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0-23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급등한 기대 인플레와 급락한 경기 심리

  • 입력 2022-06-29 10:5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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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소비자심리지수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감의 고공행진, 그리고 향후 경기둔화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힘을 실어주는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정책가들도 '물가와 경기간 줄다리기' 양상을 보면서 정책을 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당장 좀더 급한 것은 물가 상승세의 예봉을 꺾는 일이다. 각국 통화당국이나 정부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고점을 자신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 기대 인플레 놀라운 상승폭

한국은행이 이날 아침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내용을 보면,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를 기록해 전월대비 0.6%p 급등했다. 이는 2012년 4월 3.9%와 맞먹는 높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작년 11월~올해 2월까지 2.6~2.7% 수준을 나타낸 뒤 3월 2.9%, 4월 3.1%, 5월 3.3%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런 뒤 6월엔 더욱 큰폭으로 뛴 것이다.

기대인플레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6월엔 상승폭을 크게 높인 모양새여서 통화당국자들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점프한 기대인플레, 그리고 6% 내외의 수치를 보여줄 수 있는 CPI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의 빅스텝에 힘이 실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음달 전기요금, 가스요금과 같은 공공요금도 예정이어서 인플레 수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일요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TV에 출연해 조만간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한 가운데 당분간 한은, 기재부 모두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기대 인플레마저 10년 남짓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물가경계감을 낮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은의 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석유류제품(82.5%), 농축수산물(44.2%), 공공요금(31.4%)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석유류제품(+11.7%p), 농축수산물(+5.5%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공업제품(△4.9%p), 집세(△4.0%p) 비중은 감소했다.

사람들이 높아진 기름값, 쑥쑥 올라가는 먹거리 가격 등을 감안해 미래의 물가가 더 높아진다는 관점을 강화한 것이다.

한편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4.0%)은 전월비 0.6%p 상승해 통계를 만든 뒤 최대치로 올랐다.

■ 소비자심리지수 놀라운 둔화폭

6월 전반적인 소비자심리지수 하락폭은 상당히 두드러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96.4을 기록해 100을 하회했으며 낙폭도 6.2p에 달할 정도로 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며, 이는 지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

소비자심리지수의 세부내용 중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측면에서 현재경기판단CSI(60) 및 향후경기전망CSI(69)는 전월대비 각각 14p, 15p 급락했다.

심리지수 내 경기관련 지수들의 변동성이 큰 편이긴 하지만, 경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성장 둔화, 주요국 금리 인상, 물가상승세 지속 등의 영향을 받아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구성지수 모두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2p), 생활형편전망(-5p), 가계수입전망(-1p), 소비지출전망(-2p), 현재경기판단(-14p), 향후경기전망(-15p)이 예외없이 떨어진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3~104대에서 등락했다. 그런 뒤 5월에 102.6으로 하락하더니 6월엔 급락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지금 경기도 좋지 않다고 느끼면서 미래 경기는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심리지수 낙폭이 6p를 넘었던 가운데 하락폭 기여도를 보면 '향후경기전망' 1.9p, '현재경기판단'이 1.5p, 생활형편전망이 1.3p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은 또 앞으로 금리는 더 오르고 경기가 나빠지는 가운데 집값이 이젠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란 관점을 강화했다.

금리수준전망CSI(149)는 미국 금리 인상 및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주택가격전망CSI(98)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지급 부담 등으로 13p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86)는 고용지표는 개선됐으나 향후 경기전망이 악화되면서 9p 하락했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CCSI, Composite Consumer Sentiment Index)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서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1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 물가는 더 뛰고, 경기는 어려워지고...여전히 투자는 보수적으로

현 시점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인플레 제어 능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가운데 미래 경기 침체에 대한 예상이 강화돼 있는 국면이다.

투자자들은 인플레 흐름과 경기 둔화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투자처를 물색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물가는 잡기 어렵고, 경기는 좋아지기 어렵다는 쪽으로 몰려 있는 가운데 전문 투자자들의 관점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I(inflation)보다 R(recession)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이란 인식 역시 적지 않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지만 인플레 고점이 멀지 않은 가운데 경기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과 고물가 등으로 둔화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KB증권은 월간 자산배분보고서에서 지금은 대체투자, 채권투자, 주식투자 순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KB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경제와 관련해선 초여름부터 추운 겨울을 걱정하는 형국"이라며 "주식투자는 경기침체 우려가 실적 전망을 충분히 낮춰야 추세적 반등이 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채권투자 부문에선 물가와 경기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크레딧 채권은 신용경색까지 대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등급이나 섹터별로 차별화가 심화될 수 있어 선호도가 떨어지며 우량 단기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인플레와 경기둔화가 동시에 밀어닥치는 환경에선 주식, 채권 가리지 않고 투자가 만만치 않다.

최근 각국 통화당국이 긴축 강도를 높인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큰 상황에선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위험자산 투자 시에도 인파이터보다는 아웃복서에 베팅하라는 식의 조언이 적지 않게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크로 제반 환경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아 주식시장의 추세 회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거시 불확실성이 여전해 지금은 지수의 추세 전환에 초점을 두기보다 방어주로의 접근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금리와 물가 방향은 상방"이라며 "방어주 중 필수소비재, 통신, 보험, 유틸리티 흐름이 양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 업종 내에서도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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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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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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