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미국 장기금리 상승 여파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채30년물 금리는 5.3%를 돌파해 19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재차 4.7%를 넘어섰다.
미국 장기금리는 중동사태를 둘러싼 긴장감, 수급 우려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이나 물가 둔화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제대로 제어되지 않아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은 중동 불안과 미국 장기금리 상방 압력에 따른 환율 움직임, 외국인 매매 등도 주시해야 할 듯하다.
■ 美금리, 14일~17일 중동 우려 등에 따라 장기금리 상승...30년 5.3% 돌파
국내 연휴기간 미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7%를 넘어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4일 5.00bp, 17일 2.90bp 상승해 4.7220%로 뛰어올랐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 31일(4.7360%) 이후 최고치다.
중동 지역 교착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국채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이란 협상 교착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장기물 수익률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은 5.3%대를 돌파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14일 4.65bp, 17일 4.40bp 뛰어 5.3040%를 기록했다. 이 금리는 지난 7월 31일(5.2780%)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다.
단중기 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됐다.
미국채2년물 금리는 14일 2.70bp 오른 뒤 17일엔 보합을 나타내 4.1735%를 기록했다.
미국채5년물 수익률은 14일 4.95bp, 17일 0.85bp 오른 4.3700%를 나타냈다.
■ 17일 뉴욕주가 제한적 하락...유가는 84불대로 상승
뉴욕 주식시장은 제한적인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요 지수들이 이틀 연속 레벨을낮췄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와 금리가 동반 상승하자 주식시장도 부담을 느꼈다. 이번 주 대형 소매업체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도 나타났다. 앤스로픽 실적 기대로 반도체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현지시간 17일 272.63포인트(0.51%) 내린 5만3459.7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0.70포인트(0.52%) 하락한 7745.06, 나스닥은 84.25포인트(0.32%) 밀린 2만6644.91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통신서비스와 필수소비재주가 1.5%씩 내렸다. 금융과 재량소비재주는 1%씩 낮아졌다. 에너지주만 0.9% 올랐다.
개별 종목 중 반도체주 강세 속에 마이크론이 4.1%, SK하이닉스 ADR은 3% 각각 올랐다. 앤스로픽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배 이상 급증했다는 블룸버그 최근 보도가 주목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6% 상승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0.1%, 알파벳은 0.6% 각각 내렸다.
달러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 부진 여파가 계속된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17일 전장 대비 0.08% 낮아진 99.5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5% 높아진 1.1579달러, 파운드/달러는 0.04% 오른 1.354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3% 상승한 159.5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하락한 6.743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7%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80불대 중반으로 올라왔다.
중동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진 덕분이다. 미국과 이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인 오만도 폭격할 수 있다고 한 경고가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현지시간 17일 2.10달러(2.55%) 상승한 배럴당 84.5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35달러(2.65%) 오른 배럴당 90.87달러에 거래됐다.
■ 미국-이란 갈등 지속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합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전쟁을 끝내기 위한 임시 MOU를 체결하고 60일 동안 최종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이 동의하면 협상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뚜렷한 진전을 내지 못한 채 이날로 시한이 만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항복을 종용했다.
트럼프는 "이란은 항복의 백기를 들어야 한다. 이란은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군사적 피해를 거론하며 이란이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위협에도 이란은 강경하다.
이란 외무부는 우선 미국과 이란의 이른바 '60일 휴전·협상 시한'이 만료된 것과 관련해 미국의 MOU 위반으로 해당 기간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미국이 6월 18일 MOU에 서명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그 문구를 중대하고 광범위하게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강경파 지도부가 미국과의 MOU를 신뢰하지 않은 채 지난 두 달간 확전에 대비해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과 중동 지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MOU를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을 위해 시간을 벌려는 시도로 판단하고 미사일과 드론 생산 확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 강화 등 전면전에 대비한 조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 미국 장기금리 상승세와 이를 둘러싼 우려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3%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
미-이란 갈등에 따른 인플레 우려 뿐만 아니라 수급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회사채 발행 증가 등도 채권 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 장기채 약세는 국채 입찰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13일 실시한 25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5.216%를 기록했다. 30년물 입찰금리로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루 앞서 실시된 10년물 입찰에서도 낙찰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이에 따른 국채 공급 확대도 장기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연간 재정적자가 2조달러에 이르는 가운데 이를 충당하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빅테크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면서 장기 투자자금을 놓고 미 국채와 회사채가 경쟁하는 양상이라는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경기지표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금리 상승세는 더욱 눈에 띈다.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부진한 데다 소매판매도 감소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는 다소 약해졌다.
하지만 장기금리시장은 단기적인 경기 둔화보다 미국의 재정과 물가, 장기 국채 공급에 따른 위험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30년-2년 금리 스프레드는 113bp 이상으로 벌어져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美30년 5.3% 돌파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