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최근 해외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누적된 해외자산에서 발생하는 투자소득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자소득이 해외 현지에 재투자될 경우 외환시장으로 유입되지 않아 환율 안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신상호 과장과 이주현 조사역은 18일 발표한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는 최근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직접투자는 412억달러로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해외 증권투자는 1,403억달러로 전년의 두 배를 웃돌았다.
한은은 해외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대외자산 축적과 투자소득 확충에 기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해외투자 과정에서 외환 수요를 유발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투자소득수지는 2011년 이후 흑자를 이어가며 경상수지 내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상품수지가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해외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 등 투자소득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소득 증가가 곧바로 국내 외환시장으로의 외화 유입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외 직접투자 수익이 배당이나 송금 형태로 국내에 환류되지 않고 현지에 유보되거나 재투자될 경우 통계상 투자소득 흑자와 실제 외환시장 유입 규모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일본·독일·대만 사례도 비교 분석했다. 일본은 상품수지가 적자인 반면 대규모 투자소득 흑자가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하고 있지만 높은 재투자 비중이 투자소득의 국내 환류를 제약하면서 엔화 약세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의 재투자 비중은 2010년 이후 평균 46%로 우리나라의 40%보다 높았다.
반면 독일과 대만은 재투자 비중이 각각 28%, 18%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아 해외 수익의 국내 환류가 원활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대규모 베이지안 벡터자기회귀(LBVAR) 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해외투자가 평균 수준 대비 약 3% 증가하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약 0.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소득이 평균 대비 8% 증가하면 원·달러 환율은 약 0.4%포인트 하락했다. 재투자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질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이 약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상품수지 흑자 의존도가 높지만 해외자산 축적과 함께 투자소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경상수지 구조가 상품수지 중심에서 투자소득을 병행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향후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늘어나는 투자소득이 실제 국내 외환공급으로 얼마나 환류되는지를 중심으로 외환수급 점검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소득 규모뿐 아니라 환류 여부와 재투자 성향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해외 자회사 배당의 국내 환류를 촉진하고 기관투자자의 안정적인 환헤지를 유도하는 한편 국내 생산성과 투자수익률을 높여 해외투자 확대의 구조적 유인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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