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4일 미국채 금리 급등 여파에 약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이란 갈등이 심화되면서 유가가 뛰고 인플레 우려가 부각되면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6%를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종전 기대감 퇴색해 버린 가운데 WTI가 70불대 후반으로 뛰자 채권시장 우려는 커졌다.
연준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채권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
전날 한국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의 확장재정 정책 역시 채권시장엔 부담요인이라는 평가들도 보인다.
■ 美10년 금리 4.6% 돌파...유가 급등과 월러의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
미국채 금리는 미-이란 전쟁 관련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승했다. 미-이란 충돌 우려가 유가가 뛰었기 때문이다. 월러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도 금리 상승을 뒷받침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80bp 오른 4.61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80bp 상승한 5.10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80bp 급등한 4.2865%, 국채5년물은 7.60bp 오른 4.3770%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급등하면서 80불에 근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한다는 소식이 강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9.4% 오른 배럴당 78.1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9.6% 급등한 배럴당 83.30달러에 거래됐다.
■ 나스닥, 유가 급등과 한국 주가 폭락 여파에 하락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주식시장을 압박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들이 폭락한 여파도 이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8.37포인트(0.26%) 하락한 5만2498.64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60.05포인트(0.79%) 후퇴한 7515.34, 나스닥은 408.43포인트(1.55%) 내린 2만5873.18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3.2%, 유틸리티주는 0.7% 각각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2.1%, 통신서비스주는 1%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나스닥 상장 첫날 13% 급등했던 SK하이닉스 ADR은 9.3% 급락했다. 마이크론은 4.3%, 샌디스크는 12.6% 급락했다.
AMD와 인텔도 4.2% 및 6.1% 각각 낮아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8% 고꾸라졌다.
미국-이란 긴장 고조로 유가가 뛰고 금리가 오르자 달러인덱스도 상방 압력을 받았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2% 높아진 101.2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3% 낮아진 1.1379달러, 파운드/달러는 0.40% 내린 1.334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8% 오른 162.4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5% 높아진 6.785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56% 약세를 나타냈다.
■ 트럼프, 호르무즈에서 이란 봉쇄..."화물에 20% 통행료 부과하고 13~14일 이란 때릴 것"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해상 압박을 다시 강화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선박에 대한 봉쇄를 재개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에는 화물 가치의 20%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있건 없건 개방돼 있다. 우리는 이란 봉쇄를 재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중순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해제했던 대이란 해상 봉쇄를 다시 시행하는 것이다. 이란의 해상 물류와 자금줄을 압박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선적 화물 가치의 20%를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Guardian of the Strait of Hormuz)'로 불릴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의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운송되는 모든 화물의 20% 비율로 보상받게 될 것"이라며 "관련 절차와 제도 구축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이번 구상은 그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강하게 비판해 온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성격도 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앞서 "요금이든 통행세든 국제 수로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어느 나라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란이 통행세를 받겠다고 고집을 피운 뒤, 이제 '항행의 자유'를 주창하던 미국이 통행세를 걷겠다고 나서서 세계 해운업계, 원유업계 등이 이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또 당분간은 이란을 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현지시간 13일과 14일 강도 높은 공습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체결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서는 "테스트에 불과했다"며 사실상 합의가 무의미해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에 대응해 지난 7~8일 공습을 재개한 데 이어 이란이 추가 공격을 감행하자 11일부터 연이틀 공습을 실시했다. 일단 14일까지 군사작전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상태다.
트럼프는 지난달 17일 체결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서도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그것은 테스트였다"며 "비열한 사람들과 협상할 때 MOU는 별 의미가 없다. 명예로운 사람들과 협상할 때도 큰 의미는 없는데, 결국 MOU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론 태도는 MOU 체결 당시 "분쟁을 종식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며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막기 위한 합의"라고 평가했던 기존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이다.
특히 이란의 지하 핵시설로 알려진 '피캑스 마운틴'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 한 차례 타격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한편 미군이 주도하는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이란 항구와 연안에 대한 봉쇄 조치가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14일 오후 8시부터 발효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합의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는 이란을 강하게 압박한 뒤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조금 전 "이란과 합의가 가능하다"는 말도 했다.
■ 월러, "근원 인플레 압력 지속되면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상해야 할 수도"
월러 연준 이사는 뉴욕에서 열린 뉴욕실물경제협회(NYABE) 연설에서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14일 6월 CPI를 발표한다. 시장은 관세 정책과 에너지 가격 상승, 최근의 공급망 부담 등이 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주목하고 있다.
월러는 "노동시장은 안정적이고 소비자 수요도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관세 정책과 에너지 가격 상승,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면서 통화정책이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 수치를 분석하든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 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한 점을 우려했다.
근원 물가 상승세가 전쟁(2월 22일) 이전인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2022년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늦었다는 비판을 거론하며 "당시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FOMC는 필요할 경우 언제든 통화정책을 긴축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 미-이란 종전 기대감 퇴색
미국과 이란은 6월 17일에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후속 협상에 돌입했다.
양국은 휴전 체제를 유지하면서 합의를 위해 노력했으나 입장차가 워낙 큰 데다 심심찮게 충돌이 나타났다.
지난달 MOU 체결 이후 60일간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특히 최근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충돌과 상호 공습이 이어지면서 합의는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가 체결 한 달 만에 파국을 맞았으며, 앞으로 전면전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들도 나온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고 '협상은 끝났다"면서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다.
각국은 다시금 유가 급등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 석유·천연가스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가 재차 긴장에 휩싸이면서 글로벌 금융 가격변수의 변동성도 이어질 수 있다.
■ 내년 예산 800조 플러스 알파...반도체가 이재명 정부에 준 선물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 원칙과 중장기 재정 운용 계획을 발표했다.
대통령은 반도체 대호황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를 활용해 내년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내년 예산은 이제 800조원을 넘게 됐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2027년 총지출은 2026년 본예산 대비 10% 이상 늘어난 800조원 플러스 알파로 편성하겠다"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에 재정을 최우선 투입해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전례 없는 초과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이 돈을 미래·청년·지방·교육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특히 3대 메가프로젝트에 최우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한국 AI 산업혁명'을 완수하는데 재정을 최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다만 세금이 워낙 걷히니 국채를 대거 찍어야 하는 위험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박홍근 장관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확산에 힘입어 내년 국세수입이 기존 전망치(412조원)를 크게 웃도는 최소 500조원 플러스 알파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역시 당초 전망치보다 25조원 이상 많은 415.4조원의 세수가 예상되는 등 전례 없는 세수 풍년이 예상된다고 했다.
박 장관은 또 비효율적 예산을 줄이는 50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해 재정 건전성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부의 확장재정에 따른 '재정우려'에 대해 "나라살림 형편과 관련한 분명한 답은 '괜찮다'는 것"이라며 "27년부터 국가재정은 개선한다. 담대한 투자가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발언을 근거로 할 때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만 전망치보다 25조원 이상, 내년엔 최소 84조원이 넘는 추가 세수가 들어오는 데다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50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감안할 때 국채발행이 대폭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반도체 노다지' 덕분에 부담없이 확장재정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면서도, 만약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한국 재정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내놓았다.
■ 한국 주가 놀라운 폭락
전날 KOSPI지수는 669.01p(8.95%) 폭락했다. 코스피는 6,806.93으로 추락해 4월 30일(6,598.87) 이후 가장 낮아졌다.
SK하이닉스가 15.37% 폭락한 1,845,000원으로 급락했으며, 삼성전자는 10.70% 떨어진 254,500원을호 후퇴했다.
SK하이닉스 상장 이벤트 뒤 한국 주식시장이 무너진 것이다.
SK하이닉스 이벤트 소멸, 주말 미국-이란 군사 충돌 재개, 주도주 투매와 손절 등이 한국 주식시장에 치명타를 입힌 것이다.
특히 3주 전부터 이어진 AI Capex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이익에 대한 의구심도 컸다.
코스피가 2개월 만에 7,000p대 이탈한 가운데 결국 반도체 등이 실적으로 증명해야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이 많다.
■ 채권시장, 계속되는 우려
전날 국내 채권시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국제유가 급등,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이 재료는 오늘도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날엔 재정 확대 우려도 작용했다.
한국이 이제 800조원대의 본예산을 편성하는 나라가 된 가운데 공격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성장·물가 자극이나 채권 물량 증가 등을 우려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전체적으로 이자율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채권 가격변수는 유가와 환율, 외국인 선물 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반도체가 이재명 정부에 준 '대규모 확장재정' 선물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