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일본은행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31년만에 열린 일본 정책금리 1% 시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일본이 30년 남짓만에 정책금리 1%대 시대로 돌아왔다.
일본은행(BOJ)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00%로 25bp 인상했다. 이는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0.75%로 올린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해선 7명이 찬성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지명으로 4월에 취임한 아사다 도이치로(浅田 統一郎) 심의위원은 "물가 상방 위험보다 생산·고용의 하방 위험이 더 크다"면서 정책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 BOJ, '물가 경고'하면서 금리 더 올린다
BOJ의 금리인상은 중동 정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임금·물가의 선순환 정착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BOJ는 성명서에서 "경제와 물가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추가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이 나타나고 성장세 둔화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완만한 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에 대해서는 매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BOJ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져 2026회계연도 하반기부터 2027회계연도 중 물가안정 목표와 부합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 CPI 상승률이 목표를 웃돌 위험이 존재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향후 2%를 상당폭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가 상승이 광범위한 상품 가격 상승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J는 "임금과 물가가 함께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물가 목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달성을 위해 적절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BOJ는 "정책 조정의 시기와 속도는 경제·물가 전망과 관련 위험을 점검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정세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경제 및 물가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수요와 환율 변동 역시 향후 경제와 물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국채 매입 축소(QT) 계획은 대체로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BOJ는 2027년 1분기까지 분기당 1조엔씩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는 계획을 이어가고 2027년 4월 이후에는 월간 매입 규모를 약 2조엔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채 매입 축소안은 7대 1 찬성으로 가결됐다. 다무라 나오키(田村直樹) 심의위원이 2027년 이후 분기당 2천억엔씩 추가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BOJ는 "정책금리 인상 이후에도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라며 "금융여건은 완화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향후 BOJ가 어떤 속도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선 감염증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엔 일본은행 공채 출신인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가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 결정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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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정책금리 인상, 그러나 이날 시장금리는 상승 압력

자료: 2000년 이후 한국, 미국, 일본의 10년 국채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31년만에 열린 일본 정책금리 1%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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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가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이날 시장 금리는 오르고 있다.
이미 시장참여자들이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었던 가운데 JGB 10년물 금리는 12일과 15일 이틀간 각각 4.79bp, 5.94bp 하락한 바 있다.
이후 이날 막상 금리를 올리자 장중 8bp 가까이 뛰면서 2.6%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일본 30년 국채금리는 12일과 15일엔 각각 7.69bp, 4.90bp 하락한 뒤 이날은 8bp 가까이 뛰어 3.8%를 넘어섰다.
BOJ는 지난 4월 직전 회의에서는 원유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과 경기 하강 양측 모두에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금리 인상을 보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물가 상승이 가속화될 위험이 더 높아졌다고 보고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BOJ가 "원유 가격 상승을 기점으로 기업 간 거래에서의 가격 전가가 다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향후 소비자 단계에서 광범위한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등 매파적인 발언으로 물가 우려를 표명하자 채권시장도 긴장했다.
■ 최근 시장기능 회복한 일본 국채시장...그리고 시장금리의 오름세
일본은행은 지난 1999년 버블 경제 붕괴 이후 불황이 깊어지자 단기 기준금리를 0%로 낮추는 '제로금리 정책'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2013년부터는 더욱 강력한 금융 완화를 시작했다.
제로금리를 10년 넘게 유지해도 물가와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2013년 금리(가격) 대신 '돈의 양(장기국채 매입)'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정책으로 경제를 자극했다.
이후 이것도 모자라자 2016년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기준금리를 -0.1%로 낮추면서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기면 벌금을 내게 해 강제로 시중에 돈을 쓰도록 했다.
2013년 이후의 장기국채 매입, 마이너스 정책금리 실험 등은 경제를 자극해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기 위한 시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노믹스'를 받들어 구로다 가즈오 BOJ 총재가 적극적인 양적·질적 금융완화(QQE)로 시장에 엄청나게 돈을 풀었던 시기였다.
이 덕분에 채권 투자자의 매매를 통해 금리가 결정하는 시장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비판들도 많았다.
아무튼 13년에서 걸쳐 푼 돈의 부작용(인플레이션과 엔화 가치 폭락)이 심해지자 최근엔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BOJ도 이제 돈은 그만 풀고 정상적인 경제 체제로 돌아가겠다면서 출구 전략을 실행하는 중이다.
2024년 8월부터 채권 매입 감액을 추진한 결과 투자자의 수급에 기반한 시장금리 형성이 촉진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2025년 이후에는 장기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장기간 0%대,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던 일본 국채10년물 수익률은 2024년 5월 1%를 넘어섰으며, 2025년 12월 2%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선 5월 중 2.8%를 넘어서기도 했다.
■ BOJ, 금리 더 올린다...고유가의 물가 전이 우려 커
일본 조일신문(아사히신분)은 "일본 정책금리가 1995년 9월 이후 약 31년 만의 고수준이 됐다. 이번 결정은 중동 정세의 영향으로 2%의 '물가 안정 목표'를 넘어설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라며 "BOJ는 2024년 3월(금리 -0.1%→0.1%) 대규모 금융 완화책을 전환한 뒤 금리인상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BOJ는 2024년 3월 정책금리는 0.1%로 20bp 인상한 뒤 그해 7월 15bp를 더 올렸다.
이후 2025년 1월과 12월 기준금리는 25bp씩 인상해 0.75%까지 맞췄다. 그런 뒤 올해 드디어 1%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BOJ는 앞으로 상황을 보면서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이란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물가 압력을 낮추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견해들도 나오는 중이다.
일본의 산업경제신문(산케이신분)은 "미국과 이란의 전투가 종결해도 원유가 기대한 만큼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BOJ가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풀이했다.
이 신문은 "일은이 10일 발표한 5월 기업물가지수는 석유 관련 제품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면서 "BOJ 내에서는 금리 인상이 뒷북을 치면서 대폭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강하다"고 전했다.
일본 매일신문(마이니치신분)은 "기업들 사이에 원유 가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BOJ가 10일 발표한 5월 기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해 4월의 5.3%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면서 "이는 3년 2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BOJ 내부에서는 기업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소비자 물가의 상방 압력, 즉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