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달리오 "美부채위기 대비 채권 축소, 금·비트코인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가 미국이 이르면 1년, 늦어도 5년 안에 부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채권 비중을 줄이고 금과 비트코인 등으로 자산을 분산할 것을 권고했다.
21일(현지시간) 달리오는 자신의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부채 위기가 "현재 우리가 가고 있는 경로가 바뀌지 않는다면 3년 안에, 2년 정도의 오차를 두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재정·통화정책이 지속될 경우 대략 1~5년 안에 부채 문제가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달리오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기존 국채의 차환과 이자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는 점을 핵심 위험으로 지목했다.
그는 올해 미국 정부의 세입을 약 5조5천억달러, 지출을 약 7조5천억달러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약 2조달러의 재정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부담하는 순이자 비용은 연간 약 1조달러에 달하고 만기가 돌아와 차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도 약 1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달리오는 부채가 늘어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어느 시점에는 투자자들의 국채 수요가 늘어나는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 수요가 부족해지면 미국 정부는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금리 상승은 다시 정부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재정적자를 확대해 추가적인 국채 발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간 투자자만으로 늘어난 국채 공급을 소화하지 못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유동성 확대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리오는 최근 상황이 자신의 저서 '국가는 어떻게 파산하는가: 빅 사이클(How Countries Go Broke: The Big Cycle)'에서 제시한 부채 사이클의 전개 과정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그의 이번 경고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수년 만의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미 재정 건전성과 국채 수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미 재무부는 최근 장기 국채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장기물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장기금리는 바이백 발표 직후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면서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달리오는 미국이 부채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자를 적극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7% 수준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약 3%까지 낮출 경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정부 지출 감축과 세수 확대, 금리 부담 완화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채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달리오는 재정적자가 적절하게 관리되고 경제나 지정학 측면에서 대규모 외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위기가 늦춰지거나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대규모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위기 시점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에게는 미국과 미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와 자산군을 다양화할 것을 조언했다.
달리오는 "일반적인 조언으로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가 탄탄하고 내부 정치 또는 외부 지정학적 갈등이 크지 않은 자산군과 국가로 잘 분산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특히 채권과 같은 부채성 자산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금과 비트코인을 활용한 헤지를 제시했다.
그는 포트폴리오의 약 10~15%를 금에 투자하고 비트코인에도 일부 자금을 배분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달리오는 "자금의 적은 비중인 10~15% 정도를 금에 넣는 것은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수익률 역시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정부가 만들어내지 않는 화폐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달리오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역시 높은 부채와 재정 부담에 따른 유사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