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경상수지 1230억달러 흑자...대미 흑자 줄고 동남아·EU 흑자 확대 - 한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의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1,23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동남아와 유럽연합(EU) 대상 흑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미국에 대한 흑자는 서비스수지 악화 영향으로 다소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1,230억5천만달러 흑자로 전년(999억7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230억8천만달러 확대됐다. 상품수지 흑자가 1,380억7천만달러로 늘어난 것이 전체 경상수지 개선을 이끌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는 1,114억2천만달러로 전년보다 55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수출 증가로 상품수지 흑자는 확대됐지만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미국 상품수지 흑자는 1,119억8천만달러로 늘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는 146억2천만달러로 확대됐다.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는 253억2천만달러 적자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철강제품과 화공품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적자가 338억4천만달러까지 늘어난 반면, 현지법인 실적 개선에 힘입어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확대됐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203억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 증가와 방일 관광객 급증에 따른 여행수지 악화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확대됐다. 일본과의 여행수지 적자는 57억1천만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EU와 동남아에 대한 흑자는 크게 늘었다. EU 경상수지 흑자는 244억2천만달러로 확대됐으며 반도체와 SSD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동남아 경상수지 흑자는 718억4천만달러로 늘어났고,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 증가와 여행수입 확대에 힘입어 서비스수지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중동에 대한 경상수지 적자는 국제유가 하락 효과로 크게 축소됐다. 중동 경상수지 적자는 497억5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82억달러 줄었다. 두바이유 가격 하락에 따라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 규모가 감소한 영향이다.
금융계정에서는 해외 주식투자가 급증한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1,402억8천만달러 증가해 전년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미국 주식 투자 증가폭이 1,091억3천만달러에 달했으며 전체 해외 주식투자 가운데 미국 비중은 79.2%를 기록했다. 미국 기술주 강세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자금 유입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525억4천만달러 증가하며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됐다. 특히 국내 채권투자는 583억달러 늘어 EU와 동남아 자금을 중심으로 유입 규모가 확대됐다.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 여건이 개선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지역별 경상수지 개선을 이끌었다"며 "해외 주식투자는 미국 기술주 중심으로 크게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도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