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미국 CPI를 대기하는 가운데 매매 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가 4.7% 아래로 내려온 점이나 전날 금리 급등세가 다소 과했던 부분 등을 감안해 저가매수가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물가지표에 대한 경계감이나 미-이란 갈등 지속에 따른 유가 불안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날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물가를 강조하면서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인 가운데 이 달 말 금통위를 앞두고 연속 금리인상 가능성이 세를 확대할 수 있을지도 봐야 한다.
■ 美10년 4.7% 하회...유가는 추가 상승
미국채 금리는 현지시간 11일 CPI 발표를 대기하면서 레벨을 소폭 낮췄다.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반작용, 뉴욕 주가의 소폭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70bp 하락한 4.69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20bp 떨어진 5.240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1.80bp 내린 4.2165%, 국채5년물은 2.25bp 하락한 4.3850%를 기록했다.
호르무즈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좀더 올랐다. 이란은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는 계속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3% 상승한 배럴당 83.2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36% 오른 배럴당 88.91달러에 거래됐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중동을 둘러싼 불확실성, 물가지표 경계감 등이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84.13포인트(0.34%) 낮아진 53,791.85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4.91포인트(0.32%) 내린 7,728.20을 기록했다. S&P500은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이틀째 하락한 것이다. 나스닥은 159.91포인트(0.60%) 하락한 26,445.45를 나타냈다.
달러가격은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다음날부터 차례로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를 앞두고 관망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보합 수준인 99.8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보합 수준인 1.1544달러, 파운드/달러는 0.01% 높아진 1.350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1% 낮아진 159.29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오른 6.746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11% 강세를 나타냈다.
■ 이란 레자이 "미국이 태도 바꾸고 이란 조건 수용할 때까지 호르무즈 폐쇄"
이란이 미국이 태도를 바꾸고 자국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란 주재 중국 대사와 만나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이 태도를 바꾸고 이란의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미국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오만해 불안정의 근원"이라며 "이란에 불법적인 전쟁을 강요해 지역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중단하고 이란의 동결 자금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바논과 가자지구를 포함한 역내 분쟁을 종식하고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전달한 다른 요구사항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위협·모욕 중단과 이란 및 역내 동맹 세력에 대한 전쟁 종식, 해상 봉쇄 해제, 이란 주변 미군 철수, 전쟁 피해 배상과 제재 해제, 동결자산 해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경로와 관련해 합의하더라도 해협 봉쇄 문제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로에 관한 이란과 오만 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는 해협 봉쇄 유지 문제와는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란과 오만 간 통항 관련 협의가 진전되더라도 미국과 이란 간 정치·안보 현안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적인 재개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자이는 이란 내 대표적인 강경파다. 그는 1981년부터 1997년까지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을 지냈으며 지난 9일 국가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SNSC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 연준 굴스비, 너무 빨리 오른 물가가 당연 최대 과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시장 약화가 아니라 지나치게 빠르게 오른 물가라고 진단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기술·과학 전문매체 와이어드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산업이나 일자리의 붕괴가 아니다"라며 "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고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싫어한다"며 물가와 생활비 부담이 현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라고 평가했다.
굴스비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한 주요 동력으로 견조한 소비를 꼽았다. 소득과 임금 상승을 바탕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지출하면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비자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한 경제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생산성 개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굴스비는 "지난 2~3년 동안 생산성 증가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높아졌다"며 "그것이 지속된다면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좋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굴스비는 실업률과 채용률, 해고율 등을 근거로 "노동시장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채용률이 경기침체의 가장 깊은 시기에 관찰될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시에 해고율 역시 이례적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해고율이 이렇게 낮다면 노동시장이 호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이 경제 전망을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신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은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에서 미국의 일자리가 2만3천명 감소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다소 후퇴했다.
반면 물가는 여전히 연준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5월 4.1%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시장은 12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굴스비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다.
■ 매파적 한은 집행부 스탠스 확인...한은 부총재 퇴임 메시지는 '물가안정'
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전날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유 부총재는 중앙은행 동료들에게 물가안정 노력을 당부했다.
유 부총재는 "헤드라인 물가 상승폭 자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작을 수 있지만 높은 물가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동사태로 높아진 비용 압력의 파급과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이 맞물리면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총재는 "공급 측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효과뿐 아니라 가치사슬을 통한 간접적인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수요 측에서는 이례적인 반도체 경기 호조가 임금과 내수로 파급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물가 압력이 작용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물가 압력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부총재는 "경제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강해지고 물가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향후 경제지표를 확인하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부총재의 메시지는 단순히 '퇴임을 앞둔 1명의 금통위원' 차원에서 볼 수 없다. 한은 부총재가 실질적으로 한은 집행부의 의견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유 부총재는 금통위 내에서 '잘 알려진 매파'였기 때문에 금통위의 '평균적 의견'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유 부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당시 장용성 위원과 함께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다음 번 회의인 전달(7월) 이벤트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됐다.
다만 유 부총재가 추가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 8월이라고 못 박지는 않았다.
시장의 시각은 갈린다.
물가안정에 대한 한은의 강력한 의지를 감안할 때 8월 추가 인상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다는 시선과 '연속 인상'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어서 일단 쉬어갈 것이란 예상이 맞서고 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매파적 한은과 백투백 인상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