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1일 유가 상승과 미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약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서부텍사스산원유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추가 공격 예고에 90불을 넘었으며, 미국의 5월 CPI는 3년여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다.
유가와 CPI 움직임에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555%로 상승했다.
최근 5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기대감을 키운 가운데 CPI 지표도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준다는 평가들도 많았다.
다만 CPI는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
미국 5 월 CPI는 전월비 0.5%, 전년비 4.2%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근원 CPI는 전월비 0.2%, 전년비 2.9% 상승해 전월비 수치가 시장 예상을 소폭 하회했다.
국내 채권시장은 7월 금통위의 금리 인상 전망 등 악재를 상당부분 반영했지만, 계속해서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하향 안정되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시장은 환율과 외국인 선물매매 움직임, 악재 기반영 정도 등을 감안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美 10년 금리 3.7bp 상승한 4.555%...나스닥 2% 가까이 속락
미국채 금리는 10일 유가, CPI 상승 여파로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발언으로 유가가 오르자 수익률 전반이 상방 압력을 받았다.
또 최근 강하게 나온 고용지표에 이어 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소비자물가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란 평가가 나왔다. 미국 근원 CPI가 예상을 약간 밑돌았지만 금리는 상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70bp 상승한 4.555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50bp 오른 5.030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30bp 상승한 4.1485%, 국채5년물은 2.95bp 오른 4.2740%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경고하자 90불대로 올라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07% 오른 배럴당 90.0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8% 상승한 배럴당 93.10달러에 거래됐다.
뉴욕 주가지수는 속락했다. 미국의 대 이란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에 중동 전쟁 재확전 우려가 커진 가운데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이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53.33포인트(1.87%) 급락한 4만9918.7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19.66포인트(1.62%) 내린 7266.99, 나스닥은 509.32포인트(1.98%) 밀린 2만5169.5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산업주가 3.4%, 소재주는 2.5%, 정보기술주는 2.3% 각각 내렸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1.7%, 에너지주는 1.5%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70억달러 조달 계획을 밝힌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28%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도 3.7% 및 5.1% 각각 하락했다. AMD는 4.8%, 마이크론은 4.7% 각각 내렸다.
소비자물가가 예상치에는 부합하면서 달러인덱스 오름폭은 제한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3% 높아진 100.0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3% 낮아진 1.1539달러, 파운드/달러는 0.07% 내린 1.336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2% 오른 160.5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6% 하락한 6.782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8% 약세를 나타냈다.
■ 美 CPI 4%대로 상승...대체로 예상 부합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여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의 3.8%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2023년 4월(4.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 예상치엔 부합한 것이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5%를 기록해 시장 전망과 같았다.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 과정에서 중요하게 보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월의 2.8%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시장 예상과는 일치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시장 예상치인 0.3%를 밑돌았다.
이번 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
5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3.9%, 전년 동월 대비 23.5%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7.0%, 전년 대비 40.5%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노동부는 5월 CPI 상승분의 60% 이상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식품 가격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외식 물가는 0.3% 상승했다.
근원 물가 세부 항목에서는 운송서비스와 자동차보험, 신차 가격 등이 하락하며 물가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자동차 보험료는 전월 대비 1.7% 하락했고 가정용 가구 및 생활용품 가격도 0.6% 내렸다.
다만 주거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으며 임대료는 0.4%, 자가주택 임대료 환산지수(OER)는 0.3% 각각 올랐다.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물가가 예상 수준에 그쳤고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CPI 발표 직후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폭을 반납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물가 상승률이 다시 4%대로 올라서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최근 고용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에너지발 물가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물가 재상승 위험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충격이 서비스와 식품 가격으로 확산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트럼프, 이란에 추가 군사행동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을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트럼프는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이 시간을 끌고 있다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어제 이란을 강하게 때렸다"며 "오늘 이란을 더욱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혹시 타격 소식을 놓쳤거나 TV를 켜놓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말하는 것"이라며 전날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에 이어 추가 군사행동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추된 사건과 관련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처음에는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인정했다"며 "우리가 헬기 동체에 박힌 불발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이란은 자신들에게 유리했을 합의를 협상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을 끌었다"며 "이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란 군대는 완전히 엉망진창이며 해군과 공군의 상당 부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완전히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공습 가능성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며 "그것들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사적 압박과 별개로 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겠다"며 "우리는 정말 합의에 가까워졌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단지 문서에 서명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협상은 사실상 끝났는데도 계속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내가 본 것 중 가장 최악이자 가장 어리석은 문서"라고 비난하며 자신의 집권 1기 때 탈퇴 결정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으며 가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들도 이미 이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해상 통제 강화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재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매일 밤 수백만 배럴의 석유를 끌어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가 아니라 85~9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핵심 기반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절박함의 방증"이라며 "이란은 국가적 단합과 전문가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어떠한 압박과 위협에도 굳건히 맞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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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과 주가...역대급 변동성 속 폭락한 주가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3시30분 기준 달러/원 환율은 12.1원 급등한 1,524.2원에 거래를 마쳤다.
9일 당국의 개입, 국민연금 선물환 매도 등으로 환율이 22.9원 폭락한 뒤 다음 날엔 급반등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간밤 NDF 환율 변동성은 제한됐다.
미국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521.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가 -1.35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524.20원) 대비 0.95원 하락했다.
미국 CPI가 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소비자물가가 예상치에는 부합하면서 달러인덱스 오름폭은 제한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추락했다.
주식시장에서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사이드카가 발생하는 '기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날 주식시장에선 미국 아파치 헬기 추락에 따른 미국의 이란 타격 등이 리스크 오프 심리를 자극했다. 아울러 CPI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했다.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개발사 크루소가 1.8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소식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크루소는 고객사의 요청에 따른 중단이라고 밝혔으나 AI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되면서 미국 기술주 전반을 약세로 이끌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 위축되며 주가 급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간밤 필리 반도체지수가 3.4% 급락해 국내 주식시장을 추가로 위협할 수 있다.
다만 전날 국내시장이 악재를 적극 반영한 측면도 있어 이 부분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 다음달 금리인상 앞둔 한국...악재 기반영과 계속되는 외부 위협
전날 국내 채권, 주식시장이 눈 여겨 본 지표 중 하나는 일본의 5월 PPI였다.
일본의 5월 PPI는 전년대비 6.3%나 급등했다. 이는 예상치 5.6%를 상회한 것으로 BOJ의 금리인상 전망을 지지했다.
이후 나온 미국의 5월 CPI가 예상에 부합했지만, 이웃 나라 일본의 강화된 인플레 압력은 국내 시장도 긴장시켰다.
다만 국내 채권 투자자들은 7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보면서 최근 금리인상 우려를 가격에 적극 반영했다.
지난 8일엔 국고3년 금리가 3.9%대 중반을 넘어 4%를 위협하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자 기준금리가 2.5%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5회 이상 반영하는 건 지나치다는 진단들도 보였다.
하지만 대외 금리 상승, 미-이란 갈등 재고조 등 채권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미군의 중동 지역 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엑스(X)를 통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 15분)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전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예상 넘지 않은 美 CPI 수치와 트럼프의 이란 때리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