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반도체주 매도세...필리 반도체지수 4.6% 급락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뉴욕주식 시장이 7일(현지시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 넘게 급락하며 최근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76포인트(0.25%) 내린 5만2,925.1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58포인트(0.45%) 하락한 7,503.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2.47포인트(1.16%) 떨어진 2만5,818.69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65% 급락했고, 반에크 반도체 ETF(SMH)도 3.8% 하락했다. 나스닥100지수 역시 1.77% 내렸다.
개별 종목별로는 인텔이 10.26% 급락했고 AMD는 6.88% 떨어졌다. TSMC와 ASML, 램리서치, KLA, ARM도 5~7%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마이크론은 4% 후반, 브로드컴과 마벨테크놀로지도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엔비디아만 강보합권에서 마감하며 사실상 대부분 종목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나타난 주가 급락을 반도체 업종 전반의 차익실현 신호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FBB캐피털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총괄은 "시장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진 반면 기업 펀더멘털은 이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날 반도체주 약세 배경을 설명했다.
바이탈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전략가는 "2분기 기업 실적은 양호하겠지만 시장 기대 수준도 크게 높아져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반응은 앞으로 실적 시즌에서 투자자들이 직면할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기존 AI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심리를 일부 위축시켰다.
시장에서는 업종 순환매 조짐도 나타났다. 반도체주에서 이탈한 자금은 에너지와 의료건강,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부동산 업종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으로 이동했다. 에너지업종은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3% 상승했고 의료건강과 부동산 업종도 1% 이상 올랐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도 주식시장 하락을 부추겼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3척이 잇따라 공격을 받은 가운데 미국은 이란산 원유 판매 허가를 철회하고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 이에 브렌트유는 3.01% 오른 배럴당 74.1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76% 상승한 배럴당 70.44달러로 마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주 비중을 축소하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등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의 빅테크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반도체주의 실적 추정치 상향세가 둔화하면서 시장 주도주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 초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