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산 자동차와 주류, 유제품 등에 대한 캐나다의 차별적 대우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관세를 부과하는 강경 조치다.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1930년 관세법 338조에 따라 캐나다산 특정 제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대상에는 캐나다산 와인과 하키 스틱, 시멘트 등이 포함된다. 유제품과 수영장 관련 제품, 가구, 낚싯대, 종자, 의류, 가발 등도 대상 품목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에너지와 칼륨비료, 수산물, 핵심광물은 이번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제품도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새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부터 30일 뒤인 오는 8월19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USMCA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제품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협정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캐나다산 제품도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번 조치의 법적 근거가 된 관세법 338조는 특정 국가가 미국산 제품이나 미국 수출업자를 다른 국가보다 불리하게 대우할 경우 대통령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실제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 근거로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캐나다가 미국산 상품에 가한 차별적 대우로 미국 무역이 겪는 부담과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라며 “자동차와 주류, 유제품 등 미국 주요 수출품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에 관세와 수입 쿼터를 적용하면서 다른 국가 제품에는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책이 미국 자동차업체의 캐나다 현지 생산을 유도하고 미국 내 투자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캐나다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22% 감소했고, 미국산 주류 수입은 81% 줄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캐나다 산불 연기가 미국 동부 지역으로 확산한 데 대해 캐나다를 비판하며 추가 관세 가능성을 언급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다만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관세 조치가 산불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경을 맞댄 미국과 캐나다는 오랜 기간 긴밀한 경제·안보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자동차와 철강, 농산물, 주류 등을 둘러싼 통상 마찰이 반복되고 있다.
USMCA와 무관하게 50% 추가 관세가 적용되면서 양국 간 무역 긴장은 다시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정부가 보복 관세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응 조치에 나설 경우 북미 지역의 공급망과 교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