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15 (화)

(상보) 연준 월러 "포워드가이던스, 유연해야"...워시 정책소통 개편 지지

  • 입력 2026-07-07 07:05
  • 김경목 기자
댓글
0
(상보) 연준 월러 "포워드가이던스, 유연해야"...워시 정책소통 개편 지지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중앙은행의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정책 예고)는 경제 여건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운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추진 중인 통화정책 소통 방식 개편에 연준 내부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은행 주최 콘퍼런스 연설에서 "포워드가이던스는 과학이라기보다 예술에 가깝다"며 "정책 결정을 돕기보다 방해한 시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포워드가이던스는 때로는 통화정책 효과를 크게 높인 가치 있는 수단이었으며 앞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문제는 포워드가이던스 자체가 아니라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얼마나 유연하게 운용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행된 포워드가이던스가 연준의 정책 대응을 제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0년과 2021년 연준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이후 정책 결정자들의 손발을 묶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실업률이 빠르게 하락했음에도 정책 정상화가 불필요하게 늦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은 공급망 교란과 대규모 재정지출, 완화적 통화정책이 맞물리면서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를 넘어 연준 목표의 세 배 이상까지 치솟았다. 이는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기록됐다.

다만 그는 포워드가이던스를 전면 부정하지는 않았다.

월러 이사는 "팬데믹 이후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에 전달했을 때 실제 금리 인상 이전부터 금융여건이 긴축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포워드가이던스는 적절한 시기에는 매우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포워드가이던스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는 시장이 중앙은행의 반응 함수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중앙은행은 목표와 경제지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계속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워시 의장이 2% 물가목표를 재확인한 데 대해서도 "나는 2% 목표에 전념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쟁점은 목표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워시 의장의 발언은 새로운 정책 목표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연준의 기존 책무를 재확인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는 지난해에는 노동시장 둔화를 우려해 금리 인하를 지지했지만 최근에는 정책 여건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안정 조짐을 보이면서 정책당국이 물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위험의 방향이 완전히 뒤바뀌었고 이는 정책을 바라보는 방식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워시 의장이 추진하는 연준의 정책 소통 개편에 힘을 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이후 포워드가이던스가 연준의 정책 실수를 키웠다고 비판하며 통화정책 결정과 시장·대국민 소통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는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태스크포스는 정책 성명서 작성 방식과 경제전망(SEP), 점도표(dot plot), 포워드가이던스 활용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결과는 올해 말 이전 발표될 예정이다.

워시 의장 취임 이후 연준의 소통 방식에는 이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점도표에 제출하지 않았고, FOMC도 회의 후 성명에서 특정 금리 경로를 암시하는 포워드가이던스 문구를 삭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연준이 사전에 금리 경로를 제시하기보다 경제지표와 물가 흐름에 따라 매 회의 독립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포워드가이던스 축소가 금융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낮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경제 여건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높일 것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