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5일 미국 CPI의 전월비 하락 영향에 강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의 6월 CPI는 전월비 0.4% 하락해 다우존스 예상치(-0.2%)를 밑돌았다. 전월비 하락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었다. 전년비 상승률도 3.5%에 그쳐 시장 전망(3.8%)을 하회했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CPI 둔화로 7월 금리인상 확률을 기존 50% 가까운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CPI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인상 우려가 크게 줄자 미국채 시장은 단기구간 위주의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이자율 시장은 전날 대규모로 선물을 매도한 외국인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면서 금리 하락룸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 CPI 둔화에 美금리 단기구간 위주로 급락...나스닥, 반도체 위주로 상승
미국채 금리는 현지시간 14일 단기구간 위주로 레벨을 낮췄다.
CPI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된 영향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80bp 하락한 4.588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30bp 하락한 5.104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8.60bp 급락한 4.2005%, 국채5년물은 5.15bp 떨어진 4.325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미국 CPI 둔화로 금리인상 기대가 약해진 가운데 급락했던 반도체주 반등이 두드러졌다. 은행주의 호실적도 주목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63포인트(0.02%) 오른 5만2508.2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8.25포인트(0.38%) 상승한 7543.59, 나스닥은 233.83포인트(0.90%) 전진한 2만6107.01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정보기술주가 1.3%, 통신서비스주는 1.1% 각각 올랐다. 반면 헬스케어주는 1.9%, 필수소비재주는 1.4%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호실적에 힘입어 9%, 2.5% 및 1.9% 각각 상승했다.
마벨테크놀로지와 인텔은 2.3% 및 4.5% 각각 올랐다. SK하이닉스 ADR은 27.3% 뛰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5% 높아졌다. 반면 IBM은 기대 이하 예비 실적 발표로 25%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CPI 둔화에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가운데 금리 전반이 하락하자 달러인덱스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2% 낮아진 100.9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3% 높아진 1.1420달러, 파운드/달러는 0.30% 오른 1.338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5% 내린 162.2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7% 하락한 6.773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78%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승해 80불에 밀착했다.
미군이 14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재개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걸프 지역에서 공격을 주고받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다만 유가는 초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호르무즈 선박 통행료 20% 징수 방침을 철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20달러(1.54%) 오른 배럴당 79.3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43달러(1.72%) 상승한 배럴당 84.73달러에 거래됐다.
■ 美CPI, 전월비 하락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고 근원물가도 보합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2% 하락보다 낙폭이 컸다. 전월 기준 하락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5%로 전달(4.2%)보다 0.7%p 낮아졌다. 이는 시장 예상치(3.8%)도 밑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0.2% 상승을 예상했지만 이를 크게 밑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2.6%로 전달(2.9%)과 시장 전망치(2.9%)를 모두 하회했다.
이번 물가 둔화는 국제유가 안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5.7% 하락했으며 휘발유 가격은 9.7%, 난방유도 9%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진전으로 국제유가가 안정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물가도 둔화 흐름을 보였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가격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주거비는 0.1% 상승에 그쳤다. 운송서비스 가격은 0.3% 하락했고 호텔 숙박료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서비스 물가 상승세를 제약했다.
품목별로는 식료품 가격이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중고차 가격은 0.2%, 의류 가격은 0.6% 각각 하락했다. 자동차 보험료도 큰 폭으로 내려 근원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했다.
반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IT 관련 품목은 강세를 유지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 가격은 전월 대비 2.3%, 전년 동월 대비 17.4% 상승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지표 발표 직후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로 유지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연준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인다는 확신을 얻으려면 앞으로도 수개월간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케빈 워시의 '물가안정' 원칙 강조...인플레 2% 복귀가 최우선 과제
미국의 CPI가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됐지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일단 물가안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인 2%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정책을 제대로 운용한다면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이 과거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워시는 "연준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결코 용납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가능성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제지표와 다른 방향의 압박이 있더라도 법을 준수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선의 판단을 내리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 '큰 정부' 통한 한국의 '3·4·5 경제비전'
이번주 들어 정부는 적극 재정정책을 발표한 뒤 전날엔 3·4·5 경제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전날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잠재성장률 3%, 수출 4강, 인당국민소득 5만불 시대라는 '3·4·5 비전' 기치를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를 경제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정부의 성장 전망을 크게 상향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당초 2.0%에서 3.0%로 조정했다. 한국경제는 작년 1.1% 성장한 뒤 성장세가 크게 확대된다는 예상이다.
작년 4.4%를 기록한 경상GDP 성장률 전망은 당초 4.9%에서 12.3%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결과나 당초 전망인 2.1%보다 높아지지만, 2%대 중반 정도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전체적으로 반도체가 한국 성장률과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의 1~4월 수출액은 일본,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5위로 올라섰다. 올해 1~5월 경상수지가 이미 작년 연간 수치를 웃돌았다.
정부는 '3·4·5 비전' 달성을 위해 적극 재정을 편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13일 "2027년 총지출은 2026년 본예산 대비 10% 이상 늘어난 800조원 플러스 알파로 편성하겠다"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에 재정을 최우선 투입해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금이 워낙 많이 걷히는 만큼 채권시장 일각에서 우려하는 국채를 대거 찍는 위험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박홍근 장관도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확산에 힘입어 내년 국세수입이 기존 전망치(412조원)를 크게 웃도는 최소 500조원 플러스 알파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올해 역시 당초 전망치보다 25조원 이상 많은 415.4조원의 세수가 예상되는 등 전례 없는 세수 풍년이 예상된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한국 정부는 '반도체 노다지' 덕분에 큰 부담없이 확장 재정정책을 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향후 반도체 경기가 꺾이게 되면 이재명 정부의 '큰 정부'가 국가재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 美CPI 외 채권시장을 추스릴 요인들
전날 국내 채권금리는 중동 불안과 유가 급등, 외국인의 대대적인 선물 매도에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날은 분위기 쇄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7월 금통위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 반영해 놓은 상태다.
미국 CPI가 예상을 크게 밑돈 가운데 한국의 6월 수입물가 역시 유가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아침 한은이 발표한 '6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4.4% 하락했다. 이는 2022년 12월(-6.5%)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수입물가는 지난 4월 하락 전환한 이후 5월 소폭 반등했다가 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국제유가 급락이 달러/원 환율 상승 영향을 상쇄하면서 수입물가를 끌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던 '호르무즈 통행세 20%'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동 지도자들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눈 결과 미국의 20% 보상 수수료를 다양한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체결할 무역 및 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란을 겨냥한 해상봉쇄와 군사작전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란이 먼저 공격을 감행했다"며 "우리는 그들을 강하게 타격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행료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는 "이란이 협상을 하지 않으면 다음주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전날 국내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오른 데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 여파가 컸던 만큼 이들의 움직임도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은 전날 3년 선물을 1만8,627계약, 10년 선물을 4,739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환율 하락 강도도 주목된다.
전날 달러/원은 반도체·중공업체의 대규모 달러 매도로 오후 3시30분 기준 10.40원 내린 1,493.00원을 기록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488.90원에 최종 호가됐다. 간밤 뉴욕 뉴욕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서울 종가 대비 3.20원 하락한 것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美 CPI 서프라이즈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