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8-18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에서 전이된 장기금리 급등세

  • 입력 2026-08-18 11:2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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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8일 11시19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8일 11시19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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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장기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장기금리도 큰폭으로 뛰었다.

미국 장기금리가 인플레와 수급 부담을 동시에 반영하며 상승세를 거듭해 국내 이자율 시장도 압박했다.

중동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마저 미국 장기채권 저가매수에 나서지 않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글로벌하게 장기 금리가 밀리다 보니 국내 채권시장도 별 수가 없다"면서 "10년 입찰까지 있는 데다 외국인까지 선물을 매도하니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 무서운 미국채 장기금리 상승세

국내 연휴기간 미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7%를 넘어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4일 5.00bp, 17일 2.90bp 상승해 4.7220%로 뛰어올랐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 31일(4.7360%) 이후 최고치다.

중동 지역 교착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국채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이란 협상 교착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장기물 수익률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은 5.3%대를 돌파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14일 4.65bp, 17일 4.40bp 뛰어 5.3040%를 기록했다. 이 금리는 지난 7월 31일(5.2780%)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다.

반면 단기 구간 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됐다. 미국채2년물 금리는 14일 2.70bp 오른 뒤 17일엔 보합을 나타내 4.1735%를 기록했다.

미국채5년물 수익률은 14일 4.95bp, 17일 0.85bp 오른 4.3700%를 나타냈다.

현지시간 17일 WTI 선물이 2.10달러(2.55%) 상승한 배럴당 84.50달러를 기록하는 등 유가가 다시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은 인플레 부담을 느끼는 중이다.

기반 약화된 미국채 수급...공급증가·수요감소 우려 동시에 작용

최근 미국 장기채 수급에 대한 의구심은 저가매수 세력들의 적극적인 진입을 막았다.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수급에 대한 걱정도 미국채 시장에 대한 매수접근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우선 최근의 수급 부담은 국채 입찰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13일 실시된 25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미국 국채 입찰에서 발행금리는 2001년(5.52%) 이후 최고인 5.216%를 기록(응찰률 2.39배, 직전 6회 평균 2.36배)했다.

그 전일 10년물 발행금리도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최근 입찰 결과를 본 미국시장에서는 입찰이 무난히 소화돼 미국 국채 수요가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재정적자·인플레이션 불확실성 등의 위험을 반영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경우 장기금리가 5%대에서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왔다.

미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다.

연방정부의 연간 재정적자가 2조달러에 이르는 가운데 이를 충당하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면서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도 미국채 시장 입장에서는 수급 부담 요인이다.

해외 투자자들 중 미국채를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일본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 역시 수급 기반을 약화시킨 요인이다.

BOJ의 통화정책정상화로 일본 장기금리가 크게 올라온 가운데 일본 투자자의 환 헤지 후 미국채 매수 매력 역시 저하돼 일본의 미국채 수급 지지 역할은 떨어졌다.

특히 최근엔 엔저를 막기 위해 일본 재무당국이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해야 했다.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선 미국채를 팔아야 했다.

■ 최근 더욱 놀라웠던 건...경제지표 부진에도 장기금리 잘 안 빠진 점

요즘은 금리 하락을 지지하는 경제지표가 발표됐음에도 미국 장기채 금리가 잘 빠지지 않아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최근 미국 시장에선 고용쇼크 이후 CPI·PPI가 둔화됐지만 장기금리는 잘 내려가지 않았다.

국내 연휴기간 중에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는 예상을 큰 폭으로 밑돌았지만 금리는 빠지지 않았다.

현지시간 14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6% 감소하며 예상치 0.1%를 하회했다. 지난 2025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으며, 감소폭은 2025년 5월 이후 최대였다. 자동차·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예상치(+0.3%)를 하회한 0.2% 감소를 나타냈다.

시장은 소매판매 둔화를 일시적 영향으로 보면서 금리 하락요인으로 받아들이는 데 한계를 보였다.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예상치(55.0) 및 전월(55.2) 수준을 모두 하회한 51.0으로 떨어졌다.

미국 소비자들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 4.2%에서 4.3%로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5~10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3%로 전월과 같았다.

바클레이즈는 "미국 경기와 물가 모두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지표들은 단기금리가 더 뛰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나, 장기금리를 제어하지는 못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장기 채권에 대한 우려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선 초장기 구간의 매수 주체인 보험사 등이 채권을 사지 않는 사이에 소위 '빈집털이' 세력이 들어와 가격 급락을 견인하는 등 수급 불안을 이끌기도 했다.

글로벌 장기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제도적 요인은 한국 장기채 수급구조를 악화시켰다.

IFRS17, K-ICS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부채평가 방식이나 자본비율규제로 인해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부담이 줄어들어 굳이 장기채를 사지 않고 오히려 매도(손절)하게 되고,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부담이 늘어나 채권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변동성을 더욱 키운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엔 가격 메리트는 인정하지만, 수급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이 보인다.

B 증권사 채권딜러는 "최근 초장기 수급 자체가 좋지 않아 장이 크게 흔들렸던 상황에서 미국발 장기금리 급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면서 "외국인 장기선물 매도 등이 겹치면서 장기구간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적거리면서 장기구간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중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C 채권운용역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그널은 없는 가운데 미국채 30년 금리가 5.3%를 넘어가고 있다. 장중 아시아 장에서 추가적으로 밀리니 모든 테너가 스티프닝 쪽으로 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미룰수록 지금 같은 상황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 같다.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금리 인상이 없다고 보면, 미-이란 전쟁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커브 스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국내외 일드 커브 스팁 압력이 과대 평가된 상황이라는 주장도 보인다.

D 매니저는 "지금 채권시장이 공포 국면에 있다보니 크게 밀리는데, 국고10년 4.4%대면 매수 마인드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지 소로스의 애제자였던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묶인 매듭을 풀 수 있을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선트는 미국 금리의 상승을 막고 달러/엔 환율 하락세를 유도하려는 중이며, 이 정책이 먹히지 않으면 트럼프도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금은 환율과 일드 커브를 둘러싼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이 정책에 반기를 든 세력간의 힘대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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