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6-15 (월)

한은 "한계기업 비중 높을수록 정상기업 투자·고용 위축"…소규모 기업 피해 집중

  • 입력 2026-06-15 12: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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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계기업(좀비기업)이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정상기업의 투자와 고용, 생산성, 수익성이 모두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소규모 비외감기업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연구실의 이경태 차장이 15일 발표한 '큰 한계기업, 작은 피해기업(Large Zombies, Small Victims): 행정전수자료를 활용한 혼잡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내 한계기업의 존재는 정상기업의 성장을 제약하는 '혼잡효과(congestion effects)'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최초로 외부감사 대상 기업과 비외감기업을 모두 포괄하는 행정 전수자료를 활용해 한계기업의 분포와 경제적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5년 이상 관측된 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ICR)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기업 수 기준으로는 비외감 한계기업이 더 많았지만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산 규모와 금융부채 비중은 외감 한계기업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전체 기업 자산에서 외감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비외감 한계기업(2.3%)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외감기업들이 한계기업으로 존속하면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동일 산업에 속한 정상기업의 투자 증가율과 고용 증가율은 각각 0.14~0.18%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부정적 영향은 단기에 그치지 않고 2~3년가량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성과 수익성 역시 악화됐다. 한계기업이 시장에 잔존하면서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의 효율적 재배분을 저해하고, 정상기업의 사업 확장 기회를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보고서는 특히 소규모 비외감기업이 이러한 혼잡효과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자금조달 능력과 시장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들이 한계기업과의 경쟁 과정에서 더 큰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의 경제적 효과도 확인됐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결과 한계기업의 25%가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경제 전체 총요소생산성(TFP)은 0.2%, 부가가치는 0.3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이 낮은 기업이 퇴출되고 자원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재배분되면서 경제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다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작용도 존재했다. 거래관계를 통해 부실이 전이되면서 정상기업 가운데 약 0.3%가 추가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차장은 "한계기업의 지속은 정상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고 생산성 개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소규모 비외감기업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적시에 시장 퇴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상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정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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