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국회TV

(장태민 칼럼) 홍지선의 주택시장 인식과 기본주택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6일 열리고 있다.
홍 후보는 현재의 주택 정책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 집값 급등과 임대차 시장 혼란이 이재명 정권의 지지율을 깎아먹는 일등 공신이 됐지만, 홍 후보는 기존의 정책 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지금 끌고 가는 부동산 정책도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주장했다.
■ 부동산 무능력자에 이어 갑자기 출세한 사람이 차기 국토장관
홍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도지사 시절 함께 일했던 인연 때문에 이 정부 들어 초고속 승진을 한 인물이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을 전혀 모르던' 김윤덕 의원에게 '1기 국토장관' 자리를 준 뒤 이제 경기도에서 도시주택실장(20년7월~23년1월)을 역임한 홍지선 국토2차관(25년 12월~현재)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중이다.
김윤덕 장관은 국회 업무보고 때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해 비아냥을 듣곤 했다.
홍 후보는 김 장관에 비해선 전문성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1기 국토장관을 전북 잼버리 사태 책임이 있는 김윤덕 의원으로 지명하면서 큰 놀라움을 줬지만, 2기 장관은 '경기도에서 대통령과 한솥밥을 먹던' 주택 정책을 하던 사람이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청 도시주택실장으로 일하면서 도시·주택 정책을 총괄하고 핵심 주거 공약이었던 '경기도 기본주택' 정책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주변에선 홍 후보가 국토부 차관으로 임명되기 전 기초지자체(남양주시) 부시장(24년 1월~25년 12월)이었던 점을 거론하면서 '벼락출세'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도 "홍지선 후보는 초고속 승진하며 벼락출세를 했다. 누가 국토장관에 추천했는가"라고 묻자 홍지선 후보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전날 이형일 재경부장관(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누가 추천했느냐'는 질문에 끊임없이 대답을 회피한 뒤 홍 후보도 '답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 슬며시 웃음이 났다.
■ 2기 국토장관, 작년에 서울 아파트 사서 4~5억 시세차익
홍 후보는 우선 작년에 산 집이 단기간이 4~5억원 뛰어 질타를 받았다.
홍 후보는 2025년 5월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태영타운아파트(전용면적 84.87㎡)를 10억 500만원에 매수했다.
최근 같은 평형 매매가격은 14억 7,500만원까지 기록했다. 단시간에 4~5억원이 뛴 것이다.
홍 후보는 주택담보대출과 장모님 찬스(주담대 3.7억, 장모차입 1.7억)를 활용해 작년에 집을 샀으며, 이 때의 매수가 재산을 4~5억원 불리는 계기가 됐다.
오늘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홍 후보의 '내로남불식 주택매수'를 비난하기도 했다.
필자가 볼 때 집을 사기 위해 장모님 찬스를 쓰고, 담보대출을 한도껏 활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주택정책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 이러면 문제가 되는 게 당연하다.
이재명 정부의 주된 부동산 정책이 '대출 규제와 세금 인상'이기 때문이다.
주변엔 국토부 차관이 뻔히 정책 방향을 알면서 '장모님 대출'까지 받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후보자는 원금 상환 연장에 따른 '편법 증여' 의혹까지 받았다. 배우자가 장모와 작성한 최초 차용증의 원금 상환 유예기간은 1년이었으나, 이를 최근 3년으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또 장모에게 4.6%의 이자를 지급하면서 관련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규정을 알지 못해 세금을 미납해 오다가, 의혹이 제기되자 16개월치 세금을 한꺼번에 납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장관 후보에 대한 야당 의원이 비판이 일자 그를 잘 안다는 여당 최고위원 출신 의원이 방어에 나서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2025년 10억에 산 집이 'GTX 때문에' 14억으로 올랐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국민의힘의 더러운 프레임에 분노한다"고 강도높게 후보자를 엄호했다.
필자의 눈엔 GTX 때문은 아니지만 정부 정책 덕에 후보자의 집값이 급등한 것은 확실해 보였다.
후보자의 집값이 뛴 이유는 이재명 정부의 토허제 등 규제와 실거주 위주 주택정책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정부의 잘못된 임대차 매물 소진 정책으로 여전히 서울 중급지, 하급지 집값이 급등 중이다. 장관 후보의 집은 이런 정책 덕택에 뛰었다.
■ 다주택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임대차에 대한 이해 부족
홍 후보는 차기 국토장관으로서 어떤 주택정책을 펼 것이냐고 묻자 "무주택자와 실거주1주택자를 위한 정책을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정책 기조가 그대로 간다는 의미다.
현재의 서울 집값 급등을 '윤석열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답변도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은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했다. 실천되고 있는가"라고 묻자 홍 후보는 "주거 불안 원인은 3~4년 착공 부진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김 의원이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추진하는가. 질문에 대한 답을 좀 해 달라. 그리고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점수는 몇 점을 줄 수 있는가"라고 묻자 홍 후보자는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도 안됐다. 중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한가한 소리를 했다.
현재의 정책에 대한 잘못은 시인하지 않은 채 '긴 시간을 두고' 정책을 판단해야 한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이다.
홍 후보자 자신이 전셋집을 옮겨 다니다가 다행히 작년에 서울 아파트를 구매해 4~5억의 이익을 얻었지만, 전세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보이지 못했다.
김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는 비정상인 사금융이어서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후보자는 비정상적인 전세를 옮기다니며 살았다. 전세는 없어져야 하느냐"고 하자 "저도 전세를 살면서 자산축적의 기회를 얻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전세를 살려야 한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이미 자신은 전세를 통해 돈을 저축한 뒤 은행 대출과 장모님 찬스를 써서 서울 아파트 소유자가 됐기 때문이 아닐까.
홍 후보는 "작년에 주택을 매입했지만 (그간) 전세를 살면서 힘들었던 건 타의에 의해 옮기는 것이었다"면서 "작년에 산 것도 4년 임대 경신 끝나고 집주인이 매도할 계획이라고 해서 샀다"고 했다.
그는 "전세 옮기는 것과 이사하는 게 힘들어서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후 가격이 상승(10억대→14~15억)했다"고 전했다.
흔히 세간에서 얘기하는 '생존 매수'를 한 것이다.
홍 후보는 이 정부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기 직전에 생존 매수를 해서 위기를 탈출한 것이다.
■ 이재명 정부 주택정책 잘못 시인하지 못하는 차기 국토장관
홍 후보는 '국토차관으로서 주택 정책 실패에 책임이 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자신은 2차관이어서 교통 현안 등을 다뤘다고 했다.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장관이 되면 주택공급을 신속히 추진하고 청년, 신혼 등 미래세대를 위한 주거사다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주거사다리를 강화하기 위해선 지금의 '임차인 위기'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서울 임차인 제거 정책'을 부인하지 못했다.
다주택자를 배제하고 1주택 실거주자를 우선시하는 정책은 임차 시장의 수급을 압박해 임대료 상승을 압박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엔 1천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에 전세매물이 없는 경우들도 많았다.
김은혜 의원이 "지금 전세 매물이 없는 아파트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홍지선처럼 전세 살다가 내집을 마련하고 싶다. 이런 개각을 대체 왜 한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전세를 없애겠다고 한 만큼 전세 갈아타기를 거듭해온 홍 후보도 전세를 옹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전세가 사라져야 한다고 한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홍지선 국토장관 후보자도 이재명이 아니라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홍지선 후보는 곤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한 주장에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홍 후보자는 "정책을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필자는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대체 이런 사람이 왜 굳이 국토 장관을 해야 하나.
한국 국민, 특히 무주택자들은 문재인 정부 때의 김현미, 변창흠, 그리고 이재명 정부 때의 김윤덕과 같은 주택시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고생을 했다.
■ 홍 후보의 '대표상품'은 기본주택
홍지선 국토장관 후보는 '상품 브랜드'는 기본주택이다.
그간 기본주택 관련한 입법은 여러차례 발의된 바 있다.
소득·자산·나이 제한 없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장기임대형 기본주택,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형태로 무주택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분양형 기본주택 등과 관련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노웅래 전 민주당 의원은 토지분리형 분양주택 공급촉진 특별법 등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상혁·소병훈 의원 등은 기본주택 사업 부지 확보와 재정·금융 지원, 지자체 사업 시행 권한 확대 등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은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기존 공공임대주택 체계와의 충돌, 재정 부담, 소득 제한 폐지에 따른 형평성 논란 등으로 입법화에 실패했다.
홍 후보는 이날 청문회에서 "기본주택 관련 법안이 발의는 됐었는데 결과적으로...(입법화되진 못했다)"고 했다.
기본주택이 뭔가 설명해 달라고 하자 홍지선 후보는 "(일반적인) 공공주택은 소득수준 보는 등 허들 많은데, 기본주택은 임대 아파트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 철학은 공공임대, 기본주택 등에 맞춰져 있다.
다수 국민들은 공공이 아닌 민영 주택을 원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주택 관련 공익 마인드'는 강력했다.
■ 얼치기 이론가들의 사회주의 주택정책 시도
이날 청문회에선 일부 의원이 '사회주의 주택정책'을 우려하기도 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주택은 사회주의로 가기 위한 것"이라며 "강남훈, 이한주 두 사람이 정책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것 맞느냐"고 묻기도 했다.
홍 후보는 "답변하기 부적절하다"고 했다.
'사회주의' 얘기가 나오자 민주당에서 발끈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안태준 민주당 의원은 "홍지선 후보 주택정책이 사회주의인가. 서울시장 오세훈도 공공임대를 중산층에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고 발끈했다.
이재명 정부 경제 철학의 중심엔 이한주, 강남훈 등이 있다. 이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칼 폴라니주의자들이다.
칼 폴라니(1886~1964)는 헝가리 출신 사회주의자로 '토지·주거의 탈상품화'를 주장했다. 지난 2022년 작고한 정태인 홍익대 교수가 칼 폴라니주의자로 유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멘토 중 한 사람인 이한주 정책특보는 칼 폴라니의 사회적 경제와 탈상품화 철학을 한국형 경제 모델로 이식하기 위해 노력해 온 인물이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칼 폴라니의 탈상품화(De-commodification)와 허구적 상품(토지·노동·화폐)의 공공성 회복 담론을 한국 경제에 실험하고 있다.
강 교수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기본소득·기본사회' 정책 이론의 핵심 설계자이자 칼 폴라니의 사상을 한국 현실에 이식해 온 대표적인 학자로 통한다.
그는 올해 3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전반을 조율하는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의 초대 부위원장으로 공식 위촉된 바 있다.
기본주택은 칼 폴라니주의자들의 경제철학과 직결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기본주택은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한계를 넘어 소득·자산 조건 없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도심 역세권 등 양질의 주택에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신공공 주택 모델' 개념이다.
'아름다운 사회주의 주택정책', 과연 21세기 한국 사회에 이식될 수 있을까.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