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10 (목)

(장태민 칼럼) 임대주택사업자 논란...여당 내 유일하게 문제 심각성 아는 이언주

  • 입력 2026-09-10 15:2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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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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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재명 정부가 등록임대주택사업자 세제혜택 축소를 내세워 2027년까지 매도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임대사업자들이 보유 주택을 팔면 매물 부족을 해소하고 집값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과거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주택들은 최장 8~10년 동안 의무 임대를 해야 했다. 그런데 임대사업자들은 이 의무 기간이 지나 자동 말소된 후에도 기한 제한 없이 양도세 중과 배제 및 장기보유특별공제(50~70%)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이를 손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있으면서 시장 매물 동결(잠김 현상)이 이어져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봤다.

정부는 2027년 12월 31일까지만 기존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데드 라인'을 제시하면서 임대사업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기 2027년까지 매물을 내놓으면 집값이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어리석은 정책이다.

현재 주택 신규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다주택자, 특히 그간 민간임대차시장에서 공급 역할을 해온 등록임대주택제도를 갑자기 폐지할 경우 수급 불안이 심해질 게 뻔하다.

전월세 시장의 공급 중 약 15%를 차지하면서 전세인상률을 연5% 이내로 막는 이 제도를 무너뜨리면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가 신뢰보호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형태여서 여러가지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 임대주택사업자는 투기꾼인가?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 사람들 아닌가"

정부의 정책 대로 임대주택사업자들이 모두 집을 팔아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임차인들이 살 집이 없어진다.

정부는 당장의 '매물 압력에 따른 집값 하락 압력'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이 물건들이 없어지면 무주택 서민들은 저렴한 임대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진다.

사실 등록임대주택사업자는 '안정적인 주거 보장'을 통해 없는 사람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해온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일반 전월세는 2년(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시 최대 4년)마다 이사를 걱정해야 하지만, 등록임대주택은 의무 임대기간 동안 최장 8~10년 이상 한 집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 증액 비율도 연 5% 이내로 엄격히 제한됐다. 주변 집값이나 전세 시세가 급등하더라도 세입자는 터무니없는 임대료 인상 요구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어 집주인이 파산하거나 역전세난이 발생하더라도 세입자는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

■ 사실상 정부의 '계약 위반'...고마움 표해도 모자랄 판인데...

등록임대사업자는 정부정책을 믿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켜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부의 정책 권장에 따라 법을 준수하면서 싸게 임대주택을 공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에 "민간에서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해달라"며 세제 혜택을 제시하고 등록을 적극 권했다.

임대사업자들은 5% 임대료 인상 제한, 8~10년 장기 임대, 보증보험 의무 가입, 렌트홈 신고 등 엄격한 규제를 성실히 이행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에 따르고 임대 물건을 공급한 덕분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적용되는 징벌적 중과세율(기본세율 + 20~30%p) 대신, 일반세율(6~45%)을 적용받았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우대 공제율도 적용 받았다. 8년 이상 임대 시 50%, 10년 이상 임대 시 70%의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었다.

그간 일부에선 "등록임대사업자들이 양도세를 한 푼도 안 내고 특혜만 누렸다"고 주장하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정부의 규제를 모두 지킨 후 남은 차익에 대해 감면된 세금을 납부했을 뿐이다.

등록임대사업자들은 5% 인상 제한으로 얻지 못한 시세 임대수입과 보증보험료 등 각종 유지 비용을 치르는 대신, 집을 팔 때 양도세를 일정한 비율로 할인을 받는 '계약'을 정부와 맺었던 사람들이다.

■ 등록임대사업자...그들은 악마인가, 천사인가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자 악마화 프레임' 이후 최근 많은 사람들이 등록임대주택 제도의 세제 혜택 축소를 넘어 폐지 주장까지 펼쳤다.

예컨대 이들을 보는 악의적인 시각은 이런 식이다.

"시세 차익을 노린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종부세 합산 배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온갖 세금 혜택을 누리면서 주택 매물마저 잠궈 집값을 더 띄웠다."

정부는 이런 시선에 동조해 세제 혜택을 없애 내년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인중개사 등 주택시장 흐름을 관찰해온 사람들은 이런 정부의 시선을 위험하게 본다.

정부가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민간 주거 안정 장치를 부수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를 없애려고 하는 것은 몇 가지 측면에서 큰 문제가 있다.

우선 신뢰의 문제가 대두된다. 정부 권유로 등록해 5% 임대료 인상 제한, 보증보험 가입 등 엄격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음에도, 정권이나 정책 기조가 바뀔 때마다 투기꾼으로 몰아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을 크게 무너뜨리는 행위다.

두번째 '가장 중요한 문제'인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밖에 없다.

민간 임대사업자가 대거 이탈하거나 매물을 처분하면,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든다. 단순히 물량만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등록임대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한 데다 장기간 거주할 수 있었다.

즉 '상대적으로 싼' 임대주택 공급이 줄여버리면서 상당수 서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싼 물건을 줄여버림으로써 세입자들은 전월세 부담 급증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계약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정부가 내년까지 매도를 강제하더라도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실거주 의무 규제 등과 얽혀 있어 실제 매도가 불가능한 임대인이 많다는 점도 거론된다.

■ 정부의 속내는 '공공 중심'...이러면 국민들이 거대한 빚 떠안아

사실 정부가 민간의 등록임대주택제도를 폐지하는 중대한 이유 중 하나는 '공공' 중심으로 가기 위한 측면도 커 보인다.

정부는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줘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보다는,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려고 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매임임대와 건설입대다.

매입임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지방공사가 기존의 빌라, 다세대, 오피스텔, 혹은 신축 주택을 직접 사들여서 서민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건설임대는 LH나 지자체가 땅을 매입하고 직접 아파트나 주택을 지어서 공급하는 방식이다.

공공임대를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적 부담은 결국 국가 재정과 공기업 부채로 이어진다.

주택을 대량으로 매입하거나 지으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정부의 재정 지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LH 등은 공사채를 찍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또 사들인 주택을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임대하고 유지·관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 사업을 할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부채가 늘어난다.

이는 현재의 LH 부채 상당 부분이 임대주택 사업에서 발생한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결국 LH의 적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 결국 국민의 혈세(재정투입)로 메워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방점을 두는 공공임대 확충은 국민의 부담과 국가 부채를 늘리는 길이다.

냉정하게 말해 공공은 좋은 집을 공급하기도 어렵다.

공공은 재정 한계상 도심의 핵심 알짜 입지나 대단지 아파트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다.

민간 임대사업자들은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의 아파트나 주택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간 매물이 줄어들면 임차인이 원하는 선호 지역의 전월세 기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 정부의 기업 임대주택 활성화 의지 막아야...혹시 해외에 시장 내 줄 작정일까

최근 정부는 전월세난을 해소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장기·기업형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혜택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러자 부동산 업계에선 "수년간 임대주택을 공급해 온 기존의 개인 등록임대사업자의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2027년까지 매도를 유도하는 이유가 기업형 임대주택을 위한 것이었느냐"고 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반인 임대는 안 되고 기업들의 임대는 가능하다면 부당한 차별이다.

특히 일부에선 이재명 정부가 전세를 없애고 대형 글로벌 기업들에게 '한국 월세시장 사업권'을 내주려는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큰 손들이 한국 렌트 시장에 유입돼 이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렌트가 급등할 수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임대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은 그간 다른 나라에 없는 전세제도, 전세와 월세의 경쟁, 임대사업자들의 값싼 물건 공급 등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임대료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실거주 우대정책, 전세 악마화 등으로 이미 월세가 폭등해버린 상태다. 주택 임대시장에 큰 상처가 난 상황에서 정부는 소금마저 뿌리려 하는 것이다.

■ '경제통' 이언주, 여당 내 유일하게 임대주택 정책의 위험성 거론

다행히 민주당 내 드물게 존재하는 '경제통'인 이언주 의원이 이 문제를 지적해 반가웠다.

이 의원은 2027년까지 등록임대주택사업자의 세제혜택 축소와 매물 유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이언주 의원은 9일 "등록임대주택사업자의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2027년까지 매도를 유도하는 것은 안그래도 심각한 전월세난을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또 정부정책을 믿고 그간 전월세시장을 안정시켜온 임대인과 그간 그 제도를 믿고 거주해온 세입자 등 선의의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업계를 아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과 똑같은 목소리가 여당에서 나온 것이다.

이 의원은 "최근 정부가 전월세난을 해소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장기·기업형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혜택을 지원하겠다는 보도를 접했는데,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그럴거면 이미 수년간 임대주택을 공급해 온 기존 개인 등록임대사업자의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2027년까지 매도를 유도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최소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해도 조금씩 점진적으로 할 일이지 이리 급히 무리하게 할 일은 아니다"라며 "어떻든 그간 임대료 인상 5% 상한제로 등록임대주택이 임대차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음을 감안할 때 갑자기 그 제도를 중단시키다가는 전월세시장에 큰 무리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전월세난 등을 감안할 때 최대한 이 제도는 존치하는 게 바람직하다. 설사 등록임대주택제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어차피 정책신뢰가 깨져 지속되기 어려울 것 같긴 하다) 매도와 실거주 강제로 있던 세입자가 쫓겨나는 사태가 단기간에 일어난다면 전월세시장의 혼란은 극심해질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적어도 현실적으로 매도를 위한 기간을 최소 몇년 정도는 더 보장해 주고 계약갱신권 등의 사유로 임차인이 나가지 않는 경우도 연장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언주 의원은 정부와 여당 내에서 '드물게'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임대인과 임차인은 임대차시장의 동전의 양면이자 두개의 톱니바퀴 같은 것"이라며 "시장은 하나만으로 굴러가지 않고 두개의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야 굴러간다"고 했다.

선량한 임대인이 안정돼야 전월세시장도 안정되는 법이지, 서로 갈라치기 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부동산세제개편안 논의가 그간 우리 사회의 신뢰를 구축해 온 선량한 임대인을 존중함으로써 임차인 즉 서민들의 주거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의원의 전날 발언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었지만, 최근 정부 관계자들이 보인 '주택시장 갈라치기' 발언과 너무 차이나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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