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2일 미-이란 종전 기대감에 강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 11일 오후, 한국 시간으로 12일 새벽 '이란 공습 취소'와 '전쟁에 관한 훌륭한 합의'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11일 오전만 하더라도 "오늘 밤 이란을 매우 강하게 때릴 것"이라고 했으나 오후 들어 '전격적 종전 합의'을 거론하면서 분위기를 급반전시켰다.
뉴욕 시장에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5%를 뚫고 급락했으며, 나스닥은 2%대 중반대로 급등했다. WTI는 90달러를 밑돌면서 87달러대로 내려왔다.
■ 美10년 금리, 4.5% 뚫고 급락...나스닥 2.54% 급등
미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미-이란 전쟁 종식 기대감에 10년물 금리는 4.5%를 뚫고 속락했다. 종전 기대감이 유가를 짓누르면서 채권, 주식 등 증시를 지지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65bp 급락한 4.468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30bp 떨어진 4.95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8.55bp 급락한 4.0630%, 국채5년물은 8.65bp 떨어진 4.187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 속에 최근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주가 강하게 반등했다. 다음 날로 예정된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기대감도 포착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29.97포인트(1.86%) 상승한 5만848.75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27.31포인트(1.75%) 오른 7394.30, 나스닥은 640.16포인트(2.54%) 높아진 2만5809.6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소재와 산업주가 3.3%씩, 정보기술주는 2.9%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2.1%, 필수소비재주는 0.5%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마이크론이 11%, 인텔은 9% 각각 뛰었다. 엔비디아는 2.2% 상승했다. 반면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오라클은 11%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 종전 기대에 따른 유가 하락 등으로 압박을 받았다. 유럽중앙은행(ECB) 금리인상 소식에 유로화가 강해진 점도 달러인덱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1% 낮아진 99.6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0% 높아진 1.1584달러를 나타냈다. ECB는 3대 정책금리를 25bp 높이는 등 3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파운드/달러는 0.42% 오른 1.342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2% 내린 159.7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5% 하락한 6.765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77%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90불 아래로 하락했다. 미국이 이란 공습을 중단하는 등 종전 기대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58% 하락한 배럴당 87.7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92% 내린 배럴당 90.3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4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트럼프 종전 타결단계 거론...이란은 최종합의까지는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사실상 타결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히며 이날 예정됐던 대이란 공습을 전격 취소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논의가 이란 최고지도부까지 올라가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늘 저녁 예정됐던 이란에 대한 공습과 폭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논의 내용과 최종 쟁점은 개념적인 측면뿐 아니라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 관련 당사자들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명식의 시간과 장소는 곧 발표될 것"이라며 주말 중 유럽에서 공식 서명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는 협상이 최종 타결될 때까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거래가 완전히 확정될 때까지 해상 봉쇄는 전면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수시간 전까지 이란을 향해 강경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경고했던 가운데 나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협상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기자들과 만나서는 "우리는 오늘 그들을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란 외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협상 타결설을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는 이날 "이란·미국 합의와 관련해 제기된 내용들은 모두 추측에 불과하다"며 "현재까지 이란은 협정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가에는 "협정문 대부분은 완성됐지만 미국 측이 계속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이란은 자국이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중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미국의 행동이 외교적 과정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황도 여전히 불확실한 모습이다.
바가에는 "미국의 불법적인 행동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현재도 폐쇄 상태"라며 "안전한 항해를 보장할 수 없는 만큼 모든 선박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해협 정세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통행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군은 상선을 위한 안전 항로를 설정했으며 대이란 봉쇄 조치를 위반하지 않은 선박들은 해당 항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이 협상 진전 여부는 물론 호르무즈 해협의 운영 상황을 놓고도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양국 간 협상이 실제 합의 체결로 이어질 경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도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란 측이 최종 합의 사실을 부인한 만큼 향후 협상 추이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좀더 봐야 한다.
■ ECB, 3년만에 금리인상
유럽중앙은행(ECB)이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에 대응해 약 3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섰다. 미-이란 전쟁 이후 주요 G7 경제권 중앙은행 가운데 첫 금리 인상이다.
ECB는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치금리(Deposit Facility Rate)를 연 2.00%에서 2.25%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요조달금리(Main Refinancing Operations, MRO)와 한계대출금리(Marginal Lending Facility)도 각각 2.40%, 2.65%로 25bp씩 올렸다. 인상된 금리는 오는 17일부터 적용된다.
ECB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23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ECB는 당시 예치금리를 4.00%까지 끌어올린 뒤 지난해 6월부터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 예금금리를 2.00%까지 낮췄으나 최근 물가 불안이 커지면서 다시 긴축 기조로 선회했다.
ECB는 성명에서 "중동전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란 전쟁 이후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대응 성격이 강하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물가 압력이 에너지 부문을 넘어 서비스와 상품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로 ECB의 중기 목표치인 2%를 3개월 연속 웃돌았다.
반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2% 감소해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진 상태다.
ECB는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2.0%에서 2.3%로 높였다.
반면 성장률 전망은 낮췄다. ECB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0.8%로, 내년은 1.3%에서 1.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올여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식료품과 상품, 서비스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해서는 "특정 정책 방향을 사전에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지표와 물가 흐름에 따라 회의마다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이번 조치로 긴축 사이클을 재개한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9월 회의에서 25bp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연내 한 차례 이상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 미국 PPI, 시장 예상치 상회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가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산 단계 물가 압력이 다시 확대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1일(현지시간)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최종수요 기준)가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인 0.7%를 크게 웃돌았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22년 11월(7.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5.1%로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
최종수요 재화 가격은 전월 대비 2.8% 상승하며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노동부는 전체 상승분의 약 80%가 상품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에너지 가격 급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은 한 달 새 10.7%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23.4% 급등해 전체 재화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디젤유와 항공유, 산업용 화학제품, 합성수지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는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4월(0.7%)보다 오름폭이 둔화됐다. 반면 운송·창고 서비스 가격은 2.6% 상승하며 물류비 부담 확대를 반영했다.
도·소매업체의 마진을 반영하는 무역서비스 가격은 1.1% 하락했다.
앞서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동시에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물가 지표가 잇달아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오는 25일 발표될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이동하고 있다. PCE는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물가 지표다.
한편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변동 가능성이 큰 만큼 고용시장 둔화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지난주(5월 31일~6월 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계절조정 기준 22만9천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주보다 4천건 증가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인 22만건을 상회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 2월 첫째 주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노동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선행지표 가운데 하나다. 신규 청구 건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해고가 증가했거나 기업들의 고용 여건이 다소 악화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트럼프 발 호재에 국내 채권·주식도 달아오를 듯
국내 채권과 주식 등 증시는 랠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종전 합의'를 주장하면서 뉴욕 증시의 채권, 주식 가격이 급등한 만큼 국내 시장도 이 호재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내 채권시장은 미-이란의 충돌 분위기 속에 유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약세를 나타냈지만, 국내 시간으로 오늘 새벽 트럼트가 상황을 크게 되돌린 것이다.
달러/원 환율도 레벨을 낮추면서 채권에 힘을 실어줄 듯하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514.90원에 최종 호가됐다.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가 -1.35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528.90원) 대비 12.65원 하락했다.
종전 협상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트럼프발 호재에 증권시장 가격 변수들을 한껏 상방을 트라이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한 국내 코스피도 랠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전 거래일보다 8.1% 급등했다. 반도체 업종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도 8% 넘게 상승했다.
반도체주는 지난 5일 10%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이번 주 초에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AI 투자 열풍이 정점을 통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날 주요 종목들이 일제히 반등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1% 급등했고 AMD는 8% 이상 올랐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트럼프의 '종전 타결 단계'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