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8-25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베선트의 TGA 활용한 바이백...한국, 미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장기채 접근

  • 입력 2026-08-25 13:5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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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 재무부의 바이백 효과를 두고 논란이 인 가운데 이번엔 재무부가 바이백을 위해 보유 현금 동원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이 소식은 일단 장기물 금리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50bp 하락한 4.697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65bp 떨어진 5.2260%를 기록했다.

미국 CNBC는 재무부가 1조달러에 육박하는 보유 현금을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당국도 장기물 발행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 트레저리,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변화?

TGA(Treasury General Account, 재무부 일반계정)는 미국 재무부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개설해 둔 정부 당좌계좌다.

TGA는 미국 정부의 통장이다. 정부의 각종 세금 수입이 들어오는 계좌이며,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도 이 계좌로 입금된다.

공무원 월급, 국채이자 지급, 국방비 등 정부의 지출도 이 계좌를 통해 나가게 된다.

금융시장은 TGA 잔고 변화 등을 통해 유동성 흐름을 파악하기도 한다.

정부가 세금을 거둬들이거나 국채를 많이 발행해 TGA에 돈을 쌓으면 시중 은행과 시장에 돌아다니던 현금이 정부 계좌로 들어간다. 이러면 유동성이 줄어든다.

정부가 예산을 집행해 TGA의 돈을 시중에 풀어내면, 그 자금이 상업은행과 민간으로 들어간다. 이 경우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미국 매체 CNBC가 24일 장기국채 바이백 재원으로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도하자 채권시장은 수급 보강을 기대했다.

미국 채권시장은 최근 장기채 바이백 재원과 관련해 재무부가 단기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 장기물을 사들이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봤다.

이러면 수급적으로 일드 커브가 눌리게 되며, 재무부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나타난다.

하지만 TGA 자금까지 투입되면 재무부는 단기채권 발행 우려를 줄이면서 더 큰 규모로 장기채권을 살 수 있다.

■ 늘려놓은 TGA 잔고

논리적으로 볼 때 TGA 자금이 풍부하면서 단기채 발행 없이도 장기채 바이백이 가능하다.

예컨대 세수 입금 등으로 TGA에 현금이 많이 쌓여 있다면, 재무부는 신규 국채를 전혀 추가 발행하지 않고도 TGA 통장에서 돈을 꺼내 시중의 장기채를 사들일 수 있다.

다만 TGA 잔고만으로 바이백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재무부는 단기채(T-bills)와 TGA 자금을 같이 활용해서 장기채를 매입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TGA 잔액이 늘어났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취임 이후 TGA 잔액은 약 9,50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목표로 제시됐던 5,500억~6,0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19일 재무부가 잔존만기 10~20년과 20~30년 구간 국채의 유동성 지원 목적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베선트 장관은 "40억 달러는 하한선일 뿐이며 필요하다면 그 이상으로 매입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TGA 수급 여유가 상당한 가운데 주당 바이백이 80~10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난다. 베선트 체제에선 초과현금 여유가 4천억 달러 수준까지 늘어나서 실탄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TGA 활용의 한계

TGA 잔액을 보면 장기채를 살 수 있는 수급 여력이 상당히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바이백으로 재무부가 비상금을 다 써버리면, 나중에 부채한도 위기가 왔을 때 버틸 수 있는 '버티기용 실탄'이 바닥난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또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상당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채권 발행 물량 부담 자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TGA 자금을 쓰는 것은 결국 지출 시점을 뒤로 미루는 효과일 뿐, 언젠가 TGA 잔고가 타겟 수준(예컨대 6,000억달러 선)으로 내려오면 결국 다시 단기채든 장기채든 발행을 늘려 충당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법으로 정해진 부채한도(Debt Ceiling)가 있다. 의회가 이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정부는 더 이상 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릴 수 없다.

국채 발행이 막히면 미국 정부는 디폴트나 셧다운을 막고 정부 운영비, 공무원 월급, 국채 이자를 제때 지급하며 버티기 위해 TGA를 활용한다.

TGA에 있는 현금으로 장기채를 사들여(바이백) 장기 금리를 낮추는 것은 현재의 금융시장 안정에는 수급 호재지만, 정치적 리스크(부채한도 협상 교착)가 발생했을 때는 정부의 버티기 능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 TGA 일시 활용, 현재 비정상적인(?) 고금리 문제 해결엔 유용한 접근

CNBC는 24일 "새로운 부채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내년 겨울 이후인 만큼 재무부가 TGA를 일부 활용하더라도 이후 잔액을 다시 확충할 시간은 충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당장 미국 정부가 높은 장기금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만큼 이 시기에 TGA를 적극 활용하게 되면 정책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 급등은 정부의 이자 부담을 키웠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 등 민간의 자금조달 비용까지 끌어올려 부담을 주고 있다.

지금은 미국 물가 압력이 여전히 연준이 정책 완화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에서 연준이 장기금리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 완화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재무부가 국채 수급을 통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바이백 확대는 금리가 기초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즉 미국 재무부는 최근 장기금리가 크게 오른 것에 대해 국가부채 증가에 대한 구조적인 재평가보다는 회사채 발행 증가 등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의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베선트는 장기 국채 입찰 규모 축소나 바이백 추가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24일 이란 제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장기물 입찰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정례적인 국채 입찰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며 관련 결정은 예정대로 다음 분기 국채발행계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백 추가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아직 국채를 단 한 장도 사들이지 않았다"며 "다음 바이백은 9월 9일"이라고 말했다.

■ 한국도 급등한 초장기물 금리 제어 필요성

자료: 최근 국고30년, 국고10년 금리와 30년-10년 스프레드,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국고30년, 국고10년 금리와 30년-10년 스프레드,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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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 초반 국내 채권시장이 밀리는 가운데에서도 20년, 30년 등 초장기 금리는 하락했다.

정부 당국이 바이백과 교환 등을 통해 장기물 발행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10년물 아래에 있었던 30년물 금리는 최근 급등했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초장기 구간 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됐다.

부채 시가평가 등으로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서 생명보험사가 장기채권을 살 필요성이 감퇴하자 장기채 수급에 큰 변화가 온 것이다.

결국 30년-10년 스프레드는 장기간 역전 상황을 유지하다가 6월 이후 본격적으로 '정상화' 됐다. 최근 30-10년 스프레드는 40bp 수준까지 벌어지다가 현재는 30bp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고 30년물 금리가 신고점 경신 흐름을 이어가자 정부도 부담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나타냈다. 따라서 시장도, 정부도 나름대로 장기물 발행 비중과 관련해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형성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베선트 장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 발언은 국내외 채권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이 장기채 바이백 규모 확대, TGA를 활용한 장기채권 매수 등의 방법을 고안한 뒤 오늘은 장 초반부터 국내에서도 장기채 바이백 얘기가 나와 초장기 구간 금리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PD들이 장기채 수급 조율에 나선 뒤 일단 국내 초장기 구간 금리도 추가 상승에 눈치를 보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글로벌하게 장기 금리가 뜨는 가운데 한국은 제도적으로 장기 구간 금리를 띄웠다.

다른 딜러는 "일단 최근 국내 보험사는 ALM상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맞춰지거나 오히려 자산 듀레이션이 길어져서 현 금리 대에서는 채권을 살 수 없었다"면서 "사실상 초장기 수급이 무너져서 당국이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장기 금리 급등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특히 최근 베선트의 전략이 나온 뒤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도 이런 류의 전략을 따라해야 한다고 봤다"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장기구간 금리가 지나치게 뛰는 것은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미 당국의 장기채권 입장...한국도 수급 혼란 온 초장기 구간 방치 어려워

재경부는 현재 보험사 등 장투기관의 수요 변화를 가늠하는 중이다. 시장의 수요 구조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고채 발행구조를 검토할 때 단순히 현재의 금리 수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별 수요와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올해 상반기 전체 국채 발행에서 30년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5.61%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보다 높았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 수요가 약화되면서 발행물량과 실제 시장의 소화 능력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지난 6월 국고30년물 금리가 10년 금리 위로 올라온 뒤 스프레드를 빠르게 확대하며 최근엔 40bp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18일엔 국고채 30년 민평금리가 4.750%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 금리는 30년 국채 도입 이후 신고점이었다.

재경부는 다만 만기 비중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쪽 비중을 줄이면 한 쪽을 늘려야 하는 등 상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전체 국고채 발행 규모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만기별 발행 비중을 조정하면 다른 구간의 발행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특정 만기의 물량을 줄이는 것이 시장 수급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물량을 다른 구간에서 소화해야 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일단 장기물 발행 비중을 가이던스 35%±5%의 하단 수준을 유지하면서 30년물 경과물 바이백과 경과물·지표물 간 교환 등을 통해 시장의 수급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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