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6-30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호남반도체 둘러싸고 갈라진 반응들...정부 '프로젝트 속도전'과 '국채없는 추경'도 지켜봐야

  • 입력 2026-06-30 15:3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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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호남반도체 둘러싸고 갈라진 반응들...정부 '프로젝트 속도전'과 '국채없는 추경'도 지켜봐야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투자계획을 발표한 뒤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산업계에선 칭찬과 비판이 동시에 나오면서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가 또 하나의 쟁점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번 투자결정이 말 그대로 '세계 3강으로 가는' 대한민국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호남반도체를 억지로 추구하다가 한국경제가 공도동망할 수 있다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일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시에서 밝힌 것처럼 투자가 '조건부'임을 감안할 때 투자의 실현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호남반도체를 둘러싸고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봇물처럼 터졌다.

■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삼성·SK가 거론한 금액만 무려 4700조원 이상

전날 오후 2시 정부와 삼성·SK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규모는 놀라웠다.

정부는 기업들이 반도체 클러스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산업 조성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광주전남지역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발표의 핵심이다.

SK의 최태원 회장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4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시점을 당초 2045년에서 12년 앞당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400조 남짓을 투자해 서남권 반도체 투자는 800조원 넘게 계획이 됐다.

메모리 반도체 전공정 팹(Fab) 총 4기(삼성 2기, SK하이닉스 2기) 및 협력사·인력 생태계 조성이 예정됐다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용인·평택) 클러스터의 완공 시점을 7~12년가량 대폭 앞당기는 동시에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서남권에 새로운 공급망을 추가하는 전략이다.

정부는 또 전국 단위로 AI데이터 센터를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AI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규모 초고속·저전력 AI 데이터센터를 전국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전국에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등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기 위한 인프라 확장을 가속화한다고 알렸다.

피지컬 AI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지역별 특화 산업과 연계하여 로봇 관련 투자는 경북 구미, 차세대 배터리는 울산, 조선은 거제, 바이오는 인천 송도에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정부와 삼성·SK그룹이 발표한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AI 인프라 및 반도체 분야에 총 4,700조원이 넘는 대규모 중장기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전남(800조 원 이상), 충청, 영남 등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전공정 팹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다. 삼성그룹(2,655조원)과 SK그룹(2,100조원)이 투자를 주도한다.

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첨단 미래 산업 육성 위해 총 2,655조원을 국내 투자한다. 우선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2,030조원을 투자한다"고 했다.

삼성은 ▲AI 반도체 ▲로봇 ▲배터리 ▲IT 부품소재 중심으로 호남충청영남에 62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 가운데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AI 데이터센터, 미래 에너지 등을 육성하기 위해 잠재력이 풍부한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 호남반도체, 여당은 '대한민국 미래 위한 선택 극찬'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0일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3대 메가프로젝트가 닻을 올렸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실현할 신산업 정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 원내대표는 특히 "800조 원 규모 반도체 팹, 데이터센터 550조 원 규모 투자까지 상상을 뛰어넘는 투자 계획을 듣고 가슴이 뛰었다"면서 "무엇보다 제조업 해외 유출의 흐름을 끊어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대규모 국내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극찬했다.

그는 국회는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사업을 앞당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마중물이 필요한 사업은 예산을 추가 편성해서라도 막힘이 없도록 만들어 줄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AI 시대 글로벌 산업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초격차 전략이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산업 지도를 만들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도권의 생산 거점을 더 빠르게 완성하면서도 서남권에는 제2의 생산 거점, 충청권에는 첨단 패키징 거점, 동남권과 대경권에는 소부장 혁신 거점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공급망이 튼튼해지고 글로벌 경쟁에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대체 불가의 K-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와 실행이라고 했다.

전력망과 용수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하고 인허가와 보상, 설계 절차를 병행해서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기업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맞춤형 입지를 공급하고 주거·교육·문화·의료 등 정주 여건까지 갖춘 기업형 첨단 도시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내일부터는 민선 9기의 지방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긴밀히 소통하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가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호남반도체, 야당은 '국정조사 필요'한 사안될 수 있어

정부와 여당은 호남반도체 투자는 '기업의 자발적 결정'이라며 호남이 반도체 공장에 가장 적합 곳이라고 주장했다.

서남권은 '우려와 달리' 원전과 재생 에너지 등 발전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ESS, 전력망 운영 기술을 효율적으로 결합하면 그야말로 첨단 전략 산업이 요구하는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남권은 하루 100만 톤 이상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수자원이 있으며, 각종 댐 여유 물량, 미사용 중인 댐 용수, 발전용 댐의 용도 전환, 하수 재이용 등으로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이나 일부 경제계 일부에선 '대국민 사기극'으로 보기도 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온갖 미사여구와 장밋빛 전망으로 초격차 산업 강국을 외친다고 해도 800조 규모의 광주전남 반도체 산업 투자는 정치 공학에 따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가 핵심 전략 산업의 사활이 걸린 대규모 반도체 투자 지역을 공식 발표하기도 전에 어느 날 불쑥 던졌다"면서 "투자 지역은 민주당 주요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민주당 지지층만 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요란한 투자 광고로 정보를 누설했다"고 지적했다.

지금처럼 졸속으로 투자를 밀어붙이면,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들의 혁신 의지를 꺾게되고 기업의 경쟁력 역시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희용 국힘 사무총장은 "발표 전부터 우려가 가득했던 3대 메가프로젝트가 공개됐다"면서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기업의 자발적 결정으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야당은 국정조사 필요성, 범죄 가능성마저 거론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투자금은 최순실 게이트의 액수하고 비교해 보면 수천 배가 넘는 아주 막대한 금액으로 강요나 협박이 있었다면 이 대통령은 탄핵과 또 형사처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의 어떤 강요가 없었다면 메가 프로젝트를 준비한 시점부터 발표까지 일련의 과정과 투자 타당성을 소상하게 국민과 국회에 밝혀달라고 했다.

대통령과 여당에겐 청와대 발표 시점까지 어떠한 방식과 소통 채널로 기업들과 협의를 했는지, 대통령이 말하는 행정지도는 어떻게 한 것인지, 소상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번 투자 발표가 어떤 강요나 협박이 있었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조금이라도 외압이 있었다면 추가적인 국정조사나 더 큰 국민 저항을 함께 할 계획"이라고 했다.

■ 기업들은 과연 약속 이행할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이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이 과연 있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예컨대 이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선 호남지역에 신규 원전을 지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하겠느냐는 식의 반응도 보였다.

삼성전자는 29일 약 2,450조원(반도체 약 2,100조) 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일단 2026~2040년까지 용인 및 기존 반도체 단지 1,650조원, 광주 400조원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투자판단과 관련한 주요사항에 "해당규모 및 일정은 추후 변경될 수 있다"고 기재했다.

삼성전자는 "상기 중장기 투자 계획은 현재 시황에 근거한 장래계획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으로서, 향후 시장 상황 및 당사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좀더 세부적으로 건설 계획을 알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약 600조원)는 수요 전망을 반영해 2033년까지 4번째 팹의 건설을 완료 후 생산 설비 및 장비 등 단계적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생산기지(약 100조원)는 신규 팹 건설과 생산 장비 도입 등 시설투자, HBM 후공정 첨단패키징 등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관심사인 서남권 클러스터(약 400조원)에 대해선 "새로운 생산 거점인 서남권에 부지 확보, 팹 건설, 생산 설비 도입 등을 포함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예상투자금액을 1,100조원으로 적시하면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공급 능력 확보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기타 투자판단과 관련해 중요사항란엔 "상기 중장기 투자 계획은 이해를 돕기 위해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으로, 향후 시장 상황 및 당사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일정과 투자 계획은 향후 이사회 승인을 거쳐 확정되는 시점에 추가 공시할 것"이라고 했다.

■ 정부, 프로젝트 밀어붙일 의지...채권시장, '국채발행 없는 추경으로 이어질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3대 프로젝트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에 직할 담당관과 특별팀을 신설해 직접 프로젝트를 챙길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패스트트랙을 전면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산업단지 기획, 부지 확보, 전력·용수 인프라 개설 등의 행정 절차를 절반 이하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주변사람들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정부의 의지를 보고 있다.

또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에선 이와 관련한 추경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미 주말에 '인공지능 핵심 인프라인 GPU 자원 등의 대규모 확보를 위해 곧 추경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대규모 프로젝트와 관련한 추경 가능성도 열려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현재 호남지역에 용수와 전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많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라며 "결국 산업 인프라를 깔기 위한 추경 등이 불가피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 덕에 세수가 많이 들어오니, 추가 추경에 따른 채권 발행 우려는 과거처럼 크지 않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추경을 하더라도 반도체가 역대급 호황인 만큼 국채 발행은 없을 것"이라며 "초과세수가 받쳐주는 상황이다보니 채권시장이 국채물량 증가 그 자체는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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