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0-26 (월)

(상보) 한은 "청년고용 부진, IT 중심 산업구조·AI 확산 영향…고용 질 악화·노동시장 진입장벽 확대"

  • 입력 2026-10-26 12: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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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한은 "청년고용 부진, IT 중심 산업구조·AI 확산 영향…고용 질 악화·노동시장 진입장벽 확대"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청년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IT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기업의 경력직 선호,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을 지목했다.

과거에는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기다리면서 실업률이 상승하는 양상이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취업 눈높이를 낮춰 상대적으로 고용 여건이 열악한 일자리로 진입하면서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청년고용 부진은 실업률이나 고용률 등 양적 지표보다 고용의 질적 지표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근 청년층 실업률이 상승하고 고용률이 하락하고 있지만 2014~2019년 청년고용 부진기와 비교하면 악화 수준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반면 청년층 취업자 가운데 임시·일용직 비중이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은 뚜렷하게 저하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러한 현상이 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된 1차 노동시장의 채용 수요 정체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1차 노동시장의 수요가 줄어들면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청년층이 1차 노동시장 진입을 기다리면서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열악한 2차 노동시장으로 하향 진입하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청년층의 취업 희망 기업 유형도 변화했다. 과거에 비해 대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비중은 높아졌다.

한은은 청년층의 양질의 일자리 수요가 줄어든 배경으로 IT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을 지목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은 반도체 등 IT 제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상용직 채용은 여전히 비IT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IT 제조업은 생산 증가에 비해 상용직 고용창출력이 낮아 경제성장이 청년층의 양질의 일자리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노동수요 정체의 영향은 다른 연령층보다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청년층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상용직 입직자 감소폭은 핵심연령층보다 청년층에서 더 크게 나타났으며 핵심연령층 대비 청년층의 상용직 입직배율도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AI 기술 확산도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하면서 초급·기초 업무에 대한 인력 수요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높은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와 산업을 중심으로 청년층 고용 감소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한은은 AI 기술의 급격한 확산이 고도화된 산업군에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제약하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청년고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청년층의 1차·2차 노동시장 간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노동 이동성은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근로자가 기존 일자리에 머무르는 경향은 강화된 반면 외부에서 새롭게 진입하는 경로는 축소됐다.

특히 2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층이 1차 노동시장으로 이동하기 어려워지는 고착 효과도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러한 구조가 지속될 경우 향후 노동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청년층의 고용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질의 일자리로 이동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청년층이 직무 역량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하고, 이후 기업의 채용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력현상(Hysteresis)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도 청년층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규직 개별해고 보호 수준은 비교 대상 23개국 가운데 10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가별 비교에서 고용보호 수준이 높을수록 청년고용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자리 지원정책을 넘어 산업정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IT 제조업의 높은 성장세가 연관 산업과 내수 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산업 간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과 AI 시대의 새로운 노동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산업 현장의 연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원활하게 진입하고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고용제도의 유연성을 높이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청년고용 문제에는 산업구조 재편, AI 기술 변화, 경직적 노동시장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노동공급 측면의 일자리 정책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에 한계가 있어 산업정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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