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2026년 8월 4일 국무회의.
대통령: "근로소득세 최고세율이 어느 레벨부터인지 아는 사람 있어요?"
(참석자들 무응답)
대통령: "3억원 정도라면 절반이 세금인 것으로 아는데, 부동산은 100억원 양도 소득에 세금은 몇 억밖에 안 내요."
대통령은 3일 저녁 발표한 '세제 개편안' 중 부동산 조세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 말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에 살면서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을 겨냥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현금이 부족한 강남 은퇴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총급여 3억, 절반이 세금일까?
우선 대통령의 소득세 발언을 검증해보자.
현행 한국 소득세법상 최고세율 구간은 '과세표준 10억원 초과'다.
과표 10억원 초과 시 45%의 세율이 적용되며, 지방소득세(4.5%)를 합산한 실질 최고세율은 49.5%가 된다.
과세표준이 3억원일 때 적용되는 소득세율은 38%이다.
총급여가 3억원인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공제와 인적공제 등을 차감하면 실제 내는 실효세율은 20%대로 계산된다.
대통령의 말처럼 연봉 3억 근로자가 소득의 절반(50%)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는 것은 아니다.
근로소득자의 과세표준은 연봉에서 근로소득공제와 종합소득공제를 빼서 계산한다.
근로소득공제는 사업자들의 사업소득에 준해서 근로소득자들에게도 '비용'을 계산해주는 것이다.
즉 직장인을 위한 '가상의 필요경비 인정' 제도다. 한도는 2천만원이며, 총소득이 3억원이면 1,875만원을 공제해 준다.
근로소득공제 구간별 공제를 보면, 총소득 1억원 초과자는 1,475만원에 1억원 초과액의 2%를 더한 금액을 공제받는다.
이 사례에선 총급여에서 근로소득공제를 뺀 '근로소득금액'이 2억 8,125만원으로 계산된다.
이후부터는 '세금이 가장 많이 나오는 조건으로' 계산해보자.
그래야 최대 어느 수준까지 세금을 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세액공제도 당연히 못 받는다고 가정하자.
근로소득공제 이후엔 종합소득공제(인적공제+연금보험료공제+특별소득공제+기타)를 계산해야 한다.
계산 편의를 위해 기본 인적공제(본인 150만원) 하나만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공제를 가장 덜 받는 케이스다.
이러면 과세표준은 2억 8,125만원에서 150만원을 차감한 2억 7,975만원이 된다.
과세표준 2억 7,975만원은 '1억 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구간에 해당하며, 세율은 38%가 적용된다. 과표에 38%를 곱한 뒤 누진공제액 1,994만원을 차감하면 소득세는 8,636.5만원으로 나온다.
지방소득세는 소득세의 10%다. 따라서 세액공제 전 총 부담세액은 8,636.5만원에 1.1을 곱한 9,500.15만원이 된다. 최종 실효세율은 31.7%이었다.
즉 가장 세금이 많이 나오는 케이스로 잡아도 실효세율이 3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총소득 3억원인 근로자의 세부담은 통상 20%대로 나올 수 밖에 없다.
■ 부동산 불로소득 누리는(?) 사람들 '때리기'
하지만 우리의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소득에 비하면 세금이 턱없이 낮은(!) 부동산 가격 상승분에 대해 '정당한' 과세를 하고 싶었다.
특히 값 비싼 집을 보유한 부자들에게 '정상적인' 세금을 물리고 싶어 했다.
양도차익이 크게 발생한 강남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긴장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집을 팔 때, 그리고 팔지 않더라도 집을 가지고 있을 때 상당한 세금을 물 수 있다.
정부가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 실거주와 비실거주 구별(비실거주 중과세) △ 똘똘한 한 채 규제(다주택자 규제 풀어주지는 않음) △ 매도할 시간 제공(2027년 중심 매도 유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정부 정책이 나오자 '실거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했다.
또 실거주를 하더라도 강남의 똘똘한 한 채에 사는 은퇴자들이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놓고 부동산 시장에선 '고려장' 얘기가 나왔다.
정부가 나이든 사람들도 누려야 할 거주이전의 자유(이사하지 않고 한 곳에 머물 자유도 중대한 거주이전의 자유다)를 갉아먹는 정책을 내놓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발끈했다.
안 의원은 전날(5일) "서울 강남 3구 6070에게 집 팔고 수도권을 떠나라는 ‘고려장 세법 개정안’은 파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안철수가 본 '강남 6070 고려장' 세금
안 의원은 "정부는 이번주 세금개정안을 통해 강남에 사는 6070 고령자에게 사실상 나가라고 엄포를 놓았다"면서 "정부 부동산 세제개편의 핵심은 초고가 주택 집중 과세, 비거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 가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가 32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를 대폭 늘리고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는 삭제하고 '거주'만 허용했다. 양도세 차감 또한 10억 한도를 걸었다"면서 "1주택자라도 예외가 없다"고 우려했다.
수금의 대상은 명백하다고 했다. 강남 3구에 사는 6070 고령자라는 것이다.
안 의원은 "강남 3구는 서울에서 40억대 초고가 주택의 87%가 있다. 6070 주택 소유자가 가장 많다"면서 "세제개편이 실행되면, 서울의 6070이 직격타를 맞는다"고 했다.
정부는 다만 65세 이상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 처분 후 지방으로 이주하면 최대 5억원의 양도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안 의원은 이를 정부의 미끼로 본 뒤 "한마디로 은퇴 후 수입이 없는 서울 강남의 6070에게 빨리 집 팔고, 방 빼고 외지로 떠나라는 말"이라며 "고령자를 서울에서 다 내보내고 그 집들을 누구에게 주려고 하는 것이냐"고 했다.
그는 "집 사는 데 대출 안 받아도 되고, 성과급 수억씩 받고, 억대 근저당 일으킬 수 있는 이재명 정부 지지자들에게 공급하려는 것인가"라며 "정부의 2026 세법 개정안은 세금과 규제로 포장된 정치적 목적의 '고려장 세법 개정안'이며, 논의할 필요도 없이 파기하는 것이 답"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 '현금 없는' 강남 부자들, 종부세 버티기 어려워져
이번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고가 주택을 갖지 않은 실거주 1주택자는 상대적으로 큰 피해가 없다.
예컨대 대략 시세 20억원 이하의 주택에 실거주하는 사람들은 종부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하지만 향후 종부세 대상자가 되면 이전보다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70%로 올라가는 데다 세율도 올라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양상이 다르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선 공시가액 14억원(시세 약 20억원) 초과시 종부세를 부과하지만, 비실거주자에 대해선 공시가액 9억원(시세 약 13억원) 초과시 부과된다.
그러면 고령자 고가주택, 즉 강남 은퇴자들이 얼마나 세금을 내야할 지 알아보자.
팔지 않고 버티기 힘들게 세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종합부동산세의 1세대 1주택자 공제는 고령자 공제와 장기보유 공제 두 가지를 더해서 최대 80%까지 감면받는 구조다.
종부세액이 얼마가 나오든 80% 비율을 그대로 깎아준다. 초고가 주택일수록 감면받는 액수가 컸다.
하지만 정부는 2027년 세액공제 '한도'를 최대 800만원, 2028년 이후엔 세액공제 한도를 최대 600만원으로 설정했다.
기존에는 공시가격이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70세 이상·15년 이상 보유 조건(80% 감면)을 채우면 세금의 80%를 그대로 감면해 줬다.
예컨대 지금까지는 종부세가 3천만원 나오면 80%(2,400만원)를 깎아주기 때문에 600만원만 납부하면 됐다.
하지만 2028년 이후엔 종부세 3천만원에서 80%를 계산하면 2,400만원이지만, '공제 한도 600만원 ' 캡에 걸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2,4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또 강남 재건축 단지나 고가 아파트 보유자 중엔 자녀 교육이나 직장, 재건축 이주 등으로 오랫동안 보유는 했지만 실거주 기간은 짧은 고령자도 많다.
지금까지는 실제 살지 않고 임대를 놓았더라도 15년 이상 가지고 있었으면 50% 장기보유 공제를 받았다. 하지만 2028년부터 단순 보유공제는 완전 폐지되고 '실제 거주한 기간'만 공제해준다.
임대를 주고 다른 곳에 살았던 은퇴자들의 장기보유 공제가 0%가 돼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부동산 업계나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소득 없는 고령 1주택자를 강남에서 쫓아내는 정밀 타격"이라며 "21세기에 이재명 정부가 선보이는 고려장 주택정책"이라는 식의 평가들이 넘쳐났다.
한편 정부는 세금을 낼 수 없는 경우를 감안해 보완책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10년 이상 거주한 65세 이상 1주택자는 소득 요건을 불문하고 주택을 매각하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연기(유예)할 수 있게 했다.
■ 정부, '양도세 미끼와 압박' 통해 강남 고령 은퇴자 압박
정부는 정책을 통해 강남 고가 주택에 사는 은퇴자들이 지방으로 이사 가길 원했다.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갈 경우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당근책도 담았다.
즉 정부는 서울 강남에 집을 꽉 쥐고 있으면 매년 수천만원의 종부세(보유세)로 옥죄고, 집을 팔고 지방으로 내려가면 양도세(거래세) 혜택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 유혹하는 것이다.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엔 양도세의 50%를 최대 5억원 한도에서 감면해주기로 했다. 2028년엔 양도세를 최대 3억원 한도에서 30% 감면해주기로 했다.
정부 정책은 일단 조속한 기간(2027년 등)에 집을 팔도록 유도하는 데 맞춰져 있었다.
정부는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대해 '금액 한도'를 설정하면서 양도차익을 지키고 싶으면 빨리 팔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정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꾸고 공제액 상한을 신설하기로 했다.
2028년 양도분까지는 20억원, 2029년 이후엔 10억원으로 한도를 설정해 놓았다.
이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즉 주택은 양도차익이 100억원이 나와도 세금을 별로 내지 않는다는 말은 더이상 성립할 수 없게 된다.
현행 대로하면 양도차익 100억원이 발생하더라도 장특공 80%가 적용되기 때문에 80억원이 공제되지만, 2029년 이후엔 최대 10억원까지만 인정된다.
서울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예상대로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이 발표됐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얘기하는 강남 은퇴자 '고려장' 정책이라는 데 100% 공감한다. 특히 장특공에 10억, 20억 금액 제한을 가한 게 크다"면서 "다만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너무 커 이대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부자 규제한다고 서울 무주택자들이 좋아할 것도 없다. 세상물정 모르는 정부가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실거주 강제)하기 때문에 이미 폭등한 전월세는 경제학 원리상 더욱 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태민 칼럼) 안철수가 세법개정안을 '강남 은퇴자 고려장 정책'이라 부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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