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31일 미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 이벤트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 금리가 단기구간 위주로 크게 밀렸다.
미국채2년물 수익률은 11bp 넘게 뛰어 4.34%를 넘었으며, 국채10년물 수익률은 4bp 남짓 올라 4.71%를 넘어섰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잭슨홀 행사에 참석하면서 "한미 금리차만 기준으로 금리를 기계적으로 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메시지를 던졌다.
■ 케빈 워시 매파 발언 여파...美2년 금리 11bp 넘게 뛰고 달러가격 0.5% 점프
미국채 금리는 28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여파에 단기구간 위주로 뛰었다.
워시는 9월 FOMC의 금리인상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30bp 상승한 4.71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05bp 오른 5.2045%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11.35bp 급등한 4.3435%, 국채5년물은 8.55bp 뛴 4.4835%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9월 금리인상 확률은 워시의 연설 전 40%에서 55%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금리가 급등하자 보조를 맞추며 속등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1% 높아진 99.6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8% 낮아진 1.1585달러, 파운드/달러는 0.43% 내린 1.353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3% 오른 160.0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8% 상승한 6.731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4%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에도 호르무즈 통항 회복 기대가 작용했다. 케빈 워시의 매파적 발언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3달러(0.16%) 내린 배럴당 83.4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39달러(0.43%) 하락한 배럴당 89.31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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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주가, 금리인상 우려에도 제한적 약세
뉴욕 주가도 워시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에 약세를 나타냈으나 약세 폭은 제한됐다.
주식시장에선 기대 이하의 가이던스를 제기한 마벨의 급락으로 반도체주 약세가 뚜렷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45포인트(0.02%) 내린 5만3559.9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9.23포인트(0.25%) 하락한 7711.76, 나스닥은 138.93포인트(0.52%) 밀린 2만6402.4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1.3%, 유틸리티주는 1.1%, 산업주는 1% 각각 내렸다. 반면 재량소비재주는 1.7%, 통신서비스주는 1.6%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마벨은 10.3% 급락했고, AMD와 인텔도 2.3% 및 2.9% 각각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0.4% 밀렸다. 전날 9% 급등한 엔비디아는 차익실현 매물에 4.6% 낮아졌다. 반면 아마존은 4%, 메타플랫폼스는 1.2% 각각 올랐다.
■ 워시, 9월 인상 가능성 열기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시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책무이며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물가 지표에 대해 "더욱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대해서는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금융 여건을 두고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단기 금리가 연준의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양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시장은 워시 의장의 발언에 대해 연준이 필요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지난달 FOMC 이후 연준이 실제로 추가 긴축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를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에 워시 의장이 일정 부분 답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워시 의장은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신호를 주지 않았다.
자신의 발언을 특정 회의의 정책 결정을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높여 반영했다.
워시의 연설 전날 30%대 중반이던 CME 페드와치의 금리인상 확률이 50%대 후반으로 급등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제 시장은 9월 FOMC 전 발표되는 고용과 물가지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과 물가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워시 의장의 이번 발언과 맞물려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시장 둔화가 뚜렷해지거나 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약화하면 인상 기대가 다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다음 달 15~16일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 잭슨홀 간 신현송, "한미 금리차만 기준으로 기계적 조정 안해"
신현송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차만을 기준으로 한국은행이 기계적으로 금리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재는 미국 현지시간 28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계기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신 총재는 "환율도 어느 정도 잡고 어떤 종류의 쇼크가 와도 상당히 잘 준비된 상황"이라며 "이제 원화는 어느 정도 면역력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인덱스가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원화가 강세를 나타낸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2.5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 24일의 1,367.2원 이후 약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 총재는 최근 환율 하락 배경으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관련 자금 유입과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 확대 등을 꼽았다.
신 총재는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외환위기 등의 트라우마로 환율이 갖는 의미가 막대하다"며 "단순히 교역조건을 보여주는 상대가격이라기보다 여러 지표를 아우르는 지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특히 환율이 중요한 변수이고 통화제도의 신뢰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라며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미국에 연간 최대 2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실제 투자 규모는 국내 외환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조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합의한 것"이라며 "최대 200억달러를 투자하겠지만 우리 상황이 여의찮으면 그것보다 적게 하거나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 기준 약 4,27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외환자산 운용수익 등을 감안하면 연간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환율에 부담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대해선 높은 평가를 내놨다.
신 총재는 워시 의장의 연설이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이 느꼈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진단했다.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과 연준의 2% 물가 목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금리의 역할을 명확히 연결했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그간 갈증을 느꼈던 것을 많이 해소했다. 워시 의장이 큰 그림을 그리면서 시장에서 요구했던 요소들을 어느 정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두고 "9월 FOMC에 대한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워시 의장의 연설이 9월 금리 인상을 확정적으로 예고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시장이 연설을 소화하면서 "9월 회의가 중요해지겠구나"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워시 의장 연설 이후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도 연준에 대한 시장 신뢰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신 총재는 "2년 금리는 많이 올랐고 장기금리는 많이 안 올랐다"며 장기금리 안정은 시장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워시 의장이 중앙은행의 과도한 시장 소통을 경계하는 데 대해서도 공감을 나타냈다.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정보를 제공하면 시장 참가자들이 자체적인 경제 분석보다 중앙은행 발언에 의존하게 되고, 중앙은행이 다시 그 시장가격을 정책 판단에 활용하는 이른바 '거울의 방'(Hall of mirrors)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시장 기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계속 말만 하면 안 되고 항상 들어야 한다"며 시장을 관찰하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워시 의장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점도표와 관련해서는 한은이 최근 도입한 이른바 'K-점도표'를 당장 폐기하거나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점도표를)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며 "도입 1년 후 금통위원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한은이 한미 금리차만을 고려해 금리를 따라 올리지는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신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반드시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린다면 통화정책 수행 여건이 바뀌는 만큼 새롭게 판단하겠지만 기계적으로 금리차만 맞춰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안정 위험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택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데다 광의 유동성과 시장성 자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 불균형이 확대되기 전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총재는 "금융안정은 호미로 잡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도 "가급적 호미로 막아야 하지만 필요하면 가래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 주말 경제부총리의 놀라운 경질...이형일 1차관이 장관에
청와대는 전날(30일) 전격 개각을 발표하고 구윤철 경제부총리에 대한 경질을 발표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구 부총리는 30일 오전 미국 애슈빌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출국 직전 현장에서 개각을 통한 교체 소식을 접하고 일정을 전격 취소하려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총리는 공항 대기실에서 교체 소식을 듣고 일정을 취소하려다 번복해 예정대로 출국했다.
새 경제부총리엔 이형일 1차관이 지명됐다.
구 부총리는 신임 부총리가 공식 취임할 때까지는 인사청문회 등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약 1달간 직무를 계속 수행해야 할 듯하다.
따라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 주요국 인사들과의 양자 면담이 잡힌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할 경우 외교적 결례가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구 부총리는 일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일정을 정상 소화한다.
전날 인사에선 국토교통부 장관에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소영 민주당 의원, 법무부 장관에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국방부 장관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성평등가족부 장관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명됐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부활했으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탁됐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대통령 정무특보로 위촉되며 청와대에 복귀했다.
■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주시해야
지난 28일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에 하락했다.
3년 국채선물은 전일비 17틱 하락한 103.34, 10년 선물은 58틱 급락한 105.7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3년 선물을 2만 4,278계약, 10년 선물을 1만 6,090계약 순매도했다.
3선, 10선 매도 규모 모두 놀라웠던 가운데 외국인의 10년 선물 순매도 규모는 역대 3위에 해당할 정도로 컸다.
'금통위의 백투백 인상+도비시한 총재 발언'에 시장이 무리했던 부분이 외국인의 놀라운 선물 매도와 겹쳐 되돌림됐다는 평가도 보였다.
주말 케빈 워시의 매파적인 메시지 속에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이 오늘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케빈 워시의 인플레 대응 의지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