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출처: 연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0월 FOMC, 매와 비둘기 그 사이...커브 스티프닝과 정책에 대한 불신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10월 FOMC는 보는 시각에 따라 매파적, 비둘기파적 냄새를 풍겼다.
일각에선 '경기 전망 강화' 등을 근거로 매파적이라고 해석했으며, 반대 쪽에선 '향후 회의 방식 개편' 등을 근거로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석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가 여전히 높다"고 발언하면서 금리 상방 압력에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하지만 워시가 뚜렷한 정보나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아 7월 회의를 연상시켰으며, 물가 안정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벤트에 대한 해석들이 부딪히는 가운데 미국채 시장은 단기구간 금리 하락, 장기구간 금리 상승을 나타냈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FOMC를 확인한 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75bp 상승한 5.0165%,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3.30bp 오른 5.3450%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채 2년물 금리는 3.95bp 하락한 4.6975%, 국채 5년물은 0.60bp 떨어진 4.8315%를 나타냈다.
금융시장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매파적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우려했던 것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들도 이어졌다.
■ 10월 FOMC, 예상대로 동결...12월은 인상에 무게
미국 연준은 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3.75~4.00%)했다.
지난 9월 3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이후 이번 회의에선 금융여건의 변화와 물가 흐름을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오는 12월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리 동결은 찬성 10명, 반대 2명으로 결정됐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25bp 추가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경제활동이 '강한 속도(strong pace)'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성명에서 사용한 '견조한 속도(solid pace)'보다 경기 판단을 한 단계 상향한 것이다.
고용 증가세는 노동력 증가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은 큰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9월 정책 조치 이후 일부 기업과 가계의 금융 및 신용 여건이 예상대로 긴축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적인 금융여건이 이전보다 긴축적으로 변했지만 이를 긴축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며 "이러한 변화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안정 달성이 특정 시점이나 단일 경제지표에 달린 문제는 아니라며 추가적인 경제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정상적인 상황에서 선제적 정책 안내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회의 결과를 미리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6주 동안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면 적절한 통화정책 방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인상 가능성을 80~90% 이상 반영했다.
■ 연준의 흥미로운 FOMC 운영 방식 개편...비둘기파적 효과 주기도
이번 회의에선 연준의 FOMC 운영 방식 개편 발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연간 8차례의 FOMC 회의는 유지하되 2027년에는 한 차례를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 집중하고, 나머지 7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8년에는 전략회의를 두 차례로 확대해 실제 금리 결정 회의를 연간 6차례로 줄일 계획이다.
그는 "회의 일정과 의제는 단순한 행정적 문제가 아니라 논의의 질과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선택"이라며 "장기적인 통화정책 전략을 검토할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은 FOMC의 경기 판단 상향과 추가 인상 소수의견을 매파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금리 결정 회의 축소 방침은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채권시장과 함께 외환시장도 FOMC 회의 운영 방식 변화를 크게 주목했다.
연준의 회의 횟수 축소로 긴축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면서 단기채권은 강세를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약세 압력을 받은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6% 낮아진 102.16에 거래됐다.
■ 10월 FOMC, 매파적인 이유는 경기 낙관론, 물가 압력 때문?
연준은 미국 경제 성장세에 대한 평가를 기존 'solid'에서 'strong'으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에선 이 표현을 '매파적 회의로 볼 수 있는 근거'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기가 양호한 만큼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강화됐으며, 고물가 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평가들이 이어졌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강한 경제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향후 추가 긴축 여부는 에너지 가격과 물가 흐름, 고용 및 금융여건 변화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모간스탠리는 "성명서의 경제 평가엔 'strong, resilient, robust, stable' 등이 사용됐다. 이를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편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자에 리사 쿡 연준 이사가 등장한 게 매파적이란 평가도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실물 경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쿡 이사의 반대표(25bp 인상 주장)는 향후 정책 경로에 매파적 목소리가 더해졌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12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뒤집을 만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진단들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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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FOMC, 금리인상 근거 제대로 말 못해...비둘기 색채, 혹은 정책 투명성 약화 성격도
하지만 워시 의장이 동결 결정의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보였다.
이번 금리 동결은 추가 데이터와 태스크포스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정책결정 지연 전략이란 의구심도 보였다.
특히 이번 회의에선 '금리결정 회의 축소'가 주목을 받았다.
웰스파고는 "연준이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를 ‘Strong’으로 상향한 것은 3% 수준의 GDP 성장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나, 워시 의장은 연 8회 열리는 FOMC 회의 중 일부를 정책 의결 없이 전략 논의에만 집중하는 회의로 전환하는 개편안(2027년 1회, 2028년 2회)을 발표했다. 채권시장은 회의 구조 개편 이면에 드러난 의장의 불분명한 인내 기조(patience stance)와 2% 물가목표 달성 의지에 의구심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직후 수익률곡선이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을 보이는 등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됐다고 해석했다.
JP모간은 "워시 의장이 금리 의결 회의를 2027년 7회, 2028년 6회로 축소하는 회의 운영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다소 미온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자회견 직후 2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 차가 확대되는 등 장기채 시장을 중심으로 정책 신뢰 약화가 드러났다"고 했다.
BoA도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는 뚜렷한 추가 정보나 가이던스가 제시되지 않아 지난 7월 회의를 연상시켰다.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재차 부각됐다"고 밝혔다.
채권시장도 일단 단기 금리가 하락, 장기 금리 상승으로 수익률곡선을 세우면서 케빈 워시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 한은, "시장은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이벤트로 해석"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시장참가자들은 정책금리 동결이 예상에 부합한 가운데 정책결정문의 경제여건 평가 상향 조정, 연준 이사의 소수의견 등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의지가 명확히 나타나지 않은 점 등으로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뉴욕사무소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동결 결정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 FOMC 운영방식 개편 영향 등이 가세하면서 연준 통화정책 신뢰성 약화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고 전했다.
한은은 향후 미국 중간선거, 중동정세 등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간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으나 중동지역 긴장 지속,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AI 투자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총재는 "이번주 ECB, BOJ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돼 있고 중간선거(11.3일) 이후 미국의 정책변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앞으로도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 FOMC 성명서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0월 FOMC, 매와 비둘기 그 사이...커브 스티프닝과 정책에 대한 불신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