 213bp로 벌어졌다.

4분기 들어선 레고랜드 사태로 CP, 신용채 등의 정상적인 거래가 막혔다. 그러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CP, ABCP 매입과 같은 특명을 내렸다.

일부에선 한국이란 나라에서 금융당국과 은행은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뒤 당국은 은행들에게 '금융권의 큰형' 역할을 부여했으며 은행은 적극적인 협조를 다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라고 하자, 최근엔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진다면서 당국이 좀 세심하게 살펴달라고 했다. 당국은 때론 큰형을 다그치고 때론 배려하는 아버지와 같은 역할도 한다.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은행이 말 그대로 '은행이라는 이름'의 명패를 다는 순간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말도 나온다.

은행들이 때론 이자 장사를 너무 심하게 한다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은행이 없으면 금융당국도 부릴 심복이 없어지고, 당국은 심복을 원만하게 부리기 위해선 그들의 불편도 헤아려줘야 한다.

오랜기간 금융권에서 종사하면서 '불온한 사상'을 갖게 된 두 명의 인사는 각각 이렇게 평가했다.

"사실 동서고금 막론하고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돈을 잘 벌었던 건 인지상정이었습니다. 조달금리와 운용금리가 다른 상황에서 (웬만큼 힘든 환경이 오더라도) 은행이 돈을 못 번다는 것 그 자체가 '일반적으로는'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들 중엔 정부의 개입을 관치금융이라고 폄하하면서 은행을 불쌍히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도 관치는 필요했으며, 그게 또 은행 입장에선 지나고 보면 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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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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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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