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최근 신현송 한은 총재가 신트라 포럼에 참여했을 때의 모습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현송 국회 업무보고, '동결·50bp인상 아닌 25bp 인상 시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9일 국회 재경위 출석해 다음주 금통위의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신 총재는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유지해왔으나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총재는 이날 구체적인 인상 시기, 인상 강도, 최종 기준금리 등에 대한 힌트는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전체적으로 다음주 25bp 인상이 무난하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 총재, 물가·경기·환율·부동산 거론하며 금리 인상 시사
신 총재는 한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물가안정' 문제와 관련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총재는 "상반기중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크게 확대됐다"면서 "앞으로 물가는 중동사태 진정에도 불구하고 그간 높아진 비용 상승의 파급이 당분간 지속되고 수요측 압력이 커지면서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에 대한 낙관적 관점도 유지했다.
총재는 "글로벌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교역조건 개선으로 명목 GDP성장률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앞으로도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중동지역 긴장이 완화됨에 따라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을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시인했다.
국회업무보고에서 "추가적인 경제 성장률 상승 압력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신 총재는 "그렇다"고 답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3%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해외 대형 금융사 8곳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치도 최근 3.0%로 올라간 상태다.
총재는 금융·외환시장에선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돼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한 뒤 환율은 높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재차 확대했다고 보고 있다.
■ 환율, 금리인상 지지...주식 수급 효과 끝나면 원화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놔
신 총재는 "원/달러 환율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과 미 달러화 강세로 1,500원대 초중반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는 중"이라고 했다.
총재는 고환율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낸 뒤 향후 시간이 지나면 하향 안정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왜 환율이 안 내려오느냐'고 묻자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라는 글로벌 요인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의 한국 주식 매도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저력, 기본 통화정책 구도 등도 중요하다고 했다.
장기적인 한국 경제 펀더멘털, 인상 사이클에 접어든 한국의 통화정책 등을 감안할 때 달러/원은 지금보다 더 내려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총재는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누적되고 있다"면서 "기본적인 경제 틀에서 봤을 때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수도권 부동산 위험도 금리인상 요인
신 총재는 "주가는 주요 업황 호조, 자본시장 제도 개선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엔 외국인 차익실현 및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목적의 매도가 확대되면서 다소 조정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채권금리와 관련해선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 및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상당폭 상승했다가 미-이란 종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하여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의 성장세 확대,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 등에 힘입어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 총재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함께 서울 주택시장을 우려했다.
그는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함께 수도권 주택가격의 상승세 재확대 등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 등은 불안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기재차관을 지낸 여당 경제통 안도걸 의원이 "지금은 과잉유동성이 상당히 금융시장으로 들어와 있다. 즉 유동성이 많은 상황이며, 부동산이 재상승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다음주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의견을 묻자, 총재는 "다음주 회의가 있어서 세부적으로 말하기 곤란한다"고 답했다.
총재는 그러면서도 "거론한 여러 요소(유동성, 부동산) 등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 그러면 50bp 인상도 가능한가...'그건 아니다'라고 시사
일부 여당 의원은 한은의 업무보고 자료를 '매우 매파적'으로 보면서 혹시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리느냐고 묻기도 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과거 기재위 경험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 관련 한은의 표현이 너무 강하다"면서 혹시 25bp 인상 외의 '딴 생각'을 하는 것 아닌지 물었다.
윤 의원은 "자료를 받아보니 금리 인상에 매우 적극적인 느낌을 받았다. 직접적으로 '금리 인상' 표현을 썼다"면서 "빅스텝 인상을 할 예정인가"라고 물었다.
신 총재는 그러나 이번 보고 자료의 표현이 특별한 것은 아니라면서 오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최근 창립기념사 등에서도 같은 문구를 사용한 바 있다. 일반적 바탕에서 말을 한 것"이라며 25bp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