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7월 6일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첫날을 맞아 하나은행 본점 외환 딜링룸을 방문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당국의 금융시장 변동성 걱정...과도한 변동성 만든 주체의 아마추어리즘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주식·외환·채권시장이 지금의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거나, 미래에 큰 변동을 보일 수 있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이러다 보니 금융당국은 '변동성'에 대해 큰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에 당국의 책임도 큰 상황에서 능력이 의심스러운 당국이 계속 시장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도 보인다.
특히 최근 주식, 외환시장은 놀라운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시장은 두 시장에 비해 잠잠한 편이지만, 당국이 채권에 대해서도 안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에선 이런 당국의 태도가 믿음직하지 않다는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주식 변동성 폭발엔 당국이 상장한 개별종목 ETF, 국민연금 자산배분 간섭 등이 큰 기여를 했다. 외환시장은 자기들이 24시간 체제를 열더니 걱정하고 있다"면서 변동성보다 당국의 아마추어리즘이 더 걱정스럽다고 주장했다.
■ 주식 변동에 대한 금융당국의 걱정
이날 아침 구윤철 재경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세훈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연 뒤 주식, 채권, 외환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모두 걱정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런 뒤 당국은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주식시장은 그간의 급등에 따른 외국인 및 기관의 차익실현과 리밸런싱 목적 매도, 글로벌 AI 경기 전망 등에 따라 조정을 받으면서 변동성이 일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당국은 그런 뒤 "향후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개별종목 ETF가 시장 거래량을 빨아들이고 변동성을 키운 만큼 당국이 이를 어떻게 손을 볼지 관심이다.
구윤철 장관은 7일 "해당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관계기관과 함께 문제점을 보완할 안정화 대책을 협의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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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변동성 키운 주체는 당국
지난 6월 22일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개별종목 ETF 상장을 막았어야 했다는 자책성 발언을 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당시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과 관련해 "당시 어떻게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던 건 아닌지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후회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증권신고서) 패스를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밝혀 주목을 끈 바 있다.
당국은 서학개미들의 미국 투자에 따른 자금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이 상품을 급하게 들여왔지만, 환율 상승 효과는 제한적이었고 주식 변동성만 키웠다.
특히 이 상품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단타를 더욱 자극하면서 시장 쏠림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했다.
최근엔 주가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은 쪽박을 찼고 증권사들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도 많았다.
한 주식 개인투자자는 "금감원장의 후회 발언이 화제가 됐지만 제일 큰 잘못은 금융위에게 있다"면서 "레버리지 ETF 상장 관련 규정을 정비할 때 이런 과열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누구나 아는 한국인들의 투기 근성, 안 그래도 높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비중 등을 감안할 때 거래 제한을 위한 규정 등에 더욱 꼼꼼이 신경을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전닉스와 사실상 이와 관련된 종목들(SK스퀘어 등), 그리고 삼전닉스 레버리지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사실상 2종목이 시장 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에 대해 손을 대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 분출을 위한 에너지를 모아줬다는 비판 역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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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 뜨는 게 부담인가...외환은 24시간 연 뒤 걱정
당국은 이날 아침 "채권시장의 경우 국고채 금리는 7월 들어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으나 향후 대내외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시장 수급여건 등을 고려해 국고채 장기물 발행비중을 조정하는 등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아마추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당국이 마치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군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국이 국고채 단기, 중기, 장기물 발행 비중이 정해져 있는 가운데 시장이 조금만 움직이면 자신들이 뭐든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나오는 태도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장기물을 발행비중 범위의 하단 쪽에 맞추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당국이 너무 경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올해 연간 국고채 만기별 목표 발행비중은 단기물(2년·3년) 35±5%, 중기물(5년·10년) 30±5%, 장기물(5년·10년) 35±5%다.
당국은 외환시장에 대해선 외국인 보유주식 가치 증가로 인한 주식 매도 지속, 미 달러화 강세 및 엔화 약세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지난 월요일(7월 6일)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계기로 향후 원화거래 편의성이 대폭 제고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야간시간대 발생 가능한 변동성 대응을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원화의 태환성 및 경상·자본거래에서의 원화 활용 제고를 위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도 7월 중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연초 달러/원 환율이 떨어진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환율은 지금 더 올랐다"면서 "기본적으로 한국 금융당국은 말만 하지 능력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거다, 이렇게 예측들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은 양호한 수출과 경상 흑자 등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원화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거론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현재 환율은 1,500원 위로 치솟은 상태다.
■ 금융당국 "경기는 호조상태...IT-비IT 차별화 문제에 대응"
현재 한국 수출과 경상수지는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는 중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국은 다만 글로벌 정책금리 상승 기대, 외국인 자금 유출 지속 등으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우려하는 중이다.
당국은 따라서 "지정학적 긴장 재고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성장, 물가, 금융시장 안정 및 민생 경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시정책 조합을 조화롭게 운용해 나가면서 부문별 시장 안정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IT와 비IT의 양극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지적해 관심을 끌었다.
당국은 "비IT 부문과 반도체 중심의 IT 부문 간 경기 차별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등락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등 반도체 비중 확대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반도체·AI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바이오·방산·우주항공 등 비IT 차세대 성장동력도 적극 발굴·육성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