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7-09 (목)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PPI 4년래 최고에도 소비 회복 더뎌…하반기 부양책 주목

  • 입력 2026-07-09 14:05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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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제조업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을 밑돌며 내수 부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투자와 수출이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지만 부동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1.1%와 전월의 1.2%를 모두 밑돌았지만 2월 이후 5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은 유지했다.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보다 4.1%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고 전월(3.9%)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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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는 소비와 생산 모두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물가 상승의 배경은 수요 회복보다 공급 측 요인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전보다 둔화된 데다 식품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식품가격은 전년 대비 1.6% 하락했고 돼지고기 가격은 15.9% 떨어졌다. 반면 의료서비스와 교육, 생활서비스 등 서비스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원자재 가격과 첨단 제조업이 견인했다.

비철금속 채굴과 제련 가격이 각각 25.5%, 23.4% 급등했고 석유·가스 채굴과 화학제품 가격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AI 투자 확대에 따라 산업용 제어컴퓨터, 가상현실(VR) 장비, 웨어러블 기기, 산업용 로봇 등 첨단 제조업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산업 고도화와 AI 응용 확대가 일부 제조업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의 원가 부담 확대가 곧바로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천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가 점차 안정되면서 PPI 추가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이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취약한 내수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소비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내구재 가격을 충분히 인상하기 쉽지 않다"며 "청년 실업과 소득 증가세 둔화 역시 근원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경제는 AI와 첨단 제조업, 수출이 성장세를 견인하는 반면 소비와 부동산은 부진한 '두 개의 경제(Two-speed economy)'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과 수출 회복세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IMF는 최신 세계경제전망(WEO)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4.6%로 0.2%포인트 높였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4.0%에서 4.1%로 상향했다.

IMF는 올해 1분기 예상보다 강했던 경기 회복과 공공 인프라 투자 조기 집행, 첨단 제조업 성장, 견조한 수출 증가가 성장률 상향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확실성, 부동산 시장 조정 등 구조적인 문제가 향후 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버코어ISI의 네오 왕 중국 전략가는 "견조한 수출과 제조업, 부진한 소비와 부동산이라는 이중 구조가 중국 경제의 새로운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부동산 침체에 따른 자산효과 약화가 소비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열릴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를 하반기 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4억5천만위안 규모의 소비쿠폰과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소비 진작에 나섰다. 다만 시장에서는 관광 소비 확대만으로는 내수 회복에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부동산 안정 대책과 소비 진작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MF의 성장률 상향 조정은 중국 경제의 제조업과 수출 경쟁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소비 회복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시장은 하반기 중국 정부가 정치국 회의를 전후로 내놓을 내수 활성화와 부동산 지원 대책의 강도에 주목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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