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0-25 (일)

(상보) 미국채 5% 시대...뱅가드 “새로운 체제 진입”

  • 입력 2026-09-28 08: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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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국채시장이 이른바 '5% 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고유가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미국의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맞물리면서 국채 수익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은 대부분 만기 구간에서 5% 안팎까지 올라섰다. 5년물 수익률은 지난 23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미 국채시장 전체의 평균 수익률도 5.1%까지 상승했다. 이는 2023년 기록한 고점인 5.12%에 근접한 수준으로 2006~2007년 당시와 비슷하다.

금리 상승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글로벌 국채지수 기준 세계 국채 평균 수익률은 4.04%까지 올라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도 최근 3%를 넘어서며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13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뱅가드의 새뮤얼 마르티네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금리 환경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체제(new regime)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졌던 초저금리 환경에서 벗어나 5% 안팎의 국채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빈센트 라인하트 BNY 수석이코노미스트도 금융위기 이후의 낮은 금리 수준을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예외적인 시기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은 복합적이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AI 관련 대규모 투자가 미국 경제의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조달 수요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자금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의 배경으로 견조한 경제 성장과 정부부채, AI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등을 지목했다. 해맥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보다 실질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최근 국채 매도세를 연준의 물가 통제 능력에 대한 신뢰 약화로 해석하는 데 선을 그었다.

미국의 정부부채가 40조달러에 이르고 재정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웃도는 가운데 국채 공급 확대가 장기금리의 구조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도 금리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고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금리스왑 시장에서는 향후 1년간 25bp씩 세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대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네 번째 인상 위험에 대비하려는 헤지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연준의 자체 전망보다 공격적인 금리 경로다.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 중간값은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채금리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의 차입비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미 국채는 모기지와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회사채 등 각종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한다. 특히 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상승 압력을 가한다.

앞서 지난 5월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등했을 당시 잭 매킨타이어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 수익률이 5%에 가까워질수록 주식시장이 채권시장의 움직임에 더욱 민감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언가가 부러질 때까지 수익률은 더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5%대 금리가 채권 투자자에게는 금융위기 이후 보기 어려웠던 이자수익 기회를 제공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이클 한스 시티즌스 프라이빗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와 같은 금리 환경을 금융위기 이후의 제로금리 시대보다 선호한다며 투자자들이 과거에는 찾기 어려웠던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티즌스는 최근 중간 전망에서도 높은 채권금리가 투자자들에게 더 큰 이자수익 잠재력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국채 매도세의 상당 부분이 이란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전쟁이 끝나고 에너지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 유가와 국채금리도 함께 하락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고유가 외에도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AI 투자 붐, 견조한 경기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동시에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글로벌 국채시장의 매도세가 확대됐을 당시에도 시장에서는 고물가가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을 유발하고 정부와 민간의 차입비용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국채 수익률이 5%에 도달했느냐보다 이 수준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쏠리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5% 안팎의 국채금리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미국 가계와 기업은 물론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연방정부까지 이전과 다른 금융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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