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7-24 (금)

(장태민 칼럼) 부동산토론회, 경실련 감평사 장특공 혜택축소 논리의 위험성

  • 입력 2026-07-24 14:0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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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출처: KBS

사진: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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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23일) 주재한 '부동산대토론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목소리 중 하나는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의 '실거주도 투기'라는 발언이었다.

조 위원장은 놀랍게도 "부동산은 실거주를 하더라도 100% 투기"라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그러면서 조세를 강화해 불로소득 환수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보유세 강화 시그널을 준 뒤 양도세 장기보유 혜택 역시 축소하려는 중이다.

참여연대에서 일하는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가 '보유세 상향'를 외쳤다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일하는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부동산 양도세 특혜의 부당함'을 거론했다.

필자의 눈엔 이재명 정부가 경실련과 참여연대라는 유명 시민단체에 일하는 전문인들을 내세워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혜택 축소를 펌프질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 현직 감평사의 새로운 시선

조정흔 위원장은 현직 감정평가사다.

감정평가사(Appraiser)는 토지, 건물 같은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국가전문자격사다.

예컨대 이 땅, 이 아파트의 가치가 '얼마'라고 법적·경제적 기준에 맞춰 판단해 주는 사람이다.

조 위원장은 감평사 일을 하면서 경실련에서 시민운동을 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그간 부동산 가격에서 거품을 걷어내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파트 분양가에 거품이 크다고 보면서 건설사의 실제 원가 공개와 엄격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자산 격차 해소를 위해 공시가격을 시세에 가깝게 대폭 올리고 보유세 등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공공이 토지를 소유해 시세 차익(불로소득)을 사유화하지 못하게 양도세를 제대로 물리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또 실수요자 지원용 전세 대출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갭투자를 떠받치고 매매가를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에 전세 대출 규제 강화도 요구했다.

필자는 현재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대해 손을 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조 위원장의 '과도했던 양도세 혜택을 줄여한다'고 목소리를 주의깊게 들었다.

■ 조정흔이 예로든 40억 양도세와 소득세 비교

조 위원장은 전날 토론회에서 "15년 보유 아파트 양도차익 40억원의 실효세율이 7%에 불과한 반면, 같은 금액을 번 근로소득자의 소득세율은 30%"라며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 공제 80% 유지는 불공정하므로 혜택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략 부동산 양도세는 2.8억원 내외, 근로소득세 세율은 12억원 내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번 계산해 보자.

10억원에 산 집을 15년 보유·거주한 뒤 50억원에 매도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40억원 전부가 아니라 12억원 초과분이다.

양도가액(50억)에서 12억원을 뺀 값을 양도가액으로 나눈 뒤 양도차익(40억원)에 곱해주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30.4억원으로 나온다.

10년 거주하면서 보유한 1주택자는 과세대상 금액의 80%를 깎아주므로(보유 40%+거주 40%) 공제금액은 24.3억원(30.4억X80%)으로 계산된다.

실제 세금을 물리는 금액, 즉 과세표준은 6.1억원(30.4억-24.3억원)으로 나온다.

6억원대 초반 수준의 과세표준에 소득세율(구간별 42% 누진세)과 지방소득세(국세의 10%)를 적용하면 세금은 많이 나와봐야 3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엔 조 위원장의 발언을 감안하고 계산 편의를 위해 40억원 연봉에 대한 소득세를 계산해보자.

소득세는 초과누진세율(6%~45%) 구조로 돼 있으며, 10억원 초과에 대해선 49.5%(45%+지방소득세 4.5%)의 세금이 붙는다.

연봉 40억 원 수준의 초고소득자는 각종 공제(근로소득공제 한도 2천만원 등)를 제외하더라도 과세표준이 거의 40억 원에 육박하게 된다.

국세(소득세)는 과세표준(39.8억원)X45%-누진공제액(6,594만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17억원 남짓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국세의 10%가 지방소득세가 붙기 때문에 총 납부세금은 19억원 가까이 나온다.

조 위원장의 계산보다 세금이 많이 나온 이유는 1년 한방에 40억원을 번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신성한 노동' 대비 부동산 양도세는 너무 낮다. 혹은 부동산 양도세 대신 근로소득세는 너무 높다.

■ 신성한 '노동'에 대한 세금이 부동산 '불로소득'보다 훨씬 높다니!

대략적인 계산만 해봐도 40억원을 번 불로소득업자가 근로소득자보다 훨씬 세금을 적게 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조세의 단순 중립성 차원에서 보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하고 소득의 출처가 피땀 어린 노동이든 부동산 가격 상승이든 '버는 금액이 같다면 세금도 비슷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이 차원에서 보면 세금 차이가 말이 안 된다.

또 불로소득을 억제해야 한다는 '정의의 관점'에서 보면, 집값이 올라 생긴 40억원의 차익은 개인의 노력이라기보다 사회적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시장 인플레이션 덕분(불로소득)이다.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이라면 이런 소득에 대해선 마땅히(!) 노동소득보다 높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즉 부동산 매매로 번 돈에 대해 노동으로 번 돈보다 세금을 훨씬 적게 물리는 것은 사회적 정의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 불로소득을 우대할 수 밖에 없었던 '무시할 수 없는' 사연

하지만 그간 부동산 양도소득세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을 해준 이유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근로소득은 매년 발생하는 소득이지만, 부동산 양도차익은 장기성을 띨 때가 많다.

예컨대 15년 동안 쌓인 물가 상승률과 자산 가치 상승이 매도하는 한 시점에 한꺼번에 계산된다.

15년 동안의 누적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고 한 해 소득처럼 45% 최고세율을 때리면, 세금 내고 난 뒤 동일한 수준의 대체 주택을 마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식으로 과세하면 최근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큰 사회적 논란이 됐던 매물 잠김을 부르게 된다.

양도세를 근로소득 수준(예컨대 30~40%)으로 높여버리면, 1주택자조차 집을 내놓지 않고 평생 안 팔고 버티려 할 수 있다.

이러면 시장의 매물이 줄어 집값 상승을 자극하게 된다.

'불로소득 우대' 이유는 실거주에 대한 보호 측면도 있다.

15년 동안 실제 거주하며 터전을 잡고 살아온 1주택자에게까지 고율의 세금을 물리면 국가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방기하게 된다.

형평성 차원에서 보면 조정흔 위원장의 말이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특성 등을 감안하면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한 상대적 혜택'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이다.

즉 조 위원장의 주장대로 하면 ‘조세 형평성’이라는 당위는 얻을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실거주자 주거 이동’ 측면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양도차익의 30~40%를 세금으로 떼어가면, 1주택자들은 집을 팔아 상급지로 가거나 평수를 넓히는 것을 완전히 포기하고 '평생 실거주 버티기'에 들어가 시장의 매물을 마르게 한다.

이러면 극소수의 거래가 신고가를 찍으면서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 정부, 다시금 누더기 세제 개편할까

이 지점에서 필자는 정부가 양도차익 금액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하는 방식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불로소득(?)에 대한 지나친 특혜를 시정하고 시장을 배려하는 식의 세제 개편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누더기 세제 개편이라고 주장하는 방식이다.

우선 공제율의 상한선 도입과 소득 구간별 차등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양도차익 10억~15억까지는 80% 공제를 유지해 주되, 20억이나 30억 등 특정 기준을 초과하는 초고액 차익 구간에 대해서는 공제율을 40~50% 수준 등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이러면 중산층의 소득은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초고액 불로소득에 철퇴를 내리는 실질 효과와 광고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두 번째, 많은 사람들이 얘기해온 보유보다 '실거주' 비중을 대폭 높이는 방식이다.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보유 40%+거주 40%)에서 '단순 보유' 공제율은 대폭 낮추고, '실제 거주' 공제율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 살지 않으면서 집값 상승 혜택만 누린 1주택자는 세금을 더 내게 하고, 10~20년 이상 '실제로 거주'한 실수요자는 보호해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양도세 개편은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보유세를 높이면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

규제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시장 메커니즘이 정상 작동하려면 '출구'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인상은 가지고만 있어도 세금이 많이 나오니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압박이다. 압박을 통해 매물이 나오게 하는 공급 유도책이다.

이 때 거래세(취득세·양도세)를 인하하면 팔고 나갈 때의 세금 부담이 줄여들게 된다. 즉 거래세 인하는 주택 보유자에게 알려주는 편하게 집을 팔라는 출구 시그널이다.

■ '조정흔 안'과 '정세은 안'이 모두 선택되면 최악

보유세를 높일 경우 거래세는 낮춰줘야 주택 거래가 원활히 이뤄진다.

그런데 양도세 자체는 사실상 거래 장벽이다.

양도세율이 높아지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깎여서 양도세 부담이 대폭 올라가면 시장에서는 동결 효과(Lock-in Effect)가 나타난다.

즉 집주인 입장에선 세금으로 다 뺏길 바엔 차라리 안 팔고 계속 살거나 자식에게 증여하겠다면서 매물을 거둬들일 수 있다.

조정흔 위원장의 '양도세 공제 축소' 주장과 정세은 교수의 '보유세 대폭 인상' 주장을 정부가 동시에 수용하면 시장은 재앙을 맞이할 수도 있다.

보유세로 압박을 가하면서 양도세까지 높여버리면 매도라는 선택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시장의 아파트 매물이 완전히 말라붙으면, 어쩌다 거래되는 한두 건이 신고가를 찍고 전월세 가격까지 급등해 결국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집 없는 무주택자와 세입자가 될 것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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